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의 와일드월드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올림픽에 참여한다면

2016.08.22
1992년 이후로 역대 최저의 개막식 시청률을 찍을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올림픽이라지만, 여전히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약 한 달 동안 세계인의 시선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해 있다. 세계인이 모두 즐기는 올림픽이지만, 그 세계인에 한동안 포함되지 못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LGBT 커뮤니티다. 그동안 사회적·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이들은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에서도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었다. 1984년과 1988년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받은 다이빙 선수, 그렉 루가니스는 은퇴한 후 1994년이 되어서야 게이들을 위한 올림픽, 게이 게임즈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CNN]이 보도했듯, 올해의 리우 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LGBT 선수가 참여한 올림픽이다. 인권 캠페인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에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힌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이 최소 41명 참여한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의 23명보다 꽤 많이 늘어난 숫자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영국의 다이빙 선수, 톰 데일리가 있다. 리우 올림픽 동안 그가 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곤 했다. 그 외에 미국의 농구 선수 세이먼 오거스투스, 엘레나 델레 도네, 엔젤 맥코트리도 있다. 영국의 하키 선수, 헬렌 리차드슨-왈쉬와 케이트 리차드슨-왈쉬는 부부로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LGBT 중에서 트랜스젠더는 얘기가 조금 달랐다. 올림픽에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참여한다는 얘기는, 해부학적으로 여성인 선수가 해부학적으로 남성인 선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광고 모델로 쓴 미국의 철인 2종 경기 국가대표, 크리스 모지어는 대표적인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로, 트랜스젠더의 올림픽 출전 자격 문제에 관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비록 철인 2종 경기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해 브라질에 갈 수는 없었지만, I.O.C.가 트랜스젠더 선수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1월, [AP]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에 관한 I.O.C.의 새로운 지침에 관해 보도했다. 2003년 제정된 과거 지침은 반드시 성전환 수술을 해야 하고, 최소 2년의 호르몬 치료를 해야 출전 자격을 줬다. 하지만 올해 1월에 변경된 지침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하는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했다. 반대의 경우, 즉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할 땐 1년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일정 수준 이하여야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평등한 올림픽을 위한 환영할 만한 변화다. 물론 이런 조처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전직 올림픽 유도 선수였던 론다 로우시는 자신의 경쟁자이자 트랜스 여성인 팔론 폭스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호르몬을 맞고, 기운이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의 뼈를 가지고 있어요. 그건 이점입니다. 저는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그러나 크리스 모지어는 이렇게 반박한다. “사람은 각자 다른 체형과 크기를 갖고 있어요. 우리는 펠프스가 긴 팔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의 자격을 박탈하지는 않습니다.” 과학도 모지어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작년에 발표된 논문은 해부학이 아니라 호르몬이 속도, 힘, 지구력에서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보여줬다.

I.O.C.의 전직 의학 위원회 의장인 아르네 융크비스트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왜 트랜스젠더의 올림픽 출전 자격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는 “(트렌스젠더) 사례는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인권의 문제니까요. 중요한 문제죠”라고 말했다. 간단한 얘기지만, 실로 그렇다. 융크비스트의 말은 올림픽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성 소수자 이슈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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