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스플레인

남은 월드컵을 즐기기 위한 가이드

2018.06.25
축구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고, 월드컵 역시 세계인의 축제다. 국가 대항전 형태로 치러지는 경기이지만, 오로지 국가대표 축구 팀에 대한 애정, 또는 이른바 ‘국뽕’이라는 감정으로만 보기엔 한국인들은 조금 운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축구는 졌고, 질 것 같고, 우리는 다시 한번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축제를 조금 더 즐겁게 즐기기 위한 방법은 있다.


ⓒShutterstock
1. 호날두의 ‘호르투칼’ 퍼포먼스

축구에 있어서 자타공인 가장 큰 시장인 유럽 리그를 호령하는 이른바 ‘A급’ 선수들은 많다. 그러나 모든 나라의 모든 선수가 A급 선수일 수는 없다. 예를 들면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뒤에는 그가 속한 클럽팀 레알 마드리드의 든든한 중원에 비견될 선수가 없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오로지 개인 능력만으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스페인과의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4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 결과 조별리그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현재까지 1승 1무로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태이다. 포르투갈은 이란과의 마지막 조별리그를 앞두고 있고, 높은 확률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다. 아직 남은 경기는 많다는 얘기다.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아닌 ‘호르투갈’이라 불리는 이유, 이번 월드컵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2. 북유럽 신화 ver. 2018
아이슬란드는 인구 33만이 겨우 넘는 작은 나라다. 나라 전체에 축구 인구는 3만 5천 명뿐이고, 축구를 즐기는 인구 역시 많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유로 2016,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으며 '8강 진출'이라는 이변을 써냈다. 그리고 그 이변은 월드컵 본선 최초 진출로 이어졌다. 그들이 써낸 동화 같은 기록 뒤에는 아이슬란드 서포터는 물론, 선수와 감독 모두가 함께한 바이킹 클랩이 있었다. 바다를 건너오는 바이킹의 배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질 때의 전율은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비록 이번 월드컵에서는 고전 중이지만,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가로막았던 저력이라면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북유럽 신화의 두 번째 주인공은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편성된 스웨덴이다. 2006년 월드컵 이후 지난 12년간 본선보다 치열하다는 유럽 예선을 뚫지 못했던 스웨덴은 팀의 간판스타였던 신현... 아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이탈리아를 침몰시키며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물론 한국인에게는 석연찮은 심판의 판정과 함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팀이어서 심정적으로 응원하기 싫어질만 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한 게임이라도 더 하고자 하는 이 팀의 절박함이 낳은 모습들은 왠지 보는 재미가 있다.

3. 그래도 공은 둥글어서
물론 우리나라는 이변 없이 속 쓰린 연패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다양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조별리그 부진의 뒤에는 멕시코 골키퍼 오초아의 징크스가 맞물려있다. 벨기에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 선수는 4년에 한 번, 레알 마드리드 레전드 구티의 ‘그 날’에 맞먹는 기량을 자랑하는데, 그 시즌이 바로 월드컵이다. 멕시코가 우승권은 아니라도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는 오초아의 선방이 그만큼 돋보이기 때문이다. 오초아의 활약에 힘입어 멕시코는 현재 2승 무패로 16강 진출이 확실히 되고 있다. (독일도 뚫지 못한 오초아를 손흥민이 뚫은 게 함정이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국가들의 경기력이 석연치 않다. 앞서 언급한 독일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진땀승을 기록하며 현재 1승 1패를 기록 중이고, 전통의 강자 브라질은 1승 1무, 최고의 전력으로 손꼽혔던 스페인 역시 1승 1무, 심지어 메시가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1무 1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전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별리그를 ‘부수고’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팀들이다. 개막 전까지 ‘축구는 결국엔 독일이 우승하는 스포츠다’ 혹은 ‘어차피 우승은 브라질’ 등의 다양한 ‘드립’들이 난무했지만 역시나 알 수 없다. 그러니 아쉬움은 뒤로 하고, 축제의 나머지 시간을 즐겨보자.




목록

SPECIAL

image 2018 올해의 인물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