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홈커밍│③ 스파이더맨의 말, 말, 말

2017.07.11
입담을 능력치로 환산할 수 있다면, 스파이더맨은 단연 마블 히어로 중 1등을 차지할 것이다. 목숨이 오가는 전장에서, 고독한 자신와의 싸움에서,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까지 그의 수다는 멈출 줄 모른다. 마블 코믹스와 영화에서 추려낸 스파이더맨의 말들은 그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보여준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거미줄보다 강력한 스파이더맨의 무기는, 다름 아닌 '말'이라는 사실을.


"옷이 귀엽네. 남편이 사줬어?"
초능력을 얻은 직후 상금을 타기 위해 출전한 레슬링 대회에서. 자신보다 몸집이 두 배는 큰 레슬러를 약 올리며.

"이봐. 나중에 차를 훔칠 때는 차 도둑처럼 입지 말라고. 농담해?
내가 경찰처럼 보여? 빨갛고 파란 쫄쫄이를 입은 경찰이라니, 초등학교는 나왔냐?"
벤 삼촌을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차도둑을 몰아세우며.

"엄마! 벽에 저건 무슨 얼룩이에요?"
"스파이더맨이 눌러 붙은 자국이란다."
"뭣 때문에 죽었대요?"
"지퍼 때문이야. 찍찍이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데일리 뷰글에서 지퍼라고 했으니 그 말을 믿어야지."
"우와. 진짜 돌대가리였나 보다. 그렇죠?"
"그러게. 정말."
지퍼달린 주머니를 열다가 빌런에게 발각되어 맞아죽는 자신을 상상하며. 스파이더맨의 1인 2역 상황 극이다.

"이보쇼. 다른 양반들은 달려들기 전에 설명부터 주욱 늘어놓는다고. 동기가 뭔지, 날 싫어하는 이유는 뭔지, 어릴 때 자기가 사이코여서 그런다는 거랑 어떻게 사랑을 못 받았는지까지도 다 털어놓지. 어이, 선샤인. 이 스파이더 박사님께 무슨 할 말 없어? 비밀은 확실하게 지켜줄게 우리 둘이랑 벨뷰(정신병원) 의료진만 알면 되지.” (빌런이 재미있는 녀석이라고 하자) “그런 말은 레터맨에게 좀 해줘. 그 쇼에 출연하고 싶어서 몇 년을 발만 동동 굴렀어."
다짜고짜 펀치를 날린 빌런에게. 레터맨은 미국의 대표적인 토크쇼 진행자다.

'저자는 불을 쏘지도 못하고, 촉수나 날개나 악어의 이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도 한 장 없을 거다. 그냥 힘이 셀 뿐이다. 정말 정말 셀 뿐이다.'
빌런과의 대결 중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느끼고 도망가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미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신용카드다.

"혹시 이 바에 시금치 캔 같은 건 없죠? 휴우…. 됐어요…. 이젠 만화 보는 사람도 없어…."
빌런에게 발각되어 바에 처박히며.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 뽀빠이 드립을 쳤다. 주인이 못 알아듣자 만화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했다. 자기도 만화 주인공이면서…

"그 얘기가 그 얘기지. 뭐 하러 똑같은 얘기를 두 번 씩이나 하는 거야. 좀 조용히 해줘요. 집중 좀 하게."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라고 외치는 경찰에게 빈정거리며. 자기도 시끄러우면서…

“나는 죄 없는 사람이 다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
빌런에게 달려들며.

"하지만 나 역시 죄 없는 사람 아닌가?"
바로 다음 순간, 빌런에게 크게 얻어맞으며

"안녕 MJ. 공연 보러 가던 길에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는데…듣고 있니? 정말 갈 생각이었어. 넌 내가 안 올 걸 예상했겠지만 이상하지. 8시에 어딜 좀 가는 간단한 일이 어쩜 이렇게 복잡해 질수 있는지…."
공중전화에서 MJ에게 사과의 메세지를 남기며. 피터 파커는 MJ에게 공연을 보러가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시민들을 구하느라 늦었다. 

"진실을 말해주고 싶어. 내가 스파이더맨이야. 이제 알겠지? 우리가 왜 함께 할 수 없는지. 나 때문에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난 절대 나 자신을 용서 못할 거야. 내 마음을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중전화의 동전이 떨어진 후.

"옳은 일을 하려면 가끔은 가장 원하는 걸 포기해야 할 때도 있어요. 꿈까지도"
뉴욕시를 파괴하려는 오토 옥타비우스를 저지하며. 

"큰 책임에는 뭐가 따르는지 알아요? 내 전부요. 안녕히 계세요. 에제키엘."
천적 몰런을 피해 은신처로 숨으라는 조력자의 조언을 거절하며. 피터 파커는 몰런이 자신을 찾을 때까지 시민들을 무차별로 공격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그리고 큰 레프트 훅도…."
헐크와 토르를 넘어서는 최강의 펀치를 날리는 빌런을 상대하며.

