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보기

김사월의 ‘오프 더 레코드 효리’, 오지은의 ‘기묘한 이야기’, 김지양의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터리’

2018.09.07
오프 더 레코드, 효리 (mnet VOD)

이효리의 10년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그가 화려한 모습으로 광고 촬영 등의 활동을 하는 모습과 그렇지 않은 일상생활 속의 모습들을 거칠게 찍고 편집하여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집과 스튜디오, 차 안까지 단독의 연예인에게 붙어서 촬영하는 스타일의 영상이 그 당시 국내에는 많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한 느낌이 컸다. 총 12부작으로 3~4화 정도 까지는 콘셉트 인터뷰가 있었으나, 왜인지 매화 진행될수록 점점 콘셉트는 사라지고 이효리의 러프한 일상과 그때의 사람들을 담는 어떤 다큐로 느껴진다. 찍는 촬영자로 하여금 자신을 담게끔 하는 사람. 영상 안에는 그런 이효리 특유의 매력적인 모습이 많이 담겨있다. 때로는 솔직하고 때로는 못되기도 한 그때의 그녀.

짧은 푸티지 들로 이어진 예전의 그녀 모습을 보면 그런 그녀를 동경했던 어린 내가 떠오른다. 당시에는 그녀의 패션과 싱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유행이 컸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이 영상을 보는 나는 그녀의 이런저런 일상 모습을 보며 나의 동경과 예전 패션과 유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효리네 민박’을 몰아서 보고 나면 ‘오프 더 레코드 효리’가 가끔 보고 싶다. 어른이 되어서 보는 ‘오프 더 레코드 효리’는 캠코더에 찍힌 나의 친구들 모습 같다.
글. 김사월 (뮤지션)

기묘한 이야기 (넷플릭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이 이미 넷플릭스의 이 대표적 시리즈를 봤겠지만, 최근에야 본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추천 글을 쓴다. 이 드라마는 좋은 것들은 죄다 가져다가 버무려 시원하게 보여준다. 그것도 1시즌 8회 안으로. 80년대, 괴물, 너드 소년 4총사, 신경증에 걸린 위노나 라이더, 짜증 섞인 얼굴의 은근 듬직한 시골 경찰, 비밀 실험, 초능력 등등! 제일 쿨한 부분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신비하고 기괴한 요소들을 질질 끌지않고 펑! 하고 계속 보여준다는 것이다. (괴물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펑! 초능력은 이런 느낌입니다! 펑! 나쁜 사람들은 이렇습니다! 펑!) 좌우지간간 시원시원하다. 이렇게 다 보여줘도 우리는 재미있게 이끌어나갈 수 있습니다, 하고 자신만만한 느낌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나탈리 포트만을 닮은 여자 주인공, 삭발한 초능력 소녀이다. 소년 소녀의 신비 모험 활극 ‘기묘한 이야기’를 이번 주말 드라마로 추천합니다!
글. 오지은(뮤지션)

미스피셔의 살인 미스터리(넷플릭스)

나의 드라마 취향은 아주 확고한 편이다. 나의 최애 CSI 라스베가스 시리즈 종영 이후 헛헛한 마음을 달랠 최애드라마 없이 CSI 정주행, 역주행을 반복하며 긴 밤 욕구불만에 시달리다 만난 '미스피셔의 살인 미스터리'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이상형의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미스피셔는 스스로 탐정사무소를 열어 범죄해결은 물론이고 1920년대 호주에서 비행기 조종과 카레이싱을 포함한 여성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과 하지 말라는 일들을 해내는 신여성이다. 호랑방탕하고 주체적인 섹스라이프를 즐기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기꺼이 수임료를 받지 않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호인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려주는 의상들은 이 드라마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만하다. 피셔의 1920년대의 개츠비스타일 드레스는 당시의 시대적 느낌을 물씬 살려준다. 또한 그녀의 절친인 여의사 맥의 바지정장과 중절모에 반하지 않기는 쉽지 않다. 피셔의 메이드이자 친구이며 조수인 도로시의 자수칼라 원피스와 카디건은 그녀의 귀여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에피소드마다 스포츠, 예술, 과학, 종교, 사상 등이 녹아있어 마치 방 안에서 세계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시즌별 13개의 에피소드, 3시즌으로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보통 미드가 대부분 40분대에 끝나는데 반해 50분대의 재생시간동안 이런 소소한 볼거리들이 가득하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주말동안 이 경쾌한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나면, 머리를 무겁게 누르던 일들은 조금 가벼워져 있지 않을까. 그리고 미스피셔처럼 보브단발로 머리를 자를까 싶어질지도.
글. 김지양(66100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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