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만의 와일드월드

[포켓몬 고]가 전 세계에 준 축복

2016.07.18

이렇게 단시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또 뭐가 있었을까? 이제는 밈을 넘어서 하나의 신드롬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포켓몬 고] 이야기다. [포켓몬 고]는 나이앤틱 랩스가 90년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닌텐도의 포켓몬을 증강 현실을 이용해 2016년의 현실 세계에 덧씌운 게임이다. 한국을 비롯해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이 플레이 가능한 지역보다 훨씬 많지만, 인기는 이미 세계적이다. 사람들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고 있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카약을 타고 바다로 향하고 있다. 포켓몬을 찾다가 시신을 발견한 10대도 있고, 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 간 사람도 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그라운드 제로, 아우슈비츠에서는 추모를 위해 포켓몬을 잡지 말아달라고 말해야 할 정도다. 아직도 마일을 고집하는 미국인들에게 미터법을 가르치고 있기까지 하다. 한국에서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속초로 향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런 현상이 재밌었는지 “한국인들이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먼 북쪽 지역에 모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포켓몬 고] 인기의 비결은 뭘까? 여러 가지 설명들이 있지만, 하나로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다. [복스]는 90년대 후반 포켓몬이 게임으로 만들어졌을 때부터 사람들이 꿈꿔왔던 어렸을 적의 판타지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켓몬이 현실 세계에도 존재하면 어떨까?”라는 이 판타지를 실현시켜준 것은 증강 현실이라는 기술이다. 증강 현실은 현실 세계 위에 디지털로 만들어진 레이어를 덧씌워준다. [포켓몬 고]가 증강 현실을 활용한 첫 번째 게임은 아니지만, 가장 성공한 증강 현실 앱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굳이 증강 현실 앱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포켓몬 고]는 [캔디 크러쉬 사가]를 넘어섰고,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모바일 게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닌텐도의 포켓몬이라는 브랜드뿐만 아니라 나이앤틱 랩스의 경험도 있다. 나이앤틱 랩스는 전작인 [인그레스]에서 증강 현실을 게임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배웠고, 이를 [포켓몬 고]에 적용했다.

사람들이 [포켓몬 고]를 하면서, 그저 포켓몬만 모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와의 밀접한 연관성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몰랐던 장소들을 발견하고 있다. [패스트 컴퍼니]는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도시와 사랑에 빠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나이앤틱 랩스는 [인그레스]에서 지역의 다양한 장소들을 포인트로 만들어 간략한 역사와 설명을 데이터로 만들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들은 그대로 [포켓몬 고]에도 적용됐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미국의 샌 안토니오에서 한국식 건축물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를 알게 된다.

물론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집이 포켓몬 체육관으로 정해져 밤새 불청객들이 모여드는 일도 있었고, 강도가 [포켓몬 고]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해결 가능한 것들이다. [뉴욕 타임스]가 거들듯, 이 게임은 도시에 애착을 갖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을 이웃들과 더 친해지게 만든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집에 앉아 있을 사람들을 운동하게 만드는 건 덤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집에서 게임만 하지 말고, 나가서 운동이라도 좀 해라”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포켓몬 고]는 축복이다. 이제 나가서 게임을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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