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보기

오경아의 ‘테이크 댓 공연’, 백설희의 ‘제프 올로우스키 감독 시리즈’, 박상혁의 ‘창현의 거리 노래방’

2019.01.11
‘테이크 댓 공연’(유튜브)
최근 아이돌 팬들이 많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을 둘러보면 ‘미국이나 영국에도 케이팝 아이돌 같은 팀이 있느냐?’ 는 글을 종종 보게 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 초 미국의 보이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 영향을 받았다거나 하는 사실이 어느새 구전설화가 된 것이다. 그래서 뉴키즈 온 더 블록과 동시대에 영국의 국민적 아이돌이었던 테이크댓은 더더욱 생소한 이름이 아닐까 싶지만, 이들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아이돌 보이그룹의 가장 완벽한 레퍼런스라고 자신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진 연출과 전속 밴드의 출중한 연주력, 다섯명의 멤버 외에는 백댄서조차 없이 무대를 꽉 채우며 파워풀한 춤과 보컬 하모니를 생생한 라이브로 보여주는 이들의 콘서트는 아이돌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음악적인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테이크댓 콘서트의 총연출을 기획한 킴 가빈은 런던 올림픽 폐회식을 연출한 주인공이며 그만큼 이들의 공연은 기획부터 진행까지 영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다섯명의 파워풀한 댄스와 출중한 가창력으로 점점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데뷔 2년여만에 싱글차트 Top 10에 진출했고, 이후 공식해산을 선언한 1996년 초까지 5년간 쉴 새 없이 네 장의 정규음반 발표와 대규모 투어를 지속하며 ‘비틀즈의 뒤를 잇는 보이밴드’라는 언론매체의 찬사까지 얻었다. 그리고 먼저 팀에서 탈퇴한 막내 로비 윌리암스는 월드스타가 됐고, 10년이 지난 2006년 재결성을 선언, 30만명의 관객을 모은 대규모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올해로 테이크댓 결성 30주년을 맞아 기념 음반도 발매했고, 현재는 세 명의 멤버(게리 발로우, 마크 오웬, 하워드 도널드)만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새로운 노래를 꾸준히 발표하며 예전과 다름없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아이돌 보이밴드의 팬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미래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테이크댓은 1990년대 초에 콘서트 영상물을 네 장의 비디오테이프로 발매했는데 현재는 모두 절판되어 완전한 형태로 볼 방법은 없다. 하지만 유투브의 공식채널에서 첫번째 영국투어부터 로비 윌리암스가 탈퇴한 뒤 네 명의 멤버만이 진행한 마지막 네번째 투어까지 클립 영상을 볼 수 있다. 곡 별로 나뉘어서 올라와 있으니, ‘take that and the party tour’‘Live in Berlin’’Hometown - Live In Manchester’‘Nobody else tour’등 재생목록을 이용하도록 하자. 
글. 오경아(만화가)

제프 올로우스키 감독 시리즈 : ‘빙하를 따라서’, ‘산호초를 따라서’ (넷플릭스)

작년 12월 6일, 팬톤은 2019년 올해의 색을 발표했다. 리빙 코랄(Living Coral), ‘살아 있는 산호’라는 뜻이다. 매해 12월마다 발표되는 올해의 색은 그해의 세계 경제 상황과 색에 얽힌 사회적 의미까지 고려하여 선정된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의 산호들이 멸종 위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색이 아닐 수 없다.

멸종 위기에 빠진 산호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제프 올로우스키 감독의 ‘산호초를 따라서’를 참고하자. 2018년 피버디상과 새틀라이트상, 그리고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을 수상한 이 다큐멘터리는 산호초에 대해서 우리가 몰랐던 사실은 물론이고 왜 산호초가 멸종 위기에 빠져 있는지, 그리고 산호초의 죽음이 무얼 뜻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룬다.(12월 10일자 한국일보의 ‘가만한 당신’을 읽은 사람이라면 루스 게이츠 박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산호초를 따라서’를 흥미롭게 보았다면 제프 올로우스키 감독의 전작 ‘빙하를 따라서’도 추천한다. 애초에 제프 올로우스키가 ‘산호초를 따라서’의 감독이 된 이유는 산호초를 연구하는 수중촬영가 리처드 비버스가 ‘빙하를 따라서’를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이다. 두 영화는 비슷한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하지만 또 완전히 다르다. ‘빙하를 따라서’가 제임스 발로그라는 사진작가에 초점을 두었다면, ‘산호초를 따라서’는 산호초를 연구하는 집단에 주목했다. 때문에 ‘빙하를 따라서’에선 철저한 관찰자로 남았던 제프는 ‘산호초를 따라서’에선 하루에 25번씩 산소통을 메고 바닷속에 뛰어들어 직접 사진을 찍는 등,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행동한다. 

제프는 저속 촬영을 통해 빙하와 산호초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이지만 그 형식 때문에 오히려 영상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그리고 이 생동감은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다. 그리고 그의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자연들, 인간의 오만과 자만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자연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아름답게 담겨 있다.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기에 오히려 그만큼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제프가 찍은 다큐멘터리들은 어떤 사회적 문제에 관하여 ‘믿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증거’를 제시하여, 결국 많은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게끔 돕는 역할을 하니까. 
글. 백설희(칼럼니스트)

창현의 거리노래방 (유튜브)
창현이라는 유튜버, 혹은 BJ가 있다. 구독자도 많고 조회수도 높으니 꽤 돈을 많이 번 사람인 것 같다. 그가 하는 일은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신청해서 온 사람도 있고 즉석에서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도전자의 노래실력이 괜찮으면 실시간으로 청취자들이 1번을 누른다. 그러면 노래를 더 듣는다. 0이 많이 나오면 탈락이다. 완벽한 실시간 투표다. 듣고 싶은 노래를 시청자들이 추천해서 즉석에서 선곡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실력자가 등장해서 노래 몇 곡을 부르면 창현은 바로 현금을 준다. 부르는 곡수가 늘어날수록 현금도 늘어난다. 객석의 환호와 채팅장의 감탄이 이어진다. 

사실 요즘 TV 오디션 예능은 시들하다. 수백 명의 도전자들이 수개월동안 힘들게 도전해서 1등이 된다한들 프로그램이 끝나면 사라지는 모습을 시청자는 이미 많이 봤다. 그래서 지금 남은 것은 아직 성공이 보장되는 프로듀스101 시리즈 정도이다.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에는 숨은 실력자들이 넘쳐 난다. TV보다 훨씬 가볍고 리얼한 음악예능은 이렇게 핸드폰 속에 있는 셈이다. 바로바로 지급되는 현금을 받기 위해 노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도전자들도 자신의 조회수가 오르면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음반 기획사들은 이 유튜브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음악예능을 기획하고 있는 방송사가 있다면 일단 창현의 거리노래방부터 봐라. 시청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고 바로 창현을 섭외하고 싶기도 할 것이다. 굳이 유튜브까지 봐야 하냐고? 진짜 원석들은 거기에 다 있다. 레전드편은 따로 정리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니 참고하시길. 
글. 박상혁(PD, Olive ‘모두의 주방’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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