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된다면│① NCT 평양은 만들 수 있나요?

2018.05.08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휴전 협정 이후, 종전을 암시하는 평화의 기운이 이토록 따사롭게 남한과 북한을 둘러싼 적이 있었을까. 1국가 2체제, 1국가 1체제 등 교과서에서 배웠던 통일 후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띠는 남북한 관계에 기분 좋은 상상으로 화답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그래서 아이즈도 통일 후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가정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다만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여기저기서 전화 올까 봐” 익명을 요청한 것을 보니, 아직까지 통일이란 다소 겁이 나는 미래인지도 모르겠다.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Q. 당일치기 평양냉면 여행은 가능할까요?

A. 일단 답부터 하자면 ‘YES’다.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약 250km로, 강원도 강릉까지의 거리와 비슷하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평양냉면을 먹겠다는 이유로 남한의 주민이 북한 당국에 북한방문증명서를 요청할 수 있느냐에 있다. 물론 통일이 되어 하나의 통치 체제를 갖게 되거나 유럽연합처럼 국가 간 이동 장벽을 낮추면 서류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북한을 방문하려면 북한방문증명서가 꼭 필요한데, 판문점을 통해서 직접 왕래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제3국을 경유해서 가는 경우라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통일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여권이 아니라 방북증이 필수”라고 답했다. 그리고 통일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으면 통일교육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린이기자단 신청을 하시면 된다. 이건 2030세대가 아니라 초등학생들을 위한 질문”이라고 웃음을 터뜨리며…….

Q. tvN ‘수요미식회’ 평양냉면 특집에 북한 측 패널을 데려올 생각이 있나요?
A. 황교익, 딘딘 등이 평양냉면에 관해 설전을 펼쳤던 ‘수요미식회’와 ‘테이스티 로드’ 등의 미식 프로그램은 통일이 되면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평양냉면 전문가를 직접 출연시키는 것만큼 화제성과 신뢰성을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 말이다. 이 말을 듣고 크게 웃음을 터뜨린 tvN 측은 이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아시다시피 정치적인 문제가 얽힌 사안이다 보니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참고로 북한에서 만든 공식 관광 사이트인 ‘조선관광’이 최근에 사이트를 개편했다. 이곳에 들어가면 우측 상단에 있는 봉사시설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는 옥류관뿐만 아니라 “식당의 료리맛도 좋지만 배를 타고 대동강을 유람하며 평양의 아름다운 대동강반경치를 부감하면서 식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식당배 ‘대동강호’, “큰 규모의 조선민족료리전문식당”인 ‘청류관’ 등에 관한 소개가 나와 있으니 훗날의 그림을 그리는 ‘수요미식회’ 제작진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Q. 북한에 CGV 진출하면 거기도 가격차등제 하실 건가요?
A.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최근 몇 년 새 한국 대중문화 공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CGV가 통일 후에 북한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말에 일단 웃음을 터뜨린 CGV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가정이라고 해도 너무 조심스럽다. 멀티플렉스가 진출할 수는 있겠지만 CGV를 콕 집어서 말씀하신다면…….”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그는 “기관 시설이나 통신, 도로, 항만 같은 SOC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구축돼야 하는 것들이지만, 문화적인 부분에서는 어떨지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혹시 한국과 북한 사이의 화폐 가치를 염두에 두고 남한의 가격차등제를 시행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그건 더 어렵고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참고로 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에서 고시하는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03원 정도이나, 장마당에서 이루어지는 환율 계산은 1달러당 8천 원 선으로 굉장히 큰 차이”가 난다. 장마당에서 1달러면 CGV에서 가장 저렴한 자리(평일, 주황색 좌석 기준)를 예매할 수 있는 정도인 셈.

Q. 북한 사람들과 SNS로 멘션을 주고받을 수 있나요?
A. 북한에서도 상류층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북한 측 소식통은 “중국 쪽을 통해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중에서 일부는 SNS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막상 통일이 되고 나서 모든 북한 주민들이 SNS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 국가의 사상과 그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통신법제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보니, 연방 체제나 국가 연합 등의 다양한 정치 체계와 북한 측의 변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따라 SNS를 통한 남북한 주민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허용되는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Q. 우리도 북한 땅을 살 수 있나요?
A. 아직까지는 “우리도”라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상용 교수가 ‘부동산포커스’에 기고한 ‘북한의 사회주의토지제도의 형성 및 변천과 통일 후의 처리방향’에 따르면, “북한의 헌법과 토지법에서는 토지에 대한 사적 거래를 용인하지 않고, 북한의 토지는 국가만이 이를 지배하며 (중략) 이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경제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1992년 외국인투자법에서 외국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 토지이용권을 설정해줄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하고, 2009년에는 모든 북한 토지에 대하여 북한주민에게도 허가에 의한 토지의 특별이용을 허용하는 법률로서 부동산관리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통일이 되면 자신이 북한 땅을 살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상용 교수를 비롯해 많은 북한 토지 전문가들은 “통일 후 북한의 사회주의적 소유 토지의 처리 문제”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매를 떠나 일단 “북한이 불법적으로 몰수하여 강제적으로 이를 국가소유와 사회협동단체소유로 전화한 토지의 처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Q. 김정은 코스프레 해도 되나요? 혹시 본인에게 고소당할 수도 있나요?
A. 물론, 고소당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변호사 A씨는 “정치인에 대한 코스프레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단골처럼 나오는 소재”라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법제를 공유한다는 전제하에서 통일이 되고 난 후라도 단순하게 옷,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 하는 것이라면 명예훼손의 문제도, 초상권의 문제도, 저작권의 문제도 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명예훼손의 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인데, 단순히 옷,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은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참고)”이기는 하지만 ‘유사한 복장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변호사 A씨는 반드시 익명을 부탁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통일 이후라면 김정은도 같은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에 명예를 훼손할 만한 언행을 하는 일은 삼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Q. NCT 평양을 만드실 생각이 있나요?
A. SM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에 관해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서울, 중국,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면 평양 기반의 NCT도 가능한 것 아닌지……. 참고로, 평양의 경도는 125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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