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쉬의 앨범이 일으킨 센세이션

2019.04.12
지금 빌리 아일리쉬에 대하여 말하기 위하여, 가장 적절한 대변인은 데이브 그롤이다. 맞다, 록밴드 너바나와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이다. 그가 17살의 아티스트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딸은 빌리 아일리쉬에게 완전히 빠졌다. 이는 그 시절의 내가 겪었던 혁명과 같다. 내 딸은 빌리 아일리쉬를 듣고, 그의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이 되고 있다. 빌리 아일리쉬는 그 세대와 완전히 연결되어 있다. 공연장에 가보면 그 관계는 1991년의 너바나와 같다. 모든 관객이 모든 노래를 알고 있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진짜’였다. 락앤롤이라고 해도 좋고, 무슨 악기를 쓰느냐는 상관없다. 빌리 아일리쉬를 보면, 락앤롤이 죽었다고 말할 수 없다.” 공연산업에 관한 최대 규모 컨퍼런스에서 직접 한 말이고, 빌리 아일리쉬의 데뷔 앨범이 나오기 약 한 달 전에 푸 파이터스 트위터에 직접 올린 내용이다.

약간 냉소적으로 말한다면, 그 때쯤 이미 빌리 아일리쉬의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는 폭풍이었다. 당신이 그를 이미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 한계선은 2019년 되자 마자 ‘When I Was Older’가 공개되었던 때 정도다.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로마’에 영감을 받은 앨범에서 패티 스미스, 벡, 엉클 등 이전 세대의 거장들이 즐비했지만, 빌리 아일리쉬의 신곡이 유일한 선공개 트랙이었다. 그 다음부터 데뷔 앨범의 수록곡이 연이어 공개되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뜨거워졌다.

그 뜨거움은 이번 주 빌보드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는 4월 13일자 ‘빌보드 200’ 차트에서 31만장 단위의 판매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스트리밍 기록을 반영하기 시작한 2014년 12월 이후, 데뷔 앨범으로는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같은 시기에, 30만장 단위를 넘긴 여성 아티스트는 테일러 스위프트, 아델, 비욘세, 핑크, 그리고 아리아나 그란데 뿐이다. 빌리 아일리쉬는 2000년대에 태어난 아티스트로 ‘빌보드 200’ 1위에 처음 올랐고, 2015년의 숀 멘데스 이후 가장 어린 1위 아티스트다.

빌리 아일리쉬의 부모는 배우 출신이고, 21살의 오빠 피니어스 오코넬은 함께 홈 스쿨링을 통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찾아냈다. 피니어스 오코넬은 진작부터 음악으로 진로를 삼았고, 자신의 밴드를 만들었다. 빌리 아일리쉬는 춤, 패션을 거쳐 음악으로 왔다. 피니어스 오코넬이 자신의 밴드를 위해 만들었던 ‘Ocean Eyes’를 13살의 빌리가 부르고, 인터넷에 올렸을 때,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피니어스 오코넬은 지금도 빌리 아일리쉬와 노래를 함께 만들고 프로듀스 한다. 라이브 무대에는 두 사람이 함께 오른다. 음악의 대부분은 홈 스튜디오에서 녹음한다.

이른바 DIY 접근은 유행과 거리가 먼 패션과 무심한 무대 매너에서도 드러나고, 이들 남매를 사실상 정의한다. 그러나 이들의 DIY는 과거 그랬던 것처럼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유를 얻기 위한 것이다. ‘Bury a friend’는 인상적인 베이스 리듬에서 출발하여, 빌리가 떠올린 몇 가지 질문이 침대 밑의 괴물이라는 인상을 낳고, 여기에 실제 치과 드릴 소리를 비롯한 온갖 소음을 덧붙여 캐릭터를 완성한 다음, 뮤직 비디오로 모든 것을 시각화한다. 플래툰이나 다크룸 같은 젊은 A&R 회사와 레이블이 이들을 처음으로 발굴했고, 애플뮤직과 인터스코프 같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회사가 모든 자유를 보장하면서 기다려주었다. 이들 모두가 빌리 아일리쉬의 특정한 노래 한 곡이 히트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빌리 아일리쉬라는 아티스트 자체가 중요해지길 원했다.

아티스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는 발매 전 애플뮤직에서 80만명 이상이 사전 등록했다. 대단한 기능은 아니고 앨범이 공개되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역대 최고 기록이다. 애플뮤직은 이를 과거 ‘예약 구매’에 비유했다. 발매 첫 날 앨범을 들은 사람의 80%가 앨범 전체를 1번 이상 들었다. 이는 스트리밍 시대에 놀라운 수치다. 드레이크의 역사적인 히트작 ‘Scorpion’에는 25개의 트랙이 있지만, 스트리밍 기록의 60%는 단 3곡에서 나왔다. 빌리 아일리쉬의 동세대는 자신의 음악을, 그들에게 익숙한 방식 그대로, 유튜브 또는 플레이리스트에서 지나가듯 소비하지 않았다. 데뷔 앨범이 나오자 마자, 가장 먼저, 전체를 들었다. 이제 데이브 그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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