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② 설리와 여섯 개의 논란들

2016.08.23
공개연애를 하고,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드러내고, 속옷을 입지 않는다. 설리는 그 어떤 여성 연예인과도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때문에 종종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다. 최자와의 열애 사실을 공개한 이후부터 ‘노브라’ 이슈까지, 이상하게 시끄러웠던 설리의 논란 여섯 가지.

최자와의 열애
2013년 9월 26일, [TV 리포트]는 설리와 최자가 서울숲에서 데이트하는 모습을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사진과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많은 연예인이 그렇듯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몰래 촬영된 사생활이라는 점은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고, 14살이라는 두 사람의 나이차는 설리를 ‘어리면서 나이 많은 사람만 좋아하는’ 음탕한 여성으로, 최자를 실질적인 승자 혹은 능력자로 규정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 [TV 리포트]의 자료와 비슷한 시기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자 [스포츠조선] 같은 연예매체와 사람들은 설리의 옷이 모두 똑같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의 이틀간 동선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기도 했다. 설리와 최자 측은 교제 사실을 부인했으나 2014년 8월 19일, [디스패치]의 파파라치 보도 이후 결국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연애는 오로지 두 사람의 일이지만 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알려졌고, 모두가 한마디씩 얹었으며, 설리는 댓글 등을 통해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수도 없이 들어야 했다. 설리가 누구를 왜 만나든, 논란이 될 이유도 놀림받을 이유도 없는데 말이다.

모자이크 처리된 ‘셀카’
설리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얼굴 윤곽 정도만이 드러나 있는 ‘셀카’를 두 장 올렸다. 문제는 이미지에 씌워진 모자이크 같은 필터였다. 어떤 사진인지 분명히 알아볼 수는 없지만 두 장 중 한 장의 구도가 심상치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야릇한 장면을 촬영한 게 아니겠냐고 추측하기 시작했고, 마냥 아기 같던 설리가 최자와 만난 이후로 변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한 사진이 아니라면 굳이 왜 모자이크를 했겠냐는 물음에 돌려줄 수 있는 것은 ‘그건 설리의 마음’이라는 대답밖에 없으며,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어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음에도 굳이 야한 사진이라고 짐작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누가 더 음란한가’라는 질문뿐이다. 심지어 일부 게시판에는 ‘설리 모자이크 원본’이라는 제목을 달고 ‘눈을 가늘게 뜨면 형체가 다 보인다’는 팁 아닌 팁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시 한 번 질문. 마냥 복숭아 같던 걸 그룹 출신 여성의 음란한 사진을 보고 싶었던 건 과연 누구인가.

생크림 먹는 동영상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입에 생크림을 짜 넣는 영상이 올라온 이후, 설리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누군가는 해당 이미지가 섹슈얼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으며, 또 누군가는 설리를 ‘관심병 환자’라고 지레 진단했다. 연예 매체들도 덩달아 불을 붙였다. “왜 생크림을 입에 물고… 설리 인스타 ‘노림수’ 설전”([국민일보]), “설리, 입 안에 허연 것 잔뜩 머금고… ‘이쯤 되면 재미 붙인 듯’”([아시아경제]), “걸 그룹 출신 설리… 생크림 애로틱(?) 먹방, 논란”([헤럴드경제]), “설리, 휘핑크림 통째로 입 안에 가득 물고… ‘야릇’ 퍼포먼스”([스타서울 TV])처럼 설리가 올린 게시물에 굳이 의미를 부여하며 기사를 생산해낸 것이다. 게시물이 논란에 휩싸이고, 이 논란이 선정적인 프레임을 통해 끊임없이 기사로 다뤄지자 설리를 노골적으로 성희롱하는 댓글들 역시 달렸다. 이 경우에도 할 말은 하나뿐이다. 생크림을 입에 짜 넣든 머리에 바르든 모두 설리의 마음이고, 섹슈얼한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자신의 시선을 드러내는 일일뿐이다. 혹시나 섹슈얼한 의도로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성희롱을 정당화하는 핑계가 될 수는, 더더욱 없고.

침대에서 찍은 커플 사진
설리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후 가장 먼저 올린 것은 로타와 함께 작업한 사진이었다. 뽀얀 얼굴의 설리가 침대에 누워 있는 해당 이미지를 두고 연예 매체들은 “순수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중앙일보]) 등의 표현을 썼으며, 언론은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 사진은 문제적이라고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설리가 최자와 침대에 함께 누워 키스하는 사진을 게재하자, 절대 봐서는 안 될 음란물을 본 것처럼 모두가 당황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커플 사진을 가리켜 수위가 높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그저 입을 맞추고 있을 뿐이며, 인스타그램을 잠깐만 둘러봐도 이 정도의 커플 사진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보이지 않는 것을 앞질러 상상하며 해당 이미지를 음란물로 만드는 쪽은 오히려 설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조용히 연애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여성 연예인이, 이보다 더 직접적일 수는 없는 방식으로 연인과의 행복한 모습을 드러낸다. 보이지 않으면 억지로 들춰내려 하고, 공개하면 자제하라고 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설리의 행보는 도리어 응원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클럽에서 춤추는 영상
지난 4월, 유튜브에는 홍대의 한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는 설리의 영상이 올라왔다. 하지만 설리가 클럽을 즐긴다는 사실보다 더 논란이 된 것은, 엉뚱하게도 최자가 아닌 다른 남성과 가까이 붙어 서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영상 아래에는 설리가 변했다는, 늘 나오던 지적에 더해 그렇게 야한 옷을 입고 다른 남자와 춤을 추고 있으니 남자친구가 알면 기분이 어떻겠냐는 식의 댓글이 같이 달렸다. 그리고, 일부 네티즌들이 설리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뒤늦게 밝혀낸 것은 영상 속 남성이 최자와 친하다는 사실이었다. 사실상 그와 최자의 친분은 중요하지 않으며, 설리는 최자의 연인일 뿐 그의 허락을 받고 행동해야만 하는 소유물이 아닌 데다, 설사 의리 문제가 있다 해도 그것은 오직 최자와 설리 두 사람 사이의 일이다. 다른 남성과 심한 스킨십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옆에 서서 춤을 췄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설명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브라
설리는 종종 ‘노브라’ 차림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품이 큰 하얀 셔츠를 입고 꽃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는 어깨를 드러냈음에도 브래지어 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노브라라고, 딱 붙는 연보라색 니트를 입고 찍은 사진에서는 유두가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노브라가 분명하다고 지적당했다. 그리고 최근, 설리는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패러글라이딩 하러 가는 사진을 올렸으며, 일부 사람들은 그 작은 이미지에서도 굳이 브래지어 착용 여부를 감별한 끝에 또 한 번 ‘노브라’라는 결론을 내리고 설리를 손가락질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오로지 여성만이 답답한 브래지어로 가슴을 가리고, 그 브래지어조차 입었다는 티를 최대한 내지 않아야 하는 부당한 현실 속에서 ‘연예인이니까 노브라는 안 된다’는 논리는 얼마나 공허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인가. 다행히도 설리는 ‘이렇게 살면 기분이 조크든요(좋거든요)’라고 외치듯 여전히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고 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도 이것밖에 없다. 그러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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