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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아는 배우 다시 보기

2018.08.29
tvN ‘아는 와이프’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것은 차주혁(지성)이지만, 그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쪽은 서우진(한지민)이다. 극중에서 한지민은 서우진의 과거인 고등학생 시절부터 차주혁과 결혼한 원래의 삶에서는 독박육아에 찌든 워킹 맘, 반대의 경우에는 당당한 커리어 우먼까지 연기한다. 주로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서우진의 10대 모습은 30대 후반이라는 실제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인 그의 외모를 적극 활용한 것이고, 싱글 여성으로서의 모습은 그가 미니시리즈 드라마에서 자주 연기했던 발랄한 주인공들과 겹쳐진다. 반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기하게 된 주부로서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서우진은 남편을 발로 걷어차거나 몸부림을 치며 욕을 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까지, 한지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에서 동갑내기 송혜교의 아역으로 데뷔한 한지민은 짧은 조연 시절을 거쳐 몇 년 만에 미니시리즈의 주연이 됐다. “눈 빼고 볼게 없다”던 본인의 겸손처럼, 선하고도 아름다운 눈은 언제나 그의 가장 큰 무기였다.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신여성 나여경 역할을 맡았을 때, 그는 줄곧 수수한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 차림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심지가 곧은 미인’이라는 이미지는 작품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데뷔 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한 그는 데뷔 후에도 틈틈이 오지 봉사를 다니거나 길거리에서 모금활동을 한다. ‘선한 영향력’,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이와 잘 어울리는 배우로서 좋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20대 후반 메니에르 증후군을 앓으며 한동안 작품 활동을 중단해야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1년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통해 복귀했을 때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조선 최고의 거상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한객주로 돌아온 한지민의 나이는 서른이었다. 몇 년간의 공백을 깨고, 여성 배우에게 또 다른 편견이 덧씌워지는 30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지민은 ‘아는 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주변에 결혼하신 분들이나 가정 꾸린 분들이 많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지민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지만 연기를 통해 실제 자기 나이대의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10월 개봉 예정인 영화 ‘미쓰백’에서는 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여성을 연기했다. 선한 눈망울로 대표되던 여성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모습은 한참 더 남아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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