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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컬링하기

2018.02.26
ⓒShutterstock
나의 본 직업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의 프로 경정선수이다. 슬럼프를 겪으며 운동을 관둘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중에 지인이었던 경기도청 컬링 선수 염윤정 씨의 소개로 컬링이라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이하고 색다른 운동이라는 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인 컬링 동호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2015년 12월 겨울 서울컬링클럽에서 첫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컬링을 한 이후로 경정에서도 집중력이 좋아졌고, 순간판단력과 결단력도 좋아졌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유연성과 균형을 잡는 감각적인 면에서도 많이 향상되었다. 컬링과 경정을 병행하면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외국 프로 선수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선수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취미로 컬링을 하다가 전국 각지에서 대회가 열리면 투어를 다니면서 대회에 걸린 상금을 쟁취하는 구조이다. 해외에서는 60대 이상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상금 투어를 다니며 노년을 즐겁게 보내고 계신 분들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컬링이라는 종목이 많이 알려지고 동호회가 활성화된다면 머지않아 이런 패턴의 선수 활동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컬링은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게 매력적이다. 현재는 컬링 동호회에서 유일한 여성 팀인 ‘샤론스톤’ 팀에서 활동 중인데, 모든 동호회 활동이 그러하겠지만 사람들과의 친목도 돈독해지면서 소속감과 유대감도 생겼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소소한 대회를 다니며 컬링 경기 관람도 하고 동호회 사람들과 팀을 만들어 직접 대회에도 참여하였다.

컬링의 매력은 시시때때로 바뀌는 얼음 표면 상태에 따른 대처와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컬링은 포지션별로 색다른 매력이 있다. 리드, 세컨, 써드, 스킵 총 4인이 게임을 하는데, 각각 2개의 스톤인 총 8개의 스톤을 팀별로 던질 수 있다. 리드는 첫 돌을 던지므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포지션이고, 세컨, 써드는 상대의 작전을 방어 또는 공격할 수 있으며, 스킵은 작전을 짜고 펼치는 주장으로서의 역할이 크다. 스킵은 마지막 2개의 스톤으로 상대의 스톤을 밀치고 점수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포지션별로 스톤을 투구할 때 2명의 팀원이 스위핑이라는 얼음 표면을 닦는 동작을 하게 되는데, 얼마나 강하게 또는 얼마나 약하게 닦느냐에 따라 투구자의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스톤의 위치와 방향을 바꿀 수가 있다. 여기서 팀원들 간의 협력심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스위핑이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100m 달리기를 왕복하는 것만큼의 운동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다. 스위핑 콜을 외치는 용어로는 ‘헐, 스윕(빨리 닦아), 워워(그만 닦아)’ 등이 있는데, 처음에는 필자도 부끄러워서 작게 소리 냈다. 연습 경기 중에 소리를 지르다 보면 이기고 싶은 간절함에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데,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도 당연지사다. 원하는 위치에 스톤이 자리 잡게 되면 승패를 좌우해가는 짜릿함,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도 생긴다.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전에는 컬링이라는 비인기 종목이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여자 선수팀의 활약 덕분이다. 그들의 예선전 경기를 강릉컬링센터에서 직접 보면서 강렬한 승부욕과 간절함을 느꼈고, 관람객들의 응원을 지켜보며 전율과 함께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다. 나도 팀원을 구성해 컬링 대회에 참가해서 멋진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로 컬링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네이버 카페 ‘서울시 컬링연맹’을 검색해서 가입 후 회원들에게 가입 인사를 한 다음, 운동이 가능한 주말시간에 강습을 신청하면 과거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했던 태릉빙상장에서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이 카페에는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는 블로그와 장비 설명들이 다양하게 나열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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