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페미니즘│② 10대들이 말하는 페미니즘

2018.07.24
지난 17일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주관한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입문 강좌 ‘다시 만난 세계’가 열렸다. 강좌가 끝난 후 10대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그 토론 중 일부와 ‘아이즈’에서 취재한 10대의 발언들을 모아봤다. 무엇보다도 페미니즘에 대해 듣고 말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16세에서 19세까지 남녀 청소년들의 목소리.

“어렸을 때부터 늘 화가 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불편함을 정의할 수 있는 말이 필요했어요.
최근 그 답이 페미니즘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학교에서 남자애한테 ‘자박꼼’이라는 말을 듣고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면 이상한 애 취급을 받아요.”

“남녀공학을 다니고 있는데 ‘왜 여자와 남자를 다르게 대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여학생들에게는 글씨를 잘 쓴다고 칭찬하는데, 남학생들에게는 글씨를 잘 쓴다고 칭찬하지는 않잖아요.”

“생리를 하면 어른이 됐다고 축하해주면서 생리대 얘기는 소곤소곤 하라고 하잖아요.
그게 열 받아서 학교에서 크게 “생리하는 사람!!!”이라고 외치기도 했어요.”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처음에는 여혐이라는 개념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더라고요.
저도 그렇지만 남자들은 진짜 여자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느끼지 못하더라도 여자들이 여혐이 있다고 하면 그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자 선생님들이 톡톡 치면 “쌤 저 미투할 거예요!” 이러는 남자애들이 있어요.
여자애들한테 장난을 치면 “너 그러다가 미투 당해”라고 말하는 남자애들도 있고요.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말아요.”

“여자친구가 ‘82년생 김지영’을 읽어보라고 해서 페미니즘을 접하게 됐어요.
저의 여자친구와 엄마도 ‘82년생 김지영’과 비슷한 일들을 겪었다는 걸 알게 됐고, 여성의 인생이 획일화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레드벨벳 팬인데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것만으로 공격을 받는 것을 보고
‘진짜 성차별이 있구나’라고 실감하게 됐어요. 유아인이 페미니즘을 거론했을 때는 사진을 찢거나 불태우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여자로 살아오면서 안 좋은 일을 겪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참기만 했어요.
페미니즘을 접하고 그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서 좋아요.”

“제 또래와 사귄 적이 있는데 말끝마다 ‘오빠가~오빠가~’ 하는 게 화가 나더라고요.
우리 사이에는 서열이 없는데.”

“‘맘충’이라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왜 나는 아빠충은 못 들어봤지?’ 그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밖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게 다 엄마들이니까 엄마 밖에 안 보이는 거잖아요.”

“뉴스에 페미니즘이 자주 나오는데 ‘내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무작정 페미니스트를 안 좋게 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내가 모르고 한 행동 중에 여자애들을 낮춰보고 한 행동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반성도 들었고요.”

“여고라고 페미니즘을 항상 수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발표수행평가 주제가 페미니즘이었는데, 설문조사에서도 비꼬는 답변이 많았어요. 조원들이 페미니즘을 언급할 때마다 ‘페미충’이라고 비하발언을 하는 애들도 있었고요. 여학생 밖에 없는 여고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토론을 했던 적이 있어요.
남학교인데 반 37명중에 1명 빼고 모두 다 페미니즘을 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어요. 그때는 진지하게 얘기했는데, 일상으로 돌아오면 성차별적인 농담을 하게 되는 거예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전 여고에서 남성혐오가 심하다고 들었어요.
학교에서 동성애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떤 사람을 그 존재만으로 미워하면 그것은 증오’라고 배웠어요. 그런데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를 미워한다면 비슷한 문제 아닐까요?”

“저는 페미와 메갈과 워마드의 차이점이 궁금해요.
제가 진짜 알고 싶은 건 그런 건데 아무도 알려주지 않더라고요.”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님마저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니 내가 페미니즘을 잘못 이해하고 있나 싶어서 혼란스러웠어요.”

“남녀차별 뿐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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