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YG의 주가는 하락중

2019.03.20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의 지난 52주간 장중 최고가는 올해 1월 7일의 50,800원이다. 지난 19일 종가는 36,150원으로, 2개월 사이 시총의 28.8%가 사라졌다. 보이그룹 빅뱅의 멤버였던 승리의 클럽 ‘버닝썬’과 관련된 각종 범죄 사실 및 의혹이 밝혀진 뒤의 일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현재 주가는 52주간 장중 최저가가 아니다. 최저가는 작년 5월 9일의 26,700원이다. 그 후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8개월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YG엔터테인먼트의 2018년 영업이익은 2017년 251억원보다 62.4% 감소한 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보이그룹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가 히트한 뒤의 실적이다. 국내 음원차트에서의 좋은 성적이 매출을 극적으로 끌어 올리거나 하지는 못한 것이다. 게다가 월드 투어로 회사에 끊임없이 막대한 현금을 벌어주던 보이그룹 빅뱅의 멤버 대부분이 입대했고, 사드 배치 문제로 K-POP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 활동은 어려워졌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몇 년 간 신규 사업보다는 금융상품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새로운 시장 및 상품을 찾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올랐다.

상승의 근거는 시장 확대와 미래에 대한 기대였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새 앨범 앨범 ‘SQUARE UP’은 ‘빌보드 200’ 40위, 신곡 ‘뚜두뚜두’는 빌보드차트 ‘핫 100’ 55위를 기록했다. 24시간 유튜브에서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후 11월 13일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데뷔 프로그램 ‘YG보석함’이 공개됐고, 주가는 11월 26일 주당 2,800원 상승해 종가 42,850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2월 13일 45,600원까지 오른다. 당시 삼성증권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블랙핑크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65,000원으로 제시했고, 유진투자증권은 ‘YG보석함’에 대한 기대를 근거로 목표 주가를 49,000원으로 제시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역량을 이러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블랙핑크는 빌보드 차트 진입 이후 10월에 미국의 유니버설 뮤직 산하의 레이블 인터스코프와 계약했다. 이후 미국의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올해 4월 17일부터 시작되는 블랙핑크의 북미 투어 6회, 6만석 이상이 매진됐다고도 발표했다. 유튜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유튜브 구독자 수와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높은 블랙핑크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강조했다. 유튜브로 팀을 널리 알렸고, 차트 성적을 통해 미국에서의 시장성을 입증하고 매출로 이를 증명한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루트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빌보드 200’ 1위와 55위의 차이는 크다. 게다가 블랙핑크의 빌보드 차트 진입은 단 한 주였다. 이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못한다. 또한 지난해 블랙핑크의 음악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로 가장 많이 감상한 국가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다. 미국은 약 1억 4천만 조회수로 6위다. 방탄소년단은 미국이 5억 5천 2백만으로 1위고, 해외시장 중 일본에 주력하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미국 내 조회수도 약 1억 1천 1백만이었다. 미국 음악 산업의 호의적인 반응 및 현지 TV 프로그램 출연은 YG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2NE1은 물론 경쟁 회사의 아티스트들도 경험했던 일이다. 2NE1의 멤버 CL의 ‘LIFTED’는 ‘핫100’에서 9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보석함’을 통해 데뷔가 결정된 신인 보이그룹도 무조건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의 실패로 출연자들의 데뷔 자체가 무산, 현재 소송을 겪고 있다.

여기에 블랙핑크의 북미 투어 매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스포츠월드’는 최근 블랙핑크의 북미 투어티켓을 현재 쉽게 예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에는 매진됐으나 이후 환불표가 다시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라 답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이 회사의 미래를 평가할 근거는 당장의 매진이 아니라 실제 티켓 판매를 통한 매출액이다. ‘스포츠월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 9일 다시 한번 매진을 알렸을 때도 매진 상태는 아니었다. 매진을 근거로 연 추가 공연은 현재까지도 티켓 중 상당수가 팔리지 않았다. 블랙핑크의 북미투어 6만석이 빅뱅이 미국, 일본, 중국에서 올렸던 매출을 회복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블랙핑크는 분명히 많은 나라에서 인기가 있고, 성장세이기도 하다. 여러 국가에 걸친 유튜브에서의 영향력은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현재 인기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는 대신 미국에서의 미래를 홍보하는 프로모션에 집중했다.

