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안영미, 제3의 전성기

2018.03.14
언제나처럼 안영미는 태연했다. 지난 3월 3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559회에서 그는 셀럽파이브에 대해 “여기서 벗어나려면 임신밖에 없다”라고 말했고 스튜디오는 술렁거렸다. 김신영의 “가임기라 그렇다”, 송은이의 “여성가족부에서 좋아할 멘트”라는 서포트에 힘입어 방송에는 나갈 수 있었지만, 유재석은 “안영미 씨를 담아내기엔 우리 프로그램이 작다”고 말했고 제작진은 ‘거의 22세기형 예능인’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안영미가 제작진과 다른 출연진을 당황시켰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무한도전’ ‘쓸친소’ 특집에 출연했을 당시 그는 다른 출연자들로부터 “넌 제정신이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고, 특유의 춤사위는 카메라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방송에서조차 누군가의 의도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 오랫동안 예능인 안영미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였던 19금 캐릭터 역시 그런 과정을 통해 발견될 수 있었다. MBC every1 ‘무한걸스 시즌 2’에 합류했을 때 그는 리얼리티 쇼가 처음이었고, 초반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고 말할 만큼 어색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출연 중이던 송은이가 분장실에서 끊임없이 야한 농담을 하며 즐거워하는 안영미를 발견한 후부터, 그는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안영미는 tvN ‘코미디빅리그’와 ‘SNL 코리아’에서 아예 19금 캐릭터를 연기하며 KBS ‘개그콘서트’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지만, 야한 농담을 포함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그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란 어려웠다. 그래서 안영미에게 찾아온 세 번째 전성기는 아이러니하지만 흥미롭다. 지난 1월 21일 방영된 KBS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안영미는 스튜디오 바닥에 누워 힙 업에 효과적인 필라테스 동작을 선보였다. 송은이는 정색을 하며 그를 일으켜 세웠고 김생민은 엉터리 구구단을 외우며 애써 딴청을 부렸다. 여전히 자신답게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얼마든지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

안영미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획자인 송은이에게 ‘2018년 대세’로 지목됐고, 컬링 여자 대표팀 덕분에 ‘영미’라는 이름 자체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갑자기 쏟아진 관심과 기대에도 그는 변함이 없었다. 지난 2월 11일 방영된 JTBC ‘밤도깨비’ 설날 특집에서 그는 “어디냐”라는 송은이의 재촉에 전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나 여기 있고 선배님 거기 있지”라며 능글맞게 대답했다. 대세로 지목됐지만, 대세를 따를 생각은 전혀 없다는 듯이. 이는 그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원더우먼 페스티벌 2017’ ‘걸톡왔숑’의 홍보 영상에서 안영미는 “저는 계획이 없고 바라는 게 없다. 제가 나오는 방송도 안 본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생각하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출연료나 야외 촬영 등은 문제가 안 된다. 제가 자유롭지 않은 환경에 놓일 것 같으면 안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 얼마 전부터 그는 네이버 팟캐스트 ‘귀르가즘’을 시작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냥 이게 나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안영미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좀 더 많은 미디어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진정 ‘22세기형 예능인’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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