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닐로의 ‘지나오다’는 마케팅일까 사재기일까

2018.04.18
닐로의 ‘지나오다’는 최근 음악산업의 가장 큰 논쟁거리였다. ‘지나오다’가 지금까지 음원차트의 경향에서 크게 벗어난 모습으로 여러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음원 사재기 논란이 빚어졌으며, 닐로의 소속사인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사재기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지나오다’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음원차트 1위가 가능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퍼졌다. 그리고 ‘지나오다’로 촉발된 이 논란들은 지금 한국 음악산업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문제들에 대해 FAQ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지나오다’와 관련해 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났나.
음원차트 ‘멜론’ 기준으로, ‘지나오다’는 지난 12일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동안 이용자 수, 즉 이 곡을 듣는 ‘멜론’ 회원 수가 3만 명이 늘어났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새벽 시간대에 이용자 수가 몇만 명이나 증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에 대해 “여러 실험들을 통해 사람들이 접속하는 시간 등에 대한 노하우”(‘마이데일리’)의 결과라 밝힌 바 있다. “영상 등 콘텐츠를 주로 심야 시간에 업로드”한 것이 차트 성적에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역주행에 관한 여러 선례들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입장과 다른 양상을 띤다. 역주행의 시초격인 걸그룹 EXID의 ‘위아래’는 멤버 하니의 ‘직캠’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화제가 되면서 역주행이 시작됐다. ‘직캠’ 영상은 2014년 10월 9일에 등록됐고, ‘위아래’의 순위는 같은 해 11월 셋째 주에 음악 종합 차트인 가온 차트 기준으로 144위에서 34위로 급상승했다. 그 전 주에는 186위였다. ‘위아래’의 ‘직캠’처럼 인터넷에서 큰 이슈가 된 영상도 ‘지나오다’처럼 차트 순위를 실시간 수준으로 높이지는 못했다. 이 순위도 EXID가 역주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TV 출연까지 다시 한 결과다. 반면 ‘지나오다’는 밤 시간대에 단 2시간 동안 멜론차트 실시간 순위가 211위에서 47위까지, 가온 주간차트에서는 236위에서 60위로 순식간에 순위가 올라갔다. 또한 가온차트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시한 것처럼 ‘지나오다’는 “별다른 이슈 없이 역대 최단 시간에 1위에 오른 역주행 곡이 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역주행을 유발할 만한 직접적인 사건과 계기를 찾기 어렵”다.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논란은 그만큼 역주행을 기록한 이전 곡들과 전혀 다른 차트 성적이 나오면서 제기됐다고 할 수 있다.

Q.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는 음원차트 순위를 높이는 데 어떤 효과를 발휘한 것일까.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주장대로라면, 그들의 ‘노하우’가 ‘지나오다’의 음원차트 순위 상승 속도를 이전 역주행 곡들과 다르게 급속도로 높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1일, ‘지나오다’는 멜론 기준으로 새벽에는 2위까지 오른 반면 아침에는 25위까지 내려갔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설명대로라면 그들은 1) 데뷔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인의 곡을 2) 몇몇 페이스북 페이지가 관련 영상을 올리자마자 3) 큰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을 제칠 만큼 많은 이용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얻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음에도 4) 아침의 음원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는 반응을 얻지 못하는 현상을 일으킨 셈이 된다. 밤에 영상이 올라오면 몇만 명의 사람들이 곧바로 멜론 음원차트에서 소비할 만큼 화제가 됐는데, 정작 이 곡을 들은 이용자들은 그날 낮 시간에 이 곡에 대해 많이 언급하거나 퍼뜨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차트 반응은 인기 아이돌 그룹과 유사하다. 인기 아이돌 그룹은 열성적인 팬덤을 가졌고, 그들은 밤 시간에도 좋아하는 팀의 신곡을 스트리밍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새벽 시간대에 실시간 차트 성적이 오른다. 닐로도 그런 팬덤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팬덤이 같은 시기에 차트 경쟁을 한 보이그룹 EXO의 유닛 첸백시, 걸그룹 트와이스 이상이어야 한다. ‘지나오다’가 새벽 시간에 오히려 이용자 수가 늘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지나오다’를 듣는 팬덤은 낮보다 밤으로 갈수록 ‘지나오다’를 더 열심히 소비하기까지 한다고 할 수 있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는 이 모든 현상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Q.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논란은 흐지부지될 것이다. ‘지나오다’가 보여주는 차트의 흐름은 일반적인 현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하지만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특정 시간대에만 열성적으로 ‘지나오다’와 같은 스타일의 곡을 소비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층을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반박할 명확한 증거한 없다. ‘지나오다’의 순위가 크게 오른 음원 사이트 관계자들 또한 여러 매체의 취재를 통해 사재기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음원 사이트 관계자들이 사이트의 신뢰성을 흔드는 사재기 문제를 대외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없지만, 사재기가 맞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특이한 현상만을 근거로 사재기를 확정지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측이 정말 특수한 현상으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지난 2015년 JTBC ‘뉴스룸’이 음원 사이트 사재기 논란을 보도한 뒤, 멜론은 각 기획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비정상적인 시도가 순위 차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지 못하도록 비정상적인 이용으로 판단되는 데이터는 필터링 등을 통하여 차트 집계 시 제외”하고, “회원 가입, 이용권 구매 시 이상 패턴 등이 감지되는 ID의 경우 서비스 제한 및 강제 탈퇴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나오다’대한 의혹뿐만 아니라 음원 서비스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언급되는 “필터링”, “비정상적인 시도”, “이상 패턴”의 의미와 기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이를테면 특정 아이돌 그룹이 컴백했을 때, 그들의 열성적인 팬덤이 스트리밍을 반복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 행사다. 