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영화는 왜 그런대?

2016.08.16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성공을 워너 브라더스가 부러워하기 시작한 순간부터일까? 어디서부터인지는 몰라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면 DC 확장 유니버스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비록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개봉 첫 주 1억 3천 5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마블의 [데드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보다 첫 주에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비평가들은 최악의 영화라며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애틀랜틱]은 “악질 중의 악질(Worst of the Worst)”이라는 영화의 마케팅 문구를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리뷰 제목으로 그대로 써서 이 영화가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평가했고, [바이스]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남아 있는 희망을 날려버리는 영화”라고 썼다. 실제 평론가들의 비평을 종합해놓은 영화 정보 사이트, 로튼 토마토를 보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26%로 대단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DC의 팬들은 비평가들이 DC 확장 유니버스의 영화에 늘 나쁜 평가를 매긴다며 로튼 토마토를 없애야 한다고 청원까지 하고 있지만, 팬들을 제외하면 비평가들의 평가에 대해 이견은 별로 없어 보인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나쁜 영화인 이유는 대단히 많다. [버지]는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나쁜 점들이 거의 전부 나타난다는 점에서 마스터 클래스”라고 평가했다. 면밀함을 잃은 스토리, 빈약하게 연출된 캐릭터, 이야기를 고르지 못하게 만들어버린 편집, 완급 조절의 실패, 팝송을 활용한 불필요한 암시 같은 것들이 이유였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부족한 영화가 만들어진 이유로 영화의 제작 과정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보도했다. 개봉 날짜를 맞추기 위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에게 겨우 “6주”의 각본 작업 기간만이 주어졌고, 워너 브라더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감독의 애초 의도와는 많이 다른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혹평이 DC 확장 유니버스의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연관 지어지는 건 당연한 순서였다. 두 영화가 안 좋은 점에서 대단히 흡사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평가들이 DC 확장 유니버스 자체를 의심하게 하였다. [복스]는 “마블의 영화는 성공하지만, DC는 그러지 못하는 이유를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보여줬다”고 기사를 냈다. 첫 번째 이유는 DC의 영화들이 원작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절대선의 캐릭터인 슈퍼맨은 영화에서 정부와 대중에게 공포의 대상이고, 배트맨은 쉽게 살인을 일삼는다. 이런 것은 원작의 캐릭터가 상징하는 가치와 배치된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수어사이드 스쿼드] 모두 이야기의 동력이 슈퍼맨에 대한 공포라는 것은 이런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 이유는 캐릭터 소개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이 점은 [애틀랜틱]이 더 쉽게 설명하고 있다. “만약 마블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15분 안에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을 새롭게 등장시키고,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팔콘, 비전, 스칼렛 위치를 비롯한 나머지 캐릭터들에 대한 얘기도 해야 한다면 어떨까? 그 시간 안에 배경 이야기와 서사, 캐릭터들의 로맨틱한 관계까지 전부 다 얘기해야 한다면? 그게 바로 DC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하려던 것이고, 그것은 상상하듯이 처참하게 실패했다.” 실제로 DC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영화 속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마블이 [토르: 다크 월드]에서 로키가 캡틴 아메리카로 변신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두 캐릭터의 상반된 성격을 극명하게 비교해 관객을 웃게 하는 반면, DC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배트맨을 단순히 ‘이 영화에 배트맨도 나온다’ 정도로만 활용한다. 게다가 배트맨은 아이를 방패 삼기까지 한다. 

마블이 2008년부터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차근차근 만들어간 것과 달리, DC의 확장 유니버스는 시작도 2013년으로 늦었고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개별 영화들의 개봉도 다소 촉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초창기엔 개별 캐릭터에 집중하고 나중에 [어벤져스]를 공개한 마블과 달리,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다급하게 내놓은 것이 그 증거다. 앞으로도 DC의 조급함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DC는 내년에 [원더우먼]과 [저스티스 리그], 내후년엔 [플래시]와 [아쿠아맨]의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와 같은 식이라면 마블과 라이벌 관계라는 얘기는 과거의 영광으로 남겨둬야 할듯싶다.




목록

SPECIAL

image 박보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