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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옷걸이가 된 남자

2019.03.20
“나는 노래도 곧잘 해요 / 요리도 어느 정도 꽤 잘하죠 / 공부도 잘해요 / 그런데 사람들은 얼굴만 열일한다 하네요.”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차은우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자신이 출연했던 웹드라마의 주제곡 ‘Together’를 부르다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랑으로 일색인 노래에서 뻔뻔스러운 얼굴을 보여주려고 하다가 결국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이 장면을 편집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보기좋다”라는 칭찬과 함께였다.

차은우는 2018년 10월에 한 세탁업체의 광고 모델이 됐다. 데뷔와 동시에 잘생긴 얼굴과 차분한 성격으로 주목을 받고, 높은 지능지수를 지닌 사람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지능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에 올랐다. 그리고 어느새 드라마 ‘내 ID는 강남미인’에서 주연을 맡기에 이르렀다. 잘생겼으며, 똑똑하고, 차분하기까지 한 20대 초반의 남성 연예인. 그를 모델로 발탁한 세탁업체는 한국에서 아주 드문 유형의 남성을 회사의 얼굴로 내세우며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를 어필하며 젊은 세대의 입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회사가 됐다. 차은우가 속해 있는 아스트로는 데뷔 초부터 “청순하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희고, 말끔한 남성들의 이미지를 강조한 그룹이었다. 2016년에 데뷔 무대를 준비하며 찍은 ‘ASTRO PLAY’에서 차은우는 말없이 카메라를 보며 손을 흔들고, 메이크업을 받으며 “안녕”이라고 입으로만 뻐끔거렸다. 얼마 전 해당 세탁업체에서 고객들에게 굿즈로 제공한 일명 ‘차은우 옷걸이’가 TV 속에서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말끔한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캐릭터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잘생긴 얼굴만이 차은우의 얼굴이 달린 옷걸이에 끌리는 이유는 아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그는 백종원이 “진짜 잘생겼다”라며 얼굴을 칭찬하자 부끄러워하며 눈을 피했다. 자신의 외모와 그 외의 장점들에 정말 자신감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태도다. 하지만 덕분에 시끌벅적한 20대 또래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멤버들 사이에서 장난을 치다가도 조용히 웃거나 쑥스러워하는 차은우의 모습은 청순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아스트로를 완성하는 한 축이 된다. 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완벽하다는 칭찬에 뻔뻔스럽게 대처하려다가도 부끄러워서 숨어버리는 청년의 모습은 요즘 TV에서 보기 드물다.

최근 ‘차은우 옷걸이’는 여성들 사이에서 소위 ‘핵인싸템’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옷걸이는 한자리에 걸어두면 주인이 옮기기 전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여성들이 어느새 “조신한 남자”라는 수식어를 칭찬으로 사용하는 요즘, 차은우는 한국 대중문화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한 남성상 중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만큼 집에 두고 싶은 남자가 흔치 않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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