기로에 선 테일러 스위프트

2019.07.05
테일러 스위프트는 새 앨범 ‘Lover’를 준비 중이다. 이미 지난 4월, 첫 싱글 ‘ME!’를 공개한 바 있다. 6월 14일에는 2번째로 ‘You Need to Calm Down’을 선보였다. 두 노래에는 공통점이 있다. ‘핫 100’ 2위로 데뷔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1위는 릴 나스 X의 ‘Old Town Road’다. ‘Old Town Road’는 매주 1억회를 넘나드는 스트리밍 성적을 내기 시작한 이후 차트 점수에서 2위와 2배 이상 격차를 내는 압도적인 1위 곡이다. 그 와중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두 노래가 2배 격차의 굴욕을 피했다. 1.8배 정도된다. ‘ME!’는 2위로 등장한 이후 꾸준히 순위가 하락하며 현재 30위 정도이고, ‘You Need to Calm Down’는 2주차만에 13위로 내려갔다. 보통 아티스트라면 충분히 만족해야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 싱글이라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You Need to Calm Down’는 ‘ME!’ 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컴백 분위기를 끌어 올릴 것이라 기대했다. 최소한 더 나은 2위 곡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약간 복잡하다. ‘You Need to Calm Down’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ME!’의 파스텔 색상과 복고 분위기를 잇고, 여기에 테일러 스위프트 특유의 유명 카메오가 단체로 등장하는 전략이 재현된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You Need to Calm Down’는 6월, LGBT 프라이드 월간의 한가운데 등장한, LGBT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를 표방한다. LGBT 커뮤니티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이들에게, 중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동시에 분노 대신 미디어가 LGBT를 다루는 방식을 감시하는 민간 단체 GLAAD를 지원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뮤직비디오 말미에는 현재 미국 상원에서 통과를 기다리는 ‘평등 법안’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한다. 실제로 노래가 공개된 이후 GLAAD에 많은 기부가 몰렸고, 테일러 스위프트 자신도 상당한 금액을 내놓았다고 알려져 있다. LGBT 저항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게이바, 스톤월에 깜짝 등장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주류 아티스트 중에서도 테일러 스위프트가 LGBT 같은 정치적인 이슈에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은 테일러 스위프트 경력의 새로운 단계일까?

안타깝지만, 실제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시각이 더 많다. 가장 많은 지적은 LGBT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를 자신의 인기를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매년 6월 프라이드 월간을 기념하고 지지하는 것은 은행이나 마트 같은 지극히 대중적인 업체조차 참여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세계 최고의 팝스타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뮤직비디오 카메오로 등장하는 LGBT 관련 인물은 유명 TV쇼 ‘퀴어아이’와 ‘루폴의 드랙 레이스’ 출연진, 엘렌 드제네러스 등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다시 말해 안전한 사람들이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노래의 도입부는 테일러 스위프트 자신에 적대적인 트위터를 겨냥하고, 두 번째 벌스에서 LGBT 혐오를 멈추라고 말한다. LGBT에 대한 부당한 혐오를 슬쩍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과 같은 위치에 놓고, 그것이 동등하게, 당연히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모양새다. 심지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LGBT 반대 시위자를 촌스러운 시골 사람으로 묘사한 것이 진짜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은폐하고, 그것을 계급 문제로 변질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니면 자신에 대한 악플러를 그 정도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거나. 하지만 커밍아웃한 자식을 학대하고, 동성애자를 공공연히 차별하는 사람들이, 사회 통념상 얼마나 번듯한 사람들인가 보라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다.

이 곡에서 마지막 코러스로 넘어가기 전 브릿지를 보자. 인터넷에서는 어느 여자가 더 대단한가 비교하지만, 우리 모두 왕관을 쓴다고 노래한다. 그 순간 뮤직비디오에는 아리아나 그란데, 레이디 가가, 아델, 카디 비, 비욘세, 케이티 페리, 니키 미나즈로 분장한 드랙 퀸들이 등장하고, 왕관은 어느 누군가가 아니라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여기서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2019년의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5년 MTV 뮤직 어워드 ‘올해의 비디오’ 사건과 관련하여 니키 미나즈에게 보여주었던 입장과 태도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 여기에 ‘햄버거’ 케이티 페리와 ‘감튀’ 일러 스위프트의 화해로 마무리되는 대단원까지 넣으니 소화하기 버거울 정도다. 이제 관심은 새 앨범 [Lover] 혹은 그 이전에 나올 다른 싱글로 쏠린다. 다급해진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어떤 카드가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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