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틴2│② 당신의 에이틴은?

2019.05.14

‘도하나병’. V오리지널 웹드라마 ‘에이틴’의 주인공 도하나를 따라하는 10대들의 욕구를 일컫는 신조어다. ‘에이틴’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도하나의 칼단발 헤어스타일과 양말을 짝짝이로 신은 모습, 할 말을 단호하게 하는 태도를 일부 학생들이 콘셉트 삼아 따라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도하나를 연기한 배우 신예은이 ‘도하나병’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도하나뿐만 아니라 ‘에이틴’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솔직하고 분명한 10대들의 개성을 보여준다. 당신의 취향에 맞는 ‘에이틴’은 누구일지, 그들의 캐릭터를 정리했다.


틴에이지 걸크러시, 도하나

"나는 검정 머리가 아니라 도하나야. 성 좀 붙여서 불러줄래? 헷갈리니까."

걸크러시라는 것이 폭발한다! V오리지널 ‘에이틴’의 주인공 도하나(신예은)는 평소 과묵하지만 할 말은 하고 사는 성격이다. “그 하나(도하나) 별로, 기 세 보여. 남의 스타일”이라는 남학생의 험담에 “너도 내 스타일 아니야”라 응징하고, 졸려서 잘못 신고 나온 짝짝이 양말조차 “예쁘지 않냐? 걍 이렇게 신고 다니려고”라며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 버릴 만큼 당당하다. 하지만 도하나의 진정한 매력은 차가운 겉모습과 다른 의외의 섬세함에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으로 “(도하나와) 친구였던 적 없다”라고 말한 김하나(이나은)에게 “가식적”이라며 분노를 쏟아내면서도 “우린 친군데 왜 서로를 의식해야 하는 거야? 나는 너랑 내가 하나여서 좋아”라며 진심을 드러낼 줄 안다. 가까운 친구인 김하나와 여보람(김수현)을 위해 사소한 선물을 사오거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저격 게시물에 속상해 하며 눈물을 흘리는 김하나와 여보람을 어른스럽게 달래는 따뜻함까지 가진 그는 친구들을 이끌 리더로서의 덕목까지 갖췄다. 이러니 우리의 심장이 ‘도하나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아직 성인도 아닌 도하나에게 무릎을 꿇고 ‘언니’라고 외치고 싶어질 수밖에.

‘에이틴’의 50가지 그림자, 김하나

"부러웠다. 조연이 아닌 주연처럼 살아가는 네가"

“넌 진짜 대박이구나. 착하지, 예의 바르지, 예쁘지” 김하나를 짝사랑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남지우(안정훈)의 말처럼 김하나의 모습은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실물로 빚은 것 같다. 그는 할머니 슬하에서 자라 사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음에도 항상 전교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도하나 못지 않게 주변인의 관심을 끄는 외모를 가졌다. 그러나 이처럼 화려한 모습 뒤에는 존재감 없는 ‘김조연’으로서의 어두운 과거가 숨어 있다. 그는 우연히 학원 특강에서 마주친 도하나에게 부러움을 느끼고, 조연이 아닌 ‘하나’뿐인 주연으로 살겠다며 ‘김하나’로 개명했다. 재능이 있는 도하나를 의식해 미술 학원에 다니는 척하거나 도하나가 오히려 자신을 따라한다는 오해를 유도하는 등의 모습은 다소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에이틴 2’의 주인공이 되면서, 김하나는 이제 10대가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 됐다. 미술 대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감정을 숨기던 과거와 달리 “언니가 그 김조연이에요?”라는 말에 “난 김조연이었지만 이젠 김하나야”라 받아치는 강단을 보여주기 시작한 그의 매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김하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미 출구 없는 김하나의 50가지 그림자에 사로잡혔다.

현실에 없는 현실친구, 여보람

(‘엽떡 사줄게’라는 도하나의 말에 울음을 바로 그치며) “……알겠어.”

“김하 도하! 김하나랑 도하나 하이라는 뜻~”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불러오는 프로게이머 지망생 여보람은 두 ‘하나’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다. 그는 사귀던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이별을 통보받은 뒤 페이스북에 “네가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감성 글을 줄줄이 업로드하다가도 편의점에서 일하던 남지우를 보자마자 “존잘”이라며 흥분을 쏟아내고, 앙숙에서 남자친구가 된 차기현(류의현)의 백허그에 “아 깜짝이야 씨”라며 짜증을 내면서도 정면으로 팔을 벌려 “안으라고”라 말해 무거운 공기를 순식간에 뒤바꾼다. 교내에서 끊임없이 남학생들의 관심을 받는 두 하나를 보며 “난 언제까지 이쁜 애들 사이에서 중매쟁이로 살아야 되나!”라고 외치지만 정작 1%의 질투도 하지 않고, 자신을 저격한 페이스북 게시물 작성자를 찾지 않겠다는 김하나의 말에 “넌 그렇게 해! 난 찾을 거니까”라며 본인의 일보다 더 분노하는 순수한 친구. 이런 여보람의 모습은 어디에나 한 명쯤 있을 것 같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운 가장 이상적인 친구의 모습이기도 하다.

