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예매 지옥

‘배심원들’, 흥미로운 캐릭터가 가득하다

2019.05.16
‘서스페리아’ 글쎄
다코타 존슨, 틸다 스윈튼, 미아 고스, 클로이 모레츠
임현경
: 미국 오하이오 출신 수지(다코타 존슨)는 어린 시절부터 존경했던 안무가 블랑(틸다 스윈튼)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베를린에 있는 마르코스 무용단에 입단한다. 주역 무용수 패트리샤(클로이 모레츠)는 ‘무용단은 마녀의 소굴’이라는 말을 남긴 채 실종되고, 동료들에겐 불의의 사고가 잇따른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들을 마녀라 낙인찍었던 사회에서 스스로 마녀가 된 여성은 아무도 거역할 수 없는 공포적인 절대자가 된다. 영화는 페미니즘 외에도 나치즘, 테러리즘 등 1977년 유럽을 둘러싼 이념과 역사를 복잡하게 얽은 탓에 배경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한없이 불친절하며, 15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결말 장면의 여운을 깨트리는 자막 오류도 큰 아쉬움을 남긴다. 쿠키영상이 있다.

‘논-픽션’
줄리엣 비노쉬, 기욤 까네, 빈센트 맥케인, 크리스타 테렛, 로라 함자위
김리은
: 명성있는 편집장 알랭(기욤 까네)은 종이책과 전자책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자전적인 이야기로 명성을 얻은 소설가 레오나르(빈센트 맥케인)은 신작이 타인의 사생활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논픽션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퍼스널 쇼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작품으로, 텍스트를 소비하는 방식이 파편화된 시대에 문학과 예술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토론을 심도있게 펼친다. 주제와 소재의 일체감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등장 인물들이 처한 모순과 화면상의 연출을 활용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이중성을 암시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대사량이 많아 집중력을 요구하니 유의할 것.

배심원들’ 보세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윤이나
: 2008년, 직업도 나이도 성격도 각기 다른 8명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첫 국민참여재판이 열린다. 이 재판의 판결을 맡은 판사 김준겸(문소리)은 유죄 증거가 확실한 사건이기에 양형 결정만 내리려고 하지만,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된 배심원 8번 권남우(박형식)를 필두로 배심원들이 질문을 던지면서 재판은 하염없이 길어져만 간다. 재판정과 피고인이 살던 아파트, 단 두 곳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재판의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캐릭터다. 세대와 성별, 계급에 따라 고루 분배한 캐릭터들이 충실히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는 가운데, 법과 원칙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직업인으로서의 피로감을 표정만으로 보여주는 문소리의 존재감이 크다. 사법부를 믿지 못하는 시대, 인간 개개인의 선의와 작은 질문들을 놓치지 않고 고뇌하며 판단하려는 인물, 여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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