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시위│② 2017년 광화문에서 만난 시위들

2017.12.12
작년 말 탄핵정국 이후 광화문은 한국 시위의 성지가 됐다. 이곳에서 정권이 바뀌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이후에도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화문에 나왔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위가 열리고 있는 지금, 광화문에 나온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이것은 평일과 주말 하루씩 이틀 동안 취재한 11개 시위의 기록으로, 광화문에서 벌어지는 모든 시위를 취재하는 것은 물론 불가능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대회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의 철야농성

서울시청 옆 민주노총서울본부 농성장

12월 1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시청 옆 골목은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경찰과 차벽 너머에는 현수막을 든 사람들이 둥글게 뭉쳐있었다. 서둘러 출근을 하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던 그 자리에는 며칠 후 작은 천막이 들어섰고, 그 안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 이학기 부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 김민호 정책단장이었다. 이들은 모두 민주노총서울본부 소속의 노조원들로, 현재 이 ‘공동농성장’에서는 다양한 노조 사람들이 돌아가며 철야농성중이라고 했다. 그 중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는 어린이보호차량을 운행하는 노동자들의 연대로, 2016년 12월 박원순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셔틀버스지원센터 설치를 약속받아 10회 이상 회의를 하며 추진해왔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실행되지 않자 이곳에 나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셔틀버스 노동자들은 대부분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 하는데 주차비 때문에 차를 잠깐 세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이 부위원장은 “2015년1월 세림이법(어린이집 통학차량에 3세 어린이가 치어 사망한 사건으로 재정) 이후 노동자들에 대한 규제는 심해졌지만 환경과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광등 하나 더 다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박원순 시장이 머무는 시청 바로 옆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기자회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단식투쟁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발언대 및 천막

12월 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노조원들이 KBS 정상화를 위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바람을 막아줄 벽하나 없는 광장에서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채 끊임없이 발언을 이어나갔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12월 7일, KBS 파업 95일째이기도 했던 이날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의 성재호 본부장과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이 함께 단식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노조원들은 “국민의 수신료 착복한 KBS비리이사들 당장 해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11월 24일 감사원은 KBS 이사들이 업무추진비 1175만 3810만 원을 사적용도로 썼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사들 전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지만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마침 이날은 MBC의 새로운 사장이 임명된 날이기도 했다.

스텔라 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의 서명운동
광화문 416 광장 앞 사거리

광화문 광장을 뒤덮은 노란 리본의 물결 사이로 언제부턴가 주황색 리본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사거리 보행로에서 주황색 리본을 나눠주고 서명을 해달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이들은 스텔라 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다.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몰했고, 한국인 8명 포함 선원 22명이 실종됐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후 4월 9일 미국 P-8 초계기가 구명뗏목을 발견했지만 외교부에서는 기름띠로 추정된다며 일축했다고. 가족들이 나누어주는 주황색 리본은 바로 이 구명뗏목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잠깐 마이크를 내려놓은 박홍순 씨에게 서명운동의 목적을 물었다. 자신을 실종된 박성백 일등항해사의 아버지라고 밝힌 그는 현재 실종자 수색 재개를 청원하는 10만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요즘 날씨가 춥다보니 서명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10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UN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한다. 박 씨는 “스텔라 데이지호는 제 2의 세월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선박 비리와 얽혀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이런 게 적폐 아닌가. 하지만 한국 정부는 우리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 나는 시신이라도 찾으면 다 잊고 살려고 했다. 그런데 찾으려고도안하니까…” 라며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 진실마중대의 서명운동
광화문 416 광장