'벤 삼촌은 말씀하셨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그런데 큰 책임에는 무엇이 따르는 줄 알아? 지금 당장은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세상에서 가장 깊고 오랜 잠이야.'
지하철로 빌런을 따돌리고 집에 돌아와 잠시 숨을 돌리며. 이 날 피터 파커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여러분의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의 새벽 출동. …에라 불평 말아야지. 새벽 호출로 단잠을 날린게 아쉽긴 해도, 어차피 이런 사건은 시간 같은 거 안 가리고 터지잖아. 데일리 뷰글에 사진을 찍어 팔아야 먹고 살 돈이 생기지. 집세에, 전화비에, 학자금 대출에 줄줄이 돈인데, 금주의 괴물로 당첨된게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장만 제대로 건지자고. 밥값 좀 벌자!"
새벽에 데일리 뷰글 국장에게 당장 사진을 찍어오라는 전화를 받고 나서. 스파이더맨이자 사진기자로서 출근하며.

'그건 그렇고, 이제 뭘 한다? 가만히 무슨 사건이 터져 주기만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네. 아무래도 본부가 있어야겠어. 스파이더 케이브랑 컴퓨터에 키드 푸파나 아라크로보이나 웨비 같은 이름의 똑똑한 사이드킥도. 목이 메네…. 까끌한 입맛을 씻어낼 음료도 한잔. 쩝쩝쩝쩝…쩝쩝쩝쩝….'
정찰 중 비상계단에 나와 있던 시민에게 버터 맛 팝콘을 얻어먹은 후.

'하느님, 안녕하세요. 저는 피터 파커에요.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몇 년 동안 절 고양이 인형처럼 갖고 노신 건 아는데…. 당분간 좀 안하시면 안 될까요? 오래도 바라지 않아요. 어차피 가능성 제로라는 건 알거든요…. 그래도 정말 잠깐만요…. 한… 50년이나 60년? 당신께는 긴 시간도 아니잖아요? 농담이에요 하느님…. 농담이에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은 빌런을 피해 잠시 몸을 숨기며. 지칠 대로 지친 스파이더맨은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우린 이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코스튬과 초능력은 진정한 영웅들의 그것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두려움 없이 맨몸으로 불길에 맞선 그들. 그들은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이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 어둠속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1년 911 테러 희생자와 순직한 소방관들을 추모하며. 뉴욕의 소방대원 343명이 911 테러 인명구조작업 도중 순직했다. 이 특별편에서는 스파이더맨을 비롯해 다양한 슈퍼히어로들은 물론 빌런들까지 등장해 한 마음으로 사고 현장을 수습한다.

"정의를 위한 공격이 퍼부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여러분이 한없이 지혜롭기를 소망합니다. 우린 깊은 양심의 갈림길에 놓여 있으니까요. 그 양심은 말합니다. 모든 전쟁에는 무고한 희생이 있다고. 또 양심은 말합니다. 당신은 친절하고 자비로운 사람이라고. 또 양심은 말합니다. 똑같이 응대한다면, 시작도 전에 이미 전쟁에서 진 것이라고. 그걸 알면서 아픔을 피로 씻어 내려 해선 안 됩니다."
911 테러 특별편에서. 스파이더맨은 복수를 위한 복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사랑해. 널 사랑해. 네가 틀렸어. 우리의 길이 다르다는 거. 내 길은 바로 너야. 내가 평생을 걸어갈 길. 널 보내야할 이유가 백만 가지도 넘지만 상관없어. 그런 이유들 이제 신물 나. 살면서 누구든 선택을 하지만 난 널 선택할래.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 영국에 같이 가는 거야. 널 따라갈래. 네가 어릴 가든지 평생 따라다닐래. 영국에도 범죄가 많잖아. 아주 많지. 잭 더 리퍼도 있고."
그웬 스테이시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그는 맨해튼 브릿지에 거미줄로 사랑한다는 메세지도 남겼다.

'메이 숙모에게 멍든 꼴을 안보이려고 화장까지 해야 하다니. 어쨌든 별수 없잖아. 이제 겨우 적응하고 계시니 최대한 충격을 덜 받으시도록 애써야지. 피부톤과 파운데이션 톤이 맞나 안 맞나까지 고민하는 슈퍼히어로가 얼마나 될까.'
메이 숙모에게 정체가 발각된 후. 싸움으로 멍든 자국을 가리기 위해 거울 앞에서 메이크업 브러쉬를 들고.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그게 세탁할 때 온수 온수인지, 온수 냉수인지, 냉수 냉수인지, 표백제를 써야 될지 말아야 될지 몰라서 그래요. 잘못하면 베이지색 거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
슈트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니 빨아 입으라고 잔소리하는 메이 숙모에게. 숙모는 ‘나중에 스파이더맨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질지도 모르니 좋은 인상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훗…. 스파이더맨 웹 서치라…. 상표등록을 하면 수입이 좀 짭짤하려나…. 웹이라는 말만 있으면 날 떠올리게 만드는 거야. 맞다 빌 게이츠도 웹 마스코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웹 채팅, 웹 진, 웹 브라우저, 웹 링크…. 아니야…. 그러면 내 이름을 계속해서 바꿔야 할지도 몰라. 스파이디98…, 스파이디ME…, 스파이디XP…. 그렇게 되면 나 또 업그레이드를 해야 되는 거야?'
정찰 중. 웹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스파이더맨의 아무생각 대잔치.

