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예매 지옥

‘걸캅스’, 여자 형사들의 영화

2019.05.09
‘걸캅스’ 글
라미란, 이성경, 최수영
박희아
: 전직 전설이었던 여성 형사 미영(라미란)과 민원실로 밀려난 형사 지혜(이성경)는 신고접수를 하기 위해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젊은 여성을 목격한다. 이후 두 사람은 그가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아무도 이 사건에 나서지 않는 것을 보고 직접 뛰어들어 범인을 잡기로 한다. 보기 드문 여성 형사 콤비를 내세웠다. 유머러스한 라미란과 열정이 넘치는 이성경의 조합이 러닝타임 내내 작고 큰 웃음을 선사하고, 최수영도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시의적절한 소재에 여성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라는 점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으려는 연출이 오히려 성범죄를 다루는 데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아쉽다.

‘벤 이즈 백’ 글쎄
줄리아 로버츠, 루카스 헤지스, 코트니 B.반스, 캐서린 뉴튼
김리은
: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즐겁게 파티를 준비하던 홀리(줄리아 로버츠) 가족의 평화는 재활원에서 마약 중독 치료를 받던 맏아들 벤(루카스 헤지스)의 귀환으로 깨진다. 가족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홀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만은 아들과 함께 보내기로 결정한다. 절대적일 줄만 알았던 모성애가 도전받고 흔들리는 과정을 그리던 영화는 점차 마약 문제를 지속하고 은폐하는 사회의 숨겨진 알고리즘을 뒤쫓는다. 그러나 장르가 급격히 스릴러로 전환되는 과정은 매끄럽지 않고, 마약 중독자 가족의 내부적인 갈등과 거시적인 사회문제가 뒤섞이면서 메시지 과잉으로 이어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만 매 순간 포효하듯 강렬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줄리아 로버츠와, 무표정만으로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루카스 헤지스의 연기만큼은 아쉬움을 상쇄할 만큼 인상적이다.

‘에이프릴의 딸’ 보세
엠마 수아레스, 안나 발레리아 베세릴, 호안나 라레키
임현경
: 출산을 앞둔 17세 발레리아(안나 발레리아 베세릴)는 부모와 연락을 끊은 채 남자친구 마테오(엔리케 아리손), 언니 클라라(호안나 라레키)와 함께 지낸다. 클라라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에이프릴(엠마 수아레스)은 딸의 출산과 육아를 도우면서 그간 억눌러왔던 자신의 욕망을 발현한다. 에이프릴이 저지르는 일들은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려 트릴만큼 극단적이고 선정적이다. 그러나 한 중년 여성의 집착과 기행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성애의 신화를 쌓고 강요해왔던 사회가 만들어낸 균열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남편과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딸들을 그저 멀리서 방관함으로써 불쾌를 빚어내고, 그 불편함으로 말미암아 여성을 둘러싼 틀에 대해 날카로운 성찰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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