반면 특정 회사가 다수의 아이디를 확보, 24시간 내내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을 반복하는 것은 명백한 사재기다. 하지만 특정 음원을 반복적으로 재생한다는 점에서, 두 사례는 결과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팬덤의 스트리밍과 사재기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곡의 가장 의심스러운 시간대 이용자를 전수 조사하여 이들의 음원 소비 패턴 및 음원 서비스 내 활동 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정말로 개별적인 이용자들이 ‘지나오다’를 이만큼 열성적으로 소비한 것이라면,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패턴부터 ‘지나오다’에 대한 별점과 리뷰, 또는 해당 이용자가 다른 음원들을 소비한 흔적 등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전수조사는 음원 사이트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을 공개하는 것일뿐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음원 사이트가 사재기와 정상적인 음원 소비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필터링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일반적인 흐름과 다른 차트 성적을 보이는 음원들에 대해 어떻게 원인을 규명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Q.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SNS 마케팅은 과연 문제가 있는 것인가.
‘지나오다’의 성적이 음원 사재기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면, 남은 논란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SNS 마케팅 방식이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여러 음악 회사에 한 달 몇백만 원 정도에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인기 채널에 해당 음원을 홍보해준다는 제안서를 돌렸다. 이것은 전혀 비밀스러운 일이 아니었고,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만 하는 일도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이름이 알려진 음원 제작사 및 매니지먼트사는 대부분 이런 식의 제안서를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오다’와는 별개의 일이지만, 최근에는 트위터 트렌딩이나 유튜브 조회수를 움직일 수 있다는 업체들이 있다는 소문까지 퍼져 있을 정도다. 

이미 많은 매체의 기사를 통해 거론된 것처럼, 문제는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그들이 홍보 대상으로 삼는 SNS 이용자에게 이 사실을 숨겼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방송사는 2000년대 초반까지 예능 프로그램 PD, 라디오 DJ 등의 비리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되곤 했다. 영향력 있는 PD나 DJ가 돈을 받고 특정 가수의 소속사 곡을 틀어주거나 출연을 시켜줬다는 이유다. 방송사의 PPL 범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늘 논란과 토론, 엄격한 기준 제시가 따르는 것 역시 광고임을 알리지 않는 광고의 위험성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이나 ‘노하우’라는 말이 덧붙여졌을 뿐,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행동은 광고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광고다. 게다가 그들은 ‘역주행’을 내세워 소속 가수나 홍보하는 가수를 ‘음악은 좋은데 아직 발굴되지 않은’ 뮤지션으로 홍보했다. 역주행이라는 말 자체가 대중의 자연스러운 선택을 통해 곡을 재발견하는 것인데, 마케팅을 통해 역주행을 인위적으로 일으키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것을 단지 마케팅이자 노하우라고만 할 수 없다. 음원 이용자가 이 곡을 선택한 이유 자체가 근본부터 흔들리기 때문이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여러 음원 제작사에 보낸 제안서에는 그들이 홍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소유 계정 및 페이지 또는 제휴사가 있었다. ‘좋아요’가 80만이 넘는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도 그중 하나다.(‘한겨레’) 이 채널은 지난 3월 22일 “아는 사람들만 아는 노래 중 갑 ㄷㄷㄷ 하... 감성 진짜 미쳤다 ㅠㅠㅠ 요즘 뜨는 중 ㅠㅠ”이라며 ‘지나오다’를 소개하기 시작, 그다음 날 “너들음 올라온 지 2시간 만에 닐로 역주행함......”, 다시 24일 “소속사가 일 못해서 못 뜬 두 아티스트.. 우리가 띄워보자!!!”라며 ‘지나오다’를 연속적으로 홍보했다. 닐로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은 지 한 달 뒤의 일이다. ‘너만 들려주는 음악’은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나자 ‘지나오다’와 트와이스의 ‘What Is Love’를 두고 어느 곡이 좋으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일련의 홍보 활동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SM 엔터테인먼트와 CJ E&M은 왜 인기 페이스북 계정을 사서 같은 일을 벌이지 않을까. 역주행, 진정성, 음악성 같은 단어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으려면 그만큼의 책임도 따른다. 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은 마케팅이 SNS를 통해 대대적으로 이뤄졌는데, 그 결과 특정 곡이 역주행으로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Q.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SNS마케팅이 음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지난해 미국 음악산업은 스웨덴의 ‘Epidemic Sound’로 인해 논란이 있었다. 