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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연, 평범해서 특별한

2018.08.22
©장도연 인스타그램
“도연이랑 여기 와서 행복해.” tvN ‘짠내투어’에서 베트남 하노이의 야경을 바라보며 신나게 술을 마시고 춤을 추던 박나래가 말했다. “우리가 11년 전에 고생했던 것부터 생각나서 그래.”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자신과 박나래를 두고 “너무 꼴불견이야, 최악이야.”라고 말하면서도 장도연은 두 사람이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천에 살던 시절, 일하다 보면 차 끊길 시간이 되어 장도연은 매일 박나래의 집에서 잠을 자야 했다. 돈은 늘 부족했다. 두 사람이 재미있다고 짜 간 개그는 대부분 선택받지 못했다. 개그를 그만두라는 말도 들었다. 둘이 같이 개그 하지 말라고, 둘이 붙어 봤자 승산이 없다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두 사람은 가장 가까운 동료고, 코미디언으로서 각자의 입지를 굳혔지만 필요하다면 함께 코미디를 짜기도 한다. 장도연은 말했다. “이 사람이 내 절친이다. 나 서수남, (이쪽은) 하청일이다!”

박나래의 짝패로 기억되기 전, 장도연의 시작은 수월하다면 수월한 편이었다. 2007년 K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학창 시절 학교 전체에 소문날 정도로 웃긴 편은 아니었지만, 그 어렵다는 코미디언 시험은 한 번에 합격했다. 전 농구선수 야오밍이나 우지원처럼 키 큰 남자로 분장하고 몸 개그를 하며 박나래와 호흡을 맞췄고, 아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2개월 넘게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일은 꾸준히 들어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장도연을 ‘남자만큼 키 큰 여자’, ‘코미디언치고는 외모가 괜찮은데 망가지는 걸 마다하지 않는 여자’ 정도로 바라봤다. 장도연의 사진 제목이나 인터뷰 기사에는 여전히 몸매 관련 이야기가 들어가고, 몸매 관리법은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관찰 프로그램 MBN ‘현실남녀 2’에서는 장도연의 일상을 보여주며 ‘미녀 개그우먼의 美친 아침’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코미디언이 되기도 전 용돈 벌이 겸 출연했던 토크 배틀 프로그램 Mnet ‘톡킹18금’에서 신동엽으로부터 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데뷔한 후 장도연에게 소질을 발휘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았다. “언짢은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개그는 하지 말자는 게 제 목표예요.”(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다른 이를 끌어내리고 약점을 찔러야 웃긴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예능 판에서, 이런 성격은 토크를 무기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전보다 좀 더 많은 예능에 출연하게 된 지금, 장도연은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고도 순발력만으로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JTBC ‘아는 형님’에서 박나래를 보고 싶다는 강호동의 말에 그럴 줄 알고 가방에 넣어왔다고 받아친 것처럼.

“항상 나만의 보폭, 나만의 온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팔팔 끓는다고 해서 그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중략) 시대를 장악했다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적도 없는데 따지고 보면 저는 그래서 더 식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장도연은 2016년 ‘청춘페스티벌’에서 자신을 ‘슈퍼노멀’로 정의하며 덕분에 누구 옆에 갖다 놓아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고, 특별한 색깔이 없는 것 자체가 자신의 색깔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디든 잘 녹아든다는 건 달리 생각하면 무엇을 맡겨도 성실하게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낸다는 뜻이다. 토크쇼를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쇼, 뮤지컬과 시트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장도연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성실함은 분명 재능이다. 그리고, 장도연처럼 인정받으며 11년을 이어온 성실함이라면 아주 특별한 재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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