12월을 맞이한 세월호 광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연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노란 리본을 받아가거나 서명을 하던 진실마중대에서는 현재 아무런 서명을 받고 있지 않다. 대신 ‘11월 24일 사회적 참사 특별법 국회통과, 서명으로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2015년 초반부터 세월호 관련 활동을 해왔다는 서명지기 권영호 씨는 “진실마중대에서 수많은 세월호 관련 서명을 받았다. 첫 번째가 진상규명, 두 번째가 특조위 조직에 관한 것이었고, 최대 5가지 주제로 동시에 서명을 받았던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분노했던 건 해수부와 해경이 세월호 수색에 앞장선 민간인 잠수사를 고소한 일로 서명을 받았을 때다”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받았던 서명은 푯말에 쓰인 대로 사회적 참사 특별법에 관한 것인데, 이 법은 세월호 참사는 물론 가습기참사 피해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라고 한다. 권 씨는 언제 다시 서명을 받을 일이 생길지 몰라 이곳을 떠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권이 바뀌고 많은 분들이 세월호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진상이 완벽히 밝혀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특조위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지켜봤고, 이미 많은 증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특별법이 통과되었지만 어떻게 실행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416 광장에서는 진실마중대를 비롯해 합동분양소, 세월호 관련 전시, 노란리본공작소, 세월호 상황실 등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KT 여사님의 시위
광화문역 2번 출구 민중민주당 노천당사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는 KT 본사가 있다. 언제부턴가 그 앞에는 KT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이 줄지어 놓여 있곤 했다. 피켓의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행적이 묘연했다. 그때 출구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민중민주당의 노천당사인 이곳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KT 시위자인 길정순 씨였다. KT에서 24년 간 근무했던 길 씨는 퇴직 후 대리점을 하다 회사의 무리한 투자 요구로 큰 금전적 손해를 본 채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 후 보상 처리과정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자 몇 년 째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길 씨는 “광화문 KT 아줌마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작년이 맘 때는 150일 동안 광화문 텐트촌에서 살았는데 11월 11일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내 이야기를 했더니 무조건 회사가 잘못했다고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는 여러 단체를 만나 함께 연대하고, 민중민주당에도 들어가게 된 그는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도 내가 억울한 일 당하기 전까지는 이런 거 이해 못했어요. 광화문 지나다니면서 이런 천막 보고, 시위하는 사람들 보면 미쳤다고 욕하고 그랬어. 그런데 당해본 사람은 알아. 그냥 사과라도 받고 싶은 거야”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농성장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의 시위

세종로 주차장 천막촌

‘광화문’이라는 현판이 보일만한 거리. 세종로 주차장 구석에는 크고 작은 천막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에서 올라온 여러 노조들이 합동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오랫동안 이곳에 머문 사람들은 콜트콜텍의 해고노동자들이다. 2007년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2010년까지는 대전 공장, 2011년에는 인천에서 시위를 벌이다 2012년 광화문으로 상경했다. 2011년에는 대법원이 해고에 대해 회사 측 폐소 판결을 내렸지만 노동자들은 복직되지 않았고, 2012년 회사는 노동자들이 다니던 공장까지 없앴다. 콜텍 해고노동자 김경봉 씨는 “오너가 ‘황금알을 낳는 공장’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우량기업이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노동자들을 내쫓은 거다. 2012년 이후에도 해고 무효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는 공장이 없어졌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답게 공연을 하며 시위를 계속했고, 뮤지션들의 연대도 이어졌다. 현재 이들은 화요일마다 광화문에서 공연을 하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홍대 클럽 ‘빵’에서 문화제를 한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일만 햄릿’이라는 연극을 하거나 음반을 내기도 한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며 시위를 하는 김 씨의 손가락 마디는 기타 공장에서 당한 사고로 짧게 잘려 있었다. 차도 바로 옆에 위치한 천막은 쉴 새 없이 바람에 흔들렸고, 바닥에서는 찬 기운이 서서히 올라왔다. 옆에서 한참 말이 없던 콜텍 해고 노동자 임재춘 씨는 “정권이 바뀌었지만 별다른 희망은 없다. 여태껏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있었나. 옛날 노동자들이 경험했던 문제가 몇 십 년 째 계속되고 있는데 전혀 해결할 생각을 안 한다. 이걸 해결하려면 기업을 건드려야 하는데 누가 하겠나. 세상이 바뀔 것 같던 작년 이 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래도 우리는 10년 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많이 알려진 편이다. 우리보다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 청와대에서는 하이디스 해고노동자들이 투쟁중이고 목동에서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가 75미터 굴뚝 농성 중이다. 얼마나 춥고 외롭겠나”라고 덧붙였다.

