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장동건의 슈트

2018.05.09
KBS 드라마 ‘슈츠’는 슈트(법률소송)를 위해 슈트(양복)를 입은 사람들이 욕망의 슈트(카드의 무늬)를 쫓는 이야기다. 그리고 ‘슈츠’의 변호사 최강석은 그야말로 장동건에게 맞춤양복 같다. 2012년 SBS ‘신사의 품격’ 이후 영화 ‘위험한 관계’, ‘우는 남자’, ‘VIP’, ‘7년의 밤’, ‘창궐’에 출연했던 그가 6년 만에 드라마에서 입은 옷은 외모부터 재력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점에서 일견 ‘신사의 품격’ 김도진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김도진이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챙기는 걸 귀찮아하고,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하려 노력하며, 갑자기 생긴 아들을 낯설어하는 41세 철없는 어른이었다면, 최강석은 가짜 신입 변호사 고연우(박형식)에게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조언을 하는 멘토이자 본받을 수 있는 성인 남성이다. 물론 최강석이 고연우에게 기회를 준 것도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계산하에 했던 선택이다. 하지만 마치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해리(콜린 퍼스)가 에그시(태런 에저튼)를 도와주듯, 최강석이 고연우를 선택의 기회로 이끄는 모습은 다음 세대에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SM C&C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하며 “먼저 경험을 해서 아는 것들에 대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의 말과 겹쳐지기도 한다.

“운명을 결정짓는 건 우연이 아니라 선택이다.” 드라마 초반에 나오는 문구는 최강석의 이야기이자 장동건의 현재이기도 하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선택을 하는 최강석처럼, 장동건은 ‘7년의 밤’에서 오영제 같은 소시오패스 역할을 선택했고, 1인 기획사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동한다. ‘슈츠’의 기자간담회에서 “로맨스에 치중해 남녀 관계를 주로 그리는 드라마가 아니란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고 말한 것 역시 그의 의중을 보여준다. 점차 배역 폭을 넓힌 영화와 달리, 드라마의 장동건은 로맨스를 선보이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강했다. 1인 기획사를 선택한 뒤 출연을 결정한 ‘슈츠’는 여러모로 그가 극 중에서 “아무것도 아니지만 무엇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 카드라 말한 조커 카드처럼 보인다. 작품마다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에, 그는 그간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장동건은 ‘슈트’의 상징적 의미를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슈츠’를 통해 아버지도, 로맨스의 대상이 되는 남성도 아닌 한 명의 어른이자 직장 상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캐릭터를 통해 그는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게 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을까. ‘슈츠’에서 그가 뽑게 될 카드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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