물론 주가는 올랐다. 하지만 블랙핑크는 ‘뚜두뚜두’로 인기를 얻은 뒤 미국 프로모션을 하면서 9개월 동안 신곡을 내지 못했다. 멤버 제니의 솔로 곡 ‘Solo’까지 포함해도 10곡이다. 블랙핑크는 2016년 데뷔 후 현재까지 불과 9곡을 발표했다. 당장 북미 투어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다. 2018년 일본 오리콘 차트 성적은 YG엔터테인먼트의 적나라한 현재다. 일본 내 실물 앨범 및 영상물의 판매액을 집계한 이 차트에 따르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 한 해동안 약 540억(6위), 트와이스는 약 380억원(11위)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야 일본에 정식 데뷔한 보이그룹 세븐틴도 약 121억원(36위)이다. 반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는 100위 안에 아이콘이 37억원으로 99위에 오른 것이 전부다. 일본은 빅뱅의 멤버 지 드래곤 입대 전까지 YG엔터테인먼트의 가장 큰 시장이었다. 돈을 벌던 시장은 모두 무너졌는데, 회사가 제시한 미래는 오지 않았다.

승리는 YG엔터테인먼트의 도무지 오지 않는 미래를 장밋빛으로 포장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믹스나인’의 심사위원이었고, 넷플릭스 독점으로 공개된 시트콤 ‘YG전자’의 주인공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가 Mnet ‘프로듀스’ 시리즈처럼 여러 기획사의 연습생을 모아 아이돌 그룹을 만든다는 점에서 미래를 약속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한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것은 YG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에 좋았다. 또한 승리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그만큼 그가 빅뱅으로 얻은 성공이 부각됐다. 그만큼 빅뱅의 멤버 탑의 마약 복용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는 희석됐다. 게다가 승리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승츠비’ 캐릭터를 통해 클럽을 운영하는 자신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쿠키뉴스’에 따르면 승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클럽 ‘러브 시그널’을 소유한 회사의 지분은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양현석, 양민석 형제가 100% 보유했다. 승리는 단지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중 한 명이 아니었다. 그는 YG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홍보하고, 빅뱅의 이미지를 개선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파트너였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와 관련된 어떤 의혹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승리와의 계약 해지만을 언급했을 뿐이다. 승리의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정말 몰랐을 수도 있다. 클럽 사업까지 같이 했는데 어떻게 승리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몰랐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아직 밝혀진 것은 없으니 일단 몰랐다고 믿어보자. 하지만 회사에서 가장 큰 팀의 멤버이자 사업 파트너가 각종 범죄에 연루돼 있음을 모른 것은 그 자체로 큰 리스크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를 통해 명확히 이득을 취했다. 승리를 통해 주가 상승은 즐겼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와의 전속 계약 해지를 알린 뒤, 각종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에서 승리와 관련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지웠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음원을 비롯, 승리가 참여한 콘텐츠 수익 중 일부는 그들에게 돌아간다. 반면 대표가 운영하는 클럽의 탈세 의혹 보도에 대한 입장은 찾아볼 수 없다.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버티려는 태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YG엔터테인먼트의 선택은 다시 현재를 모른 척 하고 미래로 시선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운영하는 산하 레이블 YGX의 아티스트 안다는 회사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활동 중이다. 블랙핑크는 곧 컴백이 예정돼 있다. 블랙핑크가 더 인기를 얻고, ‘버닝썬’과 관련된 의혹이 혹시라도 잠잠해지면 주가는 일시적으로라도 다시 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버닝썬’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장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6일 ‘버닝썬’에 대한 보도를 예고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9일 국회 본의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 “의혹이 있고 국민적인 공분을 살 일이 있으면 대상을 안 가리고 철저한 수사할 것으로 보고받았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클럽부터 SNS의 대화, 그리고 불법 촬영 범죄까지, 여성에 대한 수많은 방식의 성폭력을 이용해 만들어진 카르텔이 밝혀졌다. 이 사건은 침묵만으로 넘어갈 수 없다. 당장 지금도 YG관련 아티스트에 대한 관련 기사에는 회사를 비난하는 글들이 붙는다. 그들은 YG엔터테인먼트가 내세운 회사의 미래다. 미래의 가능성을 내세워 현재의 주가를 끌어올리려던 시도는 오히려 아티스트의 진짜 미래를 갉아 먹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YG엔터테인먼트는 5년 전 LVMH 그룹으로부터 610억원을 투자받아 오는 10월, 이자 포함 약 670억원의 상환을 앞두고 있다. LVMH 그룹은 투자금을 YG엔터테인먼트의 주식과 현금 중 하나로 돌려받을 수 있다. 주가가 44,900원보다 낮으면 LVMH 그룹은 주식 대신 현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YG엔터테인먼트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고, 어떻게든 주가를 상승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좋은 미래는 떳떳한 현재로부터 온다. 현재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YG엔터테인먼트는 미래, 미래의 미래, 미래의 미래의 미래를 포장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 일인가. 이어지는 문제를 언제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넘어갈 수는 없다. 지금 승리의 상황처럼. 정말 결백하다면 제대로 밝히면 될 일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버닝썬’에서 범죄의 대상이 된 한 명의 피해자가 아니라 대형 기획사다. 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일은 없다. 혹시라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YG엔터테인먼트가 있어야할 곳은 주식시장이 아닐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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