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남자 연예인들│② 이러지 마세요, 제발!

2018.10.02
2018년에는 2018년의 사람들에 어울리는 삶의 태도와 타인을 위한 매너가 필요하다. 1990년대에 큰 인기를 누렸던 남성 연예인들이, 2018년에도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언행에 대해 정리했다.


# 팬들에게 “야”라며 반말하지 마세요

보이그룹 젝스키스의 멤버 강성훈은 개인 팬클럽 운영 문제와 관련해 팬들과 다툼을 벌였다. 그의 팬클럽 ‘후니월드’에 계속 글이 올라오자, 강성훈은 팬클럽 회원들에게 “지금 운영진이고 모고(뭐고) 나 지금 모르겠고 내가 지금 오늘 가만히 두고 보라 했다”며 명령조로 글을 남겼다. 그는 글에서 “내가 보는 이곳에 이렇게 막말대잔치라? (중략)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여기가 우습냐고!”, “부족한 부분은 내가 지시 하에 개선될 테니 없는 얘기 지어내들 내지 말고 추측 따위도 하지 마라. 걍 앞으로 날 믿고 따라올 사람만 와!”와 같이 팬들의 의사를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처럼 취급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연예인을 좋아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다. 만일 개인이 누군가의 팬이 되기로 결정한들 “날 믿고 따라올 사람만 와”라며 연예인이 그들에게 명령할 자격은 없다. 또한 아무리 오랫동안 팬클럽 회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봐온 사이라고 해도, 그들의 의지로 만든 팬클럽이니만큼 규칙을 만들고 따르는 것도 팬들의 몫이다.

# 아저씨라는 말에 화내지 마세요

JTBC ‘아는 형님’에서 강호동은 레드벨벳 예리의 부모님과 자신이 동년배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다. 그들의 나이 차를 생각하면, ‘아는 형님’의 고정 출연진들 중에 데뷔 1~5년 차 걸그룹 멤버들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김희철과 민경훈 정도다. 하지만 멤버들은 “아저씨”라는 말에 때때로 호들갑을 떨면서, 걸그룹 멤버들이 나오면 수시로 “이 중에 누가 제일 좋냐”는 질문을 던진다. 현실에서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이 있다고 해도, 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가 자식뻘인 여성 연예인에게 호감을 강요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답하는 여자 연예인 입장도 생각해줘야 하지 않나.

# 신곡이 필요해요

보이그룹 젝스키스는 이번 콘서트의 홍보 문구에 “젝스키스와 옐로우키스가 다시 하나 되어 노란빛으로 물들었던 그때 그 약속을 이어갑니다. 뜨거운 감동을 함께하세요.”라며 추억을 강조했다. 그러나 젝스키스는 MBC ‘무한도전’에 나온 이후 작지 않은 규모의 콘서트를 열었고, 20주년 투어까지 돌았다. 게다가 젝스키스의 20주년 기념 앨범에 실린 세 개의 신곡, 정규 5집 앨범 한 장을 제외하면 그들이 낸 앨범의 곡들은 모두 리메이크나 리마스터링 버전이다. 또 다른 1990년대 보이그룹 NRG도 2017년 10월에 발표한 앨범 ‘20세기’를 히트곡 리메이크로 절반을 채웠다. 단지 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가수로서 다시 지속적인 활동을 한다면 새로운 노래는 필수적인 것 아닐까. 계속 활동을 지속해온 신화의 경우 매년 새 앨범을 발표하며 새로운 분위기의 콘서트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이전의 영광을 재현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일은 한 번이면 족하다.

# 자꾸 옛날이야기 하지 마세요

‘아는 형님’에 신정환이 등장한 날, 출연자들은 룰라가 활동했던 시절로 돌아가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들끼리 노래를 부르고 춤 동작을 흉내 냈다. KBS ‘해피투게더’의 ‘조동아리 클럽’은 유재석을 필두로 과거에 친했던 중년 남성 개그맨들의 사적인 모임을 토크쇼 코너로 만들었다. 이 중년 남성들은 자신들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그 당시의 방송 환경이 지금과 어떻게 달랐는지, 자신이 왜 인기가 많았는지를 끊임없이 추억한다. 심지어 젊은 때 자신이 얼마나 인기가 있고 아름다운 여성 연예인을 만났는지까지 그들의 이야기 소재가 된다. 그들은 예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며 자학 개그를 하기도 하고, 옛날 노래를 부르거나 예전 유행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 사이에서 멀뚱멀뚱 있다가 어느새 깔깔대는 리액션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는 이들은 요즘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젊은 배우들이다. 정말 TV에서까지 지금 중년 남자의 20대 시절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예능 프로그램이 1990년대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도 아닌데 말이다.

# 사생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요

중년 남성 연예인들끼리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가 바로 이혼이다. 결혼이 개인의 선택이라면 이혼도 그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 남성들은 이혼한 출연자가 나오면 상대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식의 농담을 자주 던진다. 예를 들어 ‘아는 형님’에서 서장훈의 이혼 사실을 아는 강호동은 “장훈이도 (전 부인과) 띠동갑이었지?” 같은 질문을 던진다.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김구라와 김국진은 다른 출연진에게 이혼과 관련해 놀림을 받았다. 이혼과 재혼이 왜 웃음거리가 돼야 하는지도 의아할뿐더러, 출연자들끼리 서로 괜찮다고 해도 같은 입장의 시청자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상황일 수 있다. 또한 김구라가 젊은 여성을 좋아하며 출연진들이 그의 연애를 지지한다는 사실 또한 개인의 사생활일 뿐, 시청자들이 굳이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중년 남성들의 결혼과 이혼, 재혼, 연애……. 자신들에게는 삶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TV에서 계속 들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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