음악가에게 곡을 구입해 다양한 플랫폼과 행사에 유통하는 이 회사는 스포티파이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운동할 때’나 ‘잠잘 때’ 같은, 특정 분위기의 음악을 연이어 재생하는 곡들을 주로 서비스했는데, 이 곡들은 총 수백만 이상의 재생 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Epidemic Sound’가 가짜 뮤지션을 만들어 등록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Epidemic Sound’는 스포티파이와 투자/지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원 서비스 이용자들은 대부분 정액제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Epidemic Sound’가 가짜 아티스트를 내세워 플레이리스트된 만큼, 다른 뮤지션들에게 스트리밍 수익으로 갈 돈이 줄어든다. 법적으로는 어떤 판결이 날지 몰라도, 스포티파이가 뮤지션의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사례도 비슷하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SNS 마케팅을 통해 무명 가수의 음원도 쉽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그리고 그 회사는 기획사를 차려 수익을 더 높였다. 만약 이 방법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음원 서비스 회사가 이 방법을 직접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얼마든지 음원 서비스와 관계없는 것 같은 계열사를 만들고, 인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들이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홍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곡들은 광고가 아니라 ‘페북픽’을 통한 ‘역주행’으로 홍보된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주장하는 마케팅은 자본과 인맥이 없는 뮤지션들에게 전혀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인기 페이스북을 살 수 있거나, 음원 서비스와 가까운 관계일수록 훨씬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부터 자신들의 마케팅이 시장에 통하는 것을 확인한 뒤 뮤지션들과 직접 계약했다. 이후 장덕철, 닐로가 연이어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다. 마케팅 노하우는 결국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또는 그들과 사업 관계에 있는 회사의 뮤지션을 지원하는 데 집중된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은 ‘지나오다’처럼 화제가 되지 않으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사업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뮤지션들은 몇백만 원이라도 내고 마케팅을 하거나, 아니면 인기 페이스북에 곡이 올라갈 기회조차 차별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확인한 다른 자본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음원차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이 마케팅이라면 공정하지도, 산업 전반에 이롭지도 않은 마케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Q. ‘지나오다’를 비롯한 음원차트에 관한 각종 논란들은 어떻게 해야 줄어들 수 있을까.
음원 차트의 실시간 차트부터 없어져야 한다. 어느 날 새벽 3시에 어떤 곡이 1위를 했는지 기억하거나 기록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그 시점에 컴백한 아이돌의 팬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1위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음원 다운과 스트리밍을 반복하고, 실시간 차트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지나오다’의 음원 사재기 의혹 역시 아이돌 팬덤이 중심이 된 여러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멜론은 한 시간을 5분 단위로 나눠 다음 시간대의 1~3위를 예측하는 서비스까지 만들었다. 아이돌 팬덤의 경쟁심이 더욱 자극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지금 멜론처럼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음원차트의 메인을 차지하는 실시간 차트는 팬덤의 열성을 통해 움직인다. 아니면 ‘지나오다’처럼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페이스북 마케팅이 홍보 효과를 내기 좋은 대상이다. 이용자 수가 적은 새벽 시간에 페이스북을 통해 마케팅을 해서 순위를 최대한 높이고, 그 결과를 근거로 해당 곡을 대중의 선택을 받은 역주행 곡으로 홍보한다.

이것은 디지털 음원차트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현재 각 방송사의 음악 순위 차트나 가온 차트 등은 음원 차트 순위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대중음악 산업인 만큼, 가장 많은 사람이 듣는 음악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음원차트는 특정 음원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었는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반영하지 못한다. 물론 그 자체도 중요하다. 하지만 페이스북 마케팅이든 음원 사재기든 순위에 쉽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시간 차트를 지금 대중의 가장 보편적인 선택이라 신뢰할 수 있는가. 반대로 음반 판매량, SNS상의 언급량, 행사 및 CF 제안, 투어 규모 등 실제 수익이나 화제성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결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특정 기업이 운영하는 음원 서비스의 차트가 영향력이 가장 큰 차트로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반응을 의미하는 차트가 가장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돌 팬덤의 열성을 어떻게든 끌어내려고 하는 상황이야말로 음원차트의 현재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매년 연말에 열리는 멜론 어워드어떤 가수들보다 인기 아이돌 그룹을 더 많이 초대하고, 투표를 통해 팬덤 간의 경쟁을 붙인다. 그들이 하는 서비스의 본질과 정반대에 가까운 방법으로 사람을 모으며 화제성을 유지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음악산업의 수익과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차트가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음원차트는 많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충실하면 되고, 보다 종합적인 음악산업의 현재는 빌보드와 같은 종합적인 차트에서 보여줄 일이다. 그리고 그 대중성이라도 잘 보여주려면, 실시간 차트처럼 차트와 시장의 괴리를 크게 만들 요인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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