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기 전에 읽어보세요

2019.04.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마지막에 관객들은 악당 타노스가 목적을 이루고 우주의 절반이 사라져 없어진 것을 목격했다. 동시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예고편도 봤다. 어쨌거나 죽은 영웅들이 살아 돌아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은 것은 ‘어떻게’의 문제인데, 개봉을 앞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를 예측해보고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에는 원작 코믹스를 살펴보는 것이 제일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원서의 경우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는 링크를 포함시켰다.


1. 마블 코믹스의 ‘코스믹 유니버스’

1969년 최초의 달착륙이 성공하기까지, 1960년대 우주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은 코믹스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영웅들이 활약하는 무대를 지구, 뉴욕에만 그치지 않고 우주로 확장시킨 것이다. 첨단 과학과 신비한 초능력으로 무장한 ‘판타스틱 포’, 최고의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 전능한 천둥의 신 ‘토르’ 등은 우주와 이차원을 자유로이 탐험하며 각종 외계인과 괴물들을 마주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 세계에 발 묶이지 않고 마법과 신비를 이야기하는 것은 작가들에게 큰 숙제였을 것이다. 반면 우주는 인간에게 거의 마지막 남은 미지의 영역이기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물리법칙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마블 코믹스는 우주를 배경으로 ‘영원’, ‘죽음’, ‘혼돈’, ‘질서’ 등의 추상적인 개념을 캐릭터로 구현하여 행성 간의 전쟁과 다른 우주에서의 침입과 같은 막대한 규모의 이야기를 써왔다. 이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책들을 ‘코스믹 코믹스’ 혹은 ‘코스믹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마블 스튜디오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제작할 때 참고했을 코스믹 코믹스들을 아래에 한국어 발매 유무와 함께 발매 순으로 정리했다. 순서대로 모두 읽어도 좋고 마음에 드는 책 하나만을 선택해 읽는 것도 추천한다. 지금까지의 마블 영화들은 특정한 단 한 권만을 뿌리로 두지 않고 여러 책들의 요소를 혼합하여 스크린 위에 재탄생시켰다는 점을 유의하면 좋겠다.

2. 짐 스탈린의 코스믹 유니버스
한국어 정식 발매: 워록(x), 타노스 퀘스트(x), 인피니티 건틀렛(o), 인피니티 워(x)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원작 코믹스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아담 워록’의 위치다. 아담 워록은 완벽한 인조 인간으로 지구에서 태어나 삶의 목적을 찾아 방황하던 도중, 소울젬을 손에 넣어 지구와 닮은 행성에서 구세주적인 모습으로 활약한다. 그는 짐 스탈린의 손에서 재탄생하여 코스믹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캐릭터로 거듭난다. ‘워록’(1975)에서 아담 워록의 적은 다름 아닌 미래에서 온 타락한 나 자신, 메이거스’이다.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정해진 운명을 막고 스스로를 파멸해야 하는 영웅으로서 아담 워록은 햄릿과도 같은 철학적인 고뇌를 담고 있는 캐릭터다. 책은 아담이 어벤저스와 함께 타노스를 막아선 끝에 소울젬 속으로 빨려 들어간 영혼들이 사는 세계 ‘소울 월드’에서 평화를 맞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막강한 악당 타노스가 부활해 아담의 영혼이 잠든 소울 젬을 비롯한 여섯 개의 인피니티 젬을 손에 넣는 과정은 ‘타노스 퀘스트’(1990)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타노스가 인피니티 젬을 모아 우주의 신이 되고자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죽음을 인격화한 초월적 존재 ‘미스트리스 데스’를 사랑했기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인피니티 건틀렛’(1991)은 타노스가 젬을 모두 모아 미스트리스 데스의 환심을 사고자 우주의 절반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남은 우주의 영웅들은 범우주적 재난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데 이때 영웅들을 지휘하여 타노스를 막아서는 자가 소울 월드에서 빠져나온 아담 워록이다.  ‘인피니티 건틀렛’의 속편 ‘인피니티 워’(1992)에서는 권력의 무상함을 깨닫고 농부가 되었던 타노스가 우주에 찾아온 위험을 감지하고 영웅들과 협력한다. 타노스가 가장 먼저 찾아간 것은 인피니티 젬을 나누어 수호하던 아담 워록 일행. ‘워록’(1975)의 주요 악당이었던 메이거스가 다시금 등장해 아담 워록과 우주의 존망을 두고 결투한다.