미워할 수 없는 아쿠아맨, 하민

"여기저기에다 아닌데? 나 여기에다만 하는데."

“예를 들면…… 내가 너에게 ‘좋아해’라 말할 것을 기억한다 정도?” 이보다 더 느끼한 ‘remember to say’의 예시가 있을까. 비록 도하나의 꿈에 등장한 상상이었지만, 현실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하민(김동희)은 입에 발린 말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이미지의 소유자다. 매번 누구에게나 과한 친절을 보이면서도 김하나에게 “여기에다만 하는데”라 말하고, 남시우가 도하나와 가까워지자 자신에게 호감이 있었던 도하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워서”라 말하는 그는 그야말로 ‘황금어장’ 꿈나무다. 하지만 하민은 해외 의대에서 공부하는 형에게 가려져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한 상처도 가졌다. 그의 매력은 오히려 밝은 모습 뒤에 어둠을 숨긴 동질감을 바탕으로 애증관계를 형성한 김하나와 있을 때 발휘된다. 김조연으로서의 과거가 드러나 위기에 처한 김하나를 구해주며 “그러게 거짓말 작작 하라니까”라고 비꼬기도하지만, 정작 그에게 “괜찮아?”라고 물으며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는 섬세함을 가진 사람 역시 하민이다. ‘에이틴 2’에서 이제 김하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기 시작한 그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기대되는 이유다.

참을 수 없는 묵직함, 남시우

"내가 좋아하는 거 있다 그랬잖아."

주인공이라기엔 너무 고요했다. 남시우(신승호)는 친구들끼리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독백 내레이션에서조차 “……”의 침묵으로 일관해 웃음을 유발하고, 여보람을 위로하기 위해 얼굴을 망가뜨리며 사진을 찍는 도하나를 보며 미소를 짓다 주변으로부터 “시우도 웃네!”라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과묵한 겉모습과 달리, 그는 하민을 짝사랑하던 도하나의 마음을 자신에게 돌려놓을 정도로 고단수의 연애 능력을 자랑한다. 도하나의 앞에서 “너 내가 (도)하나 머리 쓰다듬는 거 싫어?”라는 하민의 말에 “어. 싫어”라며 명확하게 의사를 표현하거나, 약속을 위해 자신과 새끼손가락을 건 도하나를 끌어당겨 안는 과감함은 로맨스물을 한두 번 본 솜씨가 아니다. 다만 그의 유일한 흠은 도하나에게 고백하는 장면에 등장한 의문의 브이넥이다. 그간 묵묵한 행보를 보여주던 남시우는 이 중요한 순간에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파인 브이넥으로 커플 탄생의 기쁨을 뛰어넘는 충격을 선사했는데……. 이 장벽을 넘었다면, 그에 대한 당신의 애정은 참사랑이다.

지울 수 없는 존재감, 류주하
“난 걔가 좋더라. 하나. 김하나”

‘에이틴 2’부터 등장한 전학생 류주하(최보민)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보여준 모습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누구와 있든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는 힘을 가졌다. 단순히 학원 친구인 도하나와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남시우의 질투심을 납득시키고, 자신에게 교과서를 보여주기 위해 몸을 숙이고 가까이에서 필기하는 김하나를 바라보는 장면만으로 공기를 미묘하게 만든다. 특히 키가 닿지 않아 선생님으로부터 부탁받은 성적표를 벽에 붙이기 어려워하는 도하나를 쫓아와 “그러게 같이 가지. 키도 안 닿으면서”라 말하며 관심을 어필하고, “네가 도하나 찾아가니까 안 좋은 소문 나잖아”라며 도하나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하민에게 “난 걔가 좋더라. 하나. 김하나. 우리 반 반장.”이라 솔직하게 대답하는 모습은 그가 결코 만만치 않은 복병임을 암시했다. 남시우의 브이넥이나 하민의 모호한 '어장관리'에 살짝 실망했던 이들이라면, 류주하가 새로운 ‘서브병’을 불러올지도 모르겠다.

철없는 열여덟의 얼굴, 차기현
“아니! (주위를 둘러보며) 네가 말했냐?!”
눈치도 없고, 철도 없고, 센스도 없다. 농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남시우의 속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상금을 위해 그를 출전 명단에 적고, 짝사랑하는 여보람이 게임 대회에서 만난 선배와 가까워지는 것 같자 괜히 “관종이냐”라는 독설을 풀어내는 차기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온다. 기나긴 말다툼 끝에 “너 나 진짜 좋아하냐?”라고 묻는 여보람의 말에 “아니!”라 대답한 뒤, 주변에 “네가 말했냐?”라 묻고 황급히 도망치던 모습을 생각하면 두 사람이 사귀게 된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러나 여보람과 가까워지는 선배를 깎아내리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형 개잘생겨- 개별로야!”라고 말할 만큼 거짓말에 서투르고, 게임 중계석에서 해설을 하면서도 자꾸 여보람의 입장에서 편파 해설을 하는 차기현의 모습은 그저 철없는 열여덟 그 자체이기도 하다. 눈치도 없고, 철도 없고, 센스가 없어도 빛날 수 있는 시기. 열여덟이 그런 나이임을, 차기현은 누구보다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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