"오래 걸릴까요? 그럴 것 같으면 잠시 타임스퀘어에 나가서 피자도 한 조각 먹고…. 라듐도 발견하고…. 통일장 이론도 완성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자넨 시끄러운 영혼을 가졌군”이라고 하자) "그럼요. 엄청 시끄럽죠. 금세기가 지나기 전에 답이 나오긴 하나요? 페퍼로니 피자라도 한 조각 갖다 드려요?"
영계에 들어가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깊은 명상에 들어간 닥터 스트레인지를 쉴 새 없이 재촉했다.

'발톱 끝이 이불에 자꾸 걸린다. 잠자리에 들기 전 깎을 걸 그랬다. 그냥 지금 일어나서 깎아 버릴까? 아니야 자고 나서 깎으면 돼. 그래도 자꾸 신경 쓰인다. 6학년 때 그 뚱보 녀석 이름이 뭐였더라? 걸핏하면 날 때리고 도망쳤는데…. 맞아. 빌리 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 전화번호부 뒤져보면 나올 것 같은 데, 커피라도 한잔 하자고 불러내 볼까? 그리고 똥을 싸도록 밟아 주는 거야. 어이없네. 누워 있은 지 두 시간이나 됐는데 잠이 오지 않아…. '
다음 순간 피터 파커는 기절하듯 잠이 든다. 그와 꿈속에서 볼일이 있었던 닥터 스트레인지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억지로 재웠기 때문이다.

"좋아. 두 사람 다 같은 걸 좋아하고, 엄마가 입혀 준 옷도 똑같은 데 무도회에 같이 온 사이는 아니다?"
(닥터 옥이 "오토 옥타비우스는 하나야!"라고 외치자)
"그렇지. 물론 살이 너무 쪄서 비행기 좌석이 좁은 나머지 비행기 표를 두 장씩 끊어야 하지만."
오토 옥타비우스와 똑같은 코스츔과 기술을 가진 빌런과 맞서며. 그 와중에도 닥터 옥을 놀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 날개 탄소섬유야? 그래야 강연성 비율이 설명되는데…. 무슨 뜻이냐면 쩐다는 거야. 아저씨"
("보통 싸울 때 말 많이 안 한다"라는 소리를 듣고)
"알았어요. 잘못했어요."
시빌 워에서 다른 히어로들과 싸우며.

"예…. 그러면서 그 차로 나를 몇 번 치라고 전해 주세요. 그래야 내 하루가 완벽해질 것 같아요."
"차를 가져올까요?" 라는 직원의 말에. 방금 피터 파커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데일리 뷰글의 고소장을 받았다.

"혹시 등교길에 책가방 들어 드려도 될까요? 내 남은 평생 동안? 진심이에요. 난 당신에게 내 점심 도시락을 드릴수도 있어요.
우리 숙모가 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셨어요. 오늘도."
캡틴 아메리카의 진심어린 조언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당신 식도 안에 거미줄을 한가득 쏘아 넣어 줄 거야. 폐 속가지 깊숙이 뿜어서 가득 채워 주겠어. 그걸 제거하려면 칼로 째는 수밖에는 없을 거야. 하지만 그 전에 산소부족으로 숨은 멎어버려. 상상이 돼? 숨도 쉬지 못하도록 호흡기 전체를 거미줄로 덮어 버리는 데는, 당신이 아무리 뚱뚱하다 해도… 3초면 충분해."
메이 숙모를 헤친 빌런의 입에 손목을 가져다대고 위협하며

"포기하라고? 나도 포기하고 싶어. 다 그만두고 싶다고. 지금이라도… 때려치울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 그냥 백기들고, 잡아가 주세요 하고! 얼마나 편할까? 감방이나 네거티브 존 같은 곳에서 그냥 가만히 썩을 수 있다면! 1년 365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어. 당신들이 알기나 해?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고! 그래 내가 진작에 포기했더라면 메이 숙모도 무사하셨겠지! MJ도 두려움에 떨며 지내는 일이 없었을 테고 말이야!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이 나 때문에 고통을 겪으며 살았어! 왜? 내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경찰을 돕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서. 사람들 돕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서. 악당들과 싸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서. 그런데…그런 나에게 이제 포기하라는 말을 하는 거야? 적당히 해."
지원요청을 했으니 포기하라고 외치는 경찰의 총을 뺏어 부수며. 스파이더맨은 빌런을 쫓고, 경찰은 그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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