3. 댄 애브넷과 앤디 래닝의 코스믹 유니버스
한국어 
정식 발매: 어나일레이션(o), 어나일레이션 컨퀘스트(o),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x), 타노스 임페러티브 (o)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지구를 무대로 하는 책들이 강세를 펼치고 코스믹 유니버스의 책들이 상당히 힘을 잃은 것이 사실인데, 이를 뒤바꿔 놓은 것이 키스 기펜과 댄 애브넷, 앤디 래닝이 함께 쓴 ‘어나일레이션'(2005~2007)이다. 다른 차원의 우주를 지배하는 ‘어나일러스’가 수많은 병력을 이끌고 침공해 전 우주가 전쟁의 불꽃에 휩싸이는 초대형 이벤트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개되었던 굵직한 외계종족들이 거의 전부 투입되어 화려한 전투를 벌인다. 속편으로 위기에 처한 크리 행성을 지키는 ‘어나일레이션 컨퀘스트’(2007~2008)가 있으며, 이 전쟁들을 거쳐 영화 속 라인업인 ‘스타 로드’와 ‘로켓 라쿤’이 이끄는 팀이 탄생해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008~2010)가 연재될 수 있었다. 메이거스라는 위험을 품은 아담 워록은 댄 애브넷과 앤디 래닝의 코스믹 유니버스에서 조커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타노스 임페러티브’(2010)를 촉발시킨다. 죽음이 말소되어 안식이라곤 없이 영원히 삶의 고통이 지속되는 평행우주가 침공해온 것이다. 미스트리스 데스를 섬기는 죽음의 화신 타노스가 다시금 영웅들과 합세하여 우주를 지키는 데에 일조하지만, ‘미친 타이탄’이라는 이명에 걸맞은 타노스는 궁극적으로 영웅들에게는 경계해야만 하는 적이다.

4. 조나단 힉맨의 ‘어벤저스’와 ‘뉴 어벤저스’(2012~2015)
한국어 
정식 발매: 어벤저스(o), 뉴 어벤저스(o), 인피니티(o), 시크릿워즈(o)
2012년 어벤저스를 맡았던 글작가 조나단 힉맨의 모토는 ‘더 크게’였다. ‘어벤저스’와 ‘뉴 어벤저스’ 두 가지 타이틀을 동시에 집필하면서 더욱 커다란 사건을 다각적으로 묘사하고 수많은 캐릭터들을 다루며 섬세하게 조율해 이제까지 없던 최악의 위기를 맞닥트리게 했는데, 그것은 우주와 우주와의 막을 수 없는 충돌과 소멸이었다. 지금까지 소개했던 책들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를 무대로 하는 코스믹 유니버스였다면 조나단 힉맨의 어벤저스는 지구를 주 무대로 하여 우주의 종말을 앞둔 지구의 영웅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비장한 모습들을 다루고 있다. 

‘인피니티’(2013)는 우주가 충돌하는 지점인 지구를 희생시켜 우주를 구해내려는 ‘건설자’들과의 전쟁과 친아들을 죽이려는 타노스 세력과의 전쟁이 동시에 벌어진다. 우주의 종말을 막아내려는 비밀 결사단 ‘일루미나티’를 둘러싼 첨예한 정치적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영웅들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종말은 막을 수 없었다. 대신 ‘시크릿 워즈’(2015)를 통해 마블 유니버스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간다. 수없이 많이 죽은 우주들의 잔해에서 조각들을 긁어 모아 누더기처럼 붙여 만든 ‘배틀 월드’라는 곳을 무대로, 원래 살던 고향 지구를 되살려 놓으려는 영웅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5. 양자영역으로의 탐험, 새로운 어벤저스의 등장

한국어 정식 발매: 앤트맨과 와스프(x), 웨스트 코스트 어벤저스(x)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널리 소개되었던 양자영역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죽은 사람들을 되살리는 데에 큰 단서가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가운데, 원작 코믹스에서는 이 양자영역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최근에 연재된 코믹스 ‘앤트맨과 와스프’(2018) 는 행크 핌의 딸 나디아 반 다인이 양자영역에 갇혀 길을 잃은 앤트맨 스콧 랭을 구하러 가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곳은 일반적인 물리법칙이 통용되지 않는 세계, 시간과 공간의 흐름마저 뒤틀린 세계로 자타공인 천재소녀 나디아조차도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양자영역에서 스콧 랭과 나디아가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들을 미루어 보건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영화 속 오리지널 어벤져스 멤버들의 출연은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파이더맨과 캡틴 마블 등을 포함한 새로운 세대의 영웅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원작 코믹스에서는 어벤저스가 단일팀으로 단 하나만 존재하고 있지 않다. 세계는 넓고 인류를 노리는 위기는 많으니 영웅들이 뉴욕에만 모여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호크아이와 비전 등이 서부 해안을 수호하는 ‘웨스트 코스트 어벤저스’를 꼽을 수 있다. 2018년 최신간이 연재 중에 있으므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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