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최화정의 맛있는 인생

2018.07.04
ⓒ밥블레스유 인스타그램
“때가 왔어!” 최화정은 올리브 ‘밥블레스유’의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미 송은이와 김숙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최화정은 잘 먹고 또 많이 먹기로 유명하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명언을 남긴 것은 물론, 뷔페에 고무줄 치마를 입고 가야 한다거나 핫도그는 한 번에 세 개를 사서 돌려 먹어야 한다는 팁을 전수했다. 연출된 장면이기는 하지만,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는 이벤트로 최화정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음악이 나오는 틈을 타 짜장면을 흡입하는 영상을 공개한 적도 있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예능의 대세가 된 수많은 ‘쿡방’과 ‘먹방’에 가려져 중점적으로 조명받지 못했을 뿐, 최화정은 꽤 오래전부터 요리와 미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90년대에는 토크와 요리쇼를 결합한 MBC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를 진행하고 요리책을 펴냈는가 하면, 음식 관련 버라이어티쇼 ‘올리브쇼’의 MC를 맡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라는 문장만 봐도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될 정도의 독특한 목소리와 말투, 코를 찡긋거리는 표정, 큰 제스처로 최화정은 늘 음식 이야기에 적절한 양념을 친다.

“결국 ‘요리, 음식, 맛있음’ 이런 것들은 삶의 질이랑 연관되는 것 같아. (중략)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하잖아.”(‘페이퍼’ 인터뷰)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밥블레스유’는 최화정이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그는 방송 내내 온갖 신기한 도구를 동원해 요리하고, 새로운 메뉴를 떠올리고, 음식을 먹고, 음식의 맛에 감탄하며 신나게 춤을 춘다. 팬케이크 위에 메이플 시럽을 잔뜩 뿌리다 접시에 고인 시럽을 후루룩 마셔버리는 연기를 하거나, 맛있는 빵을 입에 넣자마자 “야, 이거 먹지 마. 상했어”라고 농담을 하는 등 대식가이자 미식가로서 음식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음식과 더불어 우정을 쌓아온 최화정의 삶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신이 모두를 돌볼 수 없어서 엄마를 주셨다며. 우리에겐 화정 언니를 주셨어”라는 송은이의 말처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음식이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동료들에게 간장국수 같은 메뉴를 만들어줬던 최화정이야말로 누군가의 고민을 음식으로 해소한다는 콘셉트의 ‘밥블레스유’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결혼하지 않은 중년의 여성들이 모여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그저 맛있게 무언가를 먹는 평범한 광경은 그동안 TV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 먹고, 끊임없이 먹고 이런 제가 참 많이 부끄러웠고 ‘밖에는 알리지 말아야겠구나’ 이런 시대를 산 적도 있었어요”라는 최화정의 말처럼 여성이 음식을 많이 먹는 모습 자체가 비호감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최화정과 관련된 기사에는 나이에 맞지 않게 “피부가 좋고 어려 보인다”거나, “많이 먹는 것치고 몸매가 좋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최화정 스스로 그런 부분을 어필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궁금하고 또 보고 싶은 것은 피부나 몸매 관리 비법이 아니라, 최화정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나가는 과정이다. 평범하게 먹던 음식도 얼마나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세상에는 또 어떤 맛있는 것들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살기 위해 최화정에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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