예수살기 사드반대 피켓시위
미 대사관 건너편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한 광화문 한 복판에 피켓을 들고 선 두 사람을 발견했다. 하얀색 피켓에는 ‘사드반대’에 대한 메세지가 영어로 크게 쓰여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자신을 사회단체 예수살기 소속 활동가 김해성이라고 소개한 여성은 지난3월부터 이 자리에서 사드반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예수살기는 반전, 환경 문제 뿐 아니라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회문제에 대해 활동하는 단체로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위나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 시위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원래는 1인 시위를 했는데 지금은 예수살기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의 활동가와 함께 2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시위 방법 역시 조금씩 바뀌었다. 처음에는 매일 나왔지만 개인 사정으로 주 3회 시위로 바꾸었고 최근에는 목요일마다 2시간씩 시위를 하고 있다. 평일 4시부터 6시까지를 고집하는 이유는 맞은편 미 대사관 직원들이 창문을 통해 그를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한국에서 사드가 철회되는 날까지 시위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남학생이 그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며 말을 걸었고, 피켓이 잘 보이게 자리 잡은 후 이렇게 외쳤다. “전 같은 편이에요. 사드 물러나라!”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회
동아일보 사옥 앞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 1년째 되는 12월 9일, 광화문에서는 보수단체의 시위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열렸다. 동아일보 사옥 앞 트럭형 연단에는 쉴 새 없이 연사들이 오르내렸고, 천막 아래 모인 사람들은 믹스 커피를 타서 나누어 주거나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한 할아버지는 “1년 전부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보수 집회에 참가해 왔다. 대한문, 종각, 마로니에 공원, 법원 앞에서 다 가봤다. 지방에서도 많이들 올라온다. 지금의 좌빨 정부를 물리치려면 우리같이 애국심을 가진 사람들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믹스커피를 나눠주던 한 할머니는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두 시간씩 시위를 한다. 원래 우리 단체가 작년 11월 10일부터 서울역에서 제일 먼저 시위를 시작했다가 인원이 많은 대한문에 합류했는데, 거기 다른 세력이 들어서는 바람에 이쪽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회에서는 매번 다른 주제로 시위를 하는데 주로 문재인 정부 규탄, 자유한국당 행동촉구, 우파교육감 추대 운동 등을 다루며 오늘로 45회째를 넘어섰다고. 그는 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우리 편에 합류해야 한다며 “노인들은 죽어도 된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살아나갈 세상을 바꿔야한다는 책임감에 나오는 거다. 원래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망한다. 그건 역사가 증명한다”고 말했다. 건너편 동아 면세점 앞에서는 또 다른 보수단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연설자는 현 정권을 ‘공산주의정권’,‘적화 야욕 정권’이라고 표현하며 “사상 최악의 촛불난동으로 전복된 체제를 바로잡기 위해 애국 운동을 하는 우파의 선봉에 서겠다”고 소리 높여 외쳤다.

세계인권선언일 맞이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대회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

12월 9일 오후 2시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형형색색의 깃발이 휘날렸다. 세계인권 선언일을 하루 앞두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비롯한 115개의 시민단체들이 의기투합해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대회를 벌인 것. 대표발언자로 나선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조혜인 변호사는 “10년 동안 차별 금지법을 외쳤지만 아직도 제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았고 올해 3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재출범하며 제정촉구대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올해 초만 해도 우리가 행진을 하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화되지 않았는가. 내년 1월말에는 전국 확대 워크숍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공연과 성소수자, 미혼모, 이주자들을 대표하는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대회장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서명은 물론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서명, 촛불 청소년 인권법 제정 서명 등이 함께 진행됐다.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활동가 난다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희망적이다. 이전보다 인권 이야기가 활발하게 나오고 있고,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면 변화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처음에는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주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막막했다. 그런데 작년 촛불 시위 이후 청소년들이 광장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권을 나중으로 미룰 수 없다’는 가치 아래 모인 이들은 저마다의 깃발을 흔들며 거리를 행진하는 것으로 시위를 마무리했다.

녹색당 야생동물카페 반대 시위
녹색당의 야생동물카페 반대 시위

청계천 소라광장 뒤

여러 가지 시위로 시끄러운 토요일 오후. 소라광장 한 켠에서는 다소 조용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야생동물 카페를 반대하기 위해 나선 이들은 녹색당 당원들로, 지난 7월 17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시내 10개 야생동물카페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알리는 피켓을 들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야생동물카페는 동물을 실내에 가두는 것뿐만 아니라 송곳니를 뽑으며 야생성을 억압해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녹색당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물원법개정, 식품위생법 상 야생동물 전시선면 금지, 민법개정을 통해 동물법적 지위 향상 제안하고 있다. 이날 당원들은 자신의 몸을 끈으로 묶으며 갇혀있는 야생동물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녹색당 이상희 정책기획팀장은 광화문에 나온 이유에 대해 “야생동물카페는 홍대에 압도적으로 많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자 광화문에 나왔다. 앞으로도 광화문에서 다양한 주제로 시위를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김재헌 할아버지의 1인 시위
광화문 416 광장 앞 사거리

김재헌 할아버지는 광화문에서 가장 오래된 시위자중 한 명이다. 1인 시위를 한지 1200일이 넘은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피켓을 세워놓고 말없이 자리를 지킨다. 김 할아버지가 내건 피켓의 주 내용은 ‘이명박 구속’과 ‘사드 반대’로 “독립군 정신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곳에 나오게 됐다고 한다. 처음부터 광화문에서 시위를 했던 것은 아니다. 서울역 광장과 법원, 국회, 청와대까지 갔었지만 사람이 없어서 광화문으로 오게 됐다고 한다. 1200일이 넘게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하다 보니 알아보는 사람도 많다. 인터뷰 중 한 시민은 할아버지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자신이 철학을 강의하는 강사라고 밝혔다. 그는 “보수와 진보는 새의 양 날개와 같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단체들은 현 정부를 왜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링컨도 보수였지만 노예 해방을 위해 앞장서지 않았나. 저들이 외치는 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하지만 김 할아버지는 “광화문에는 워낙 경찰이 많아서 금방 말리러 온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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