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스스로 찾아 입은 새 옷

2016.07.13
1년 만에 원더걸스의 새로운 음악이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밴드로서 무대에 오른다. 이제 ‘밴드’라는 콘셉트를 의아하게 생각했던 사람들도 익숙해져야 한다. 이른바 ‘걸 그룹의 서사’에서 ‘10년 이후’가 무엇인지 누구도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이들은 ‘Reboot’를 했다. 무려 3년 만에, 두 멤버의 탈퇴와 원년 멤버의 복귀를 거친 극적인 4인조 컴백은 당연히 재정비를 동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죽지 않고 돌아왔다’ 이상으로 이들의 컴백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I Feel You’로 요약된다. 대개의 콘셉트라는 것이 그렇듯 말초적인 참조에 머무르는 수준을 넘어서, ‘Freestyle’이라는 특정한 스타일의 음악과 그에 맞는 패션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일 만큼 명확한 개념을 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의 컴백이 훌륭했던 이유를 말한다면, ‘I Feel You’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은 ‘I Feel You’ 이전에 [Reboot] 앨범으로 돌아온 것이다. [Reboot]는 디스코를 출발점으로 삼아 번성한 팝/록 장르에서 올드스쿨 힙합에 이르기까지 80년대를 음악적 축으로 꿰고, 특정 시기에 지배받지 않는 ‘걸 팝’이라는 배경으로 살을 붙인다.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각각의 곡을 만들고 수집했으며, 박진영의 곡이자 타이틀이라는 큰 가치를 지닌 ‘I Feel You’도 이 맥락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밴드라는 퍼포먼스의 형태와 ‘I Feel You’가 가장 잘 어울릴 뿐이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Why So Lonely’가 나온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들이 연속성을 갖고 정말로 밴드가 되어 간다는 것이 재미있다.


밴드는 단순히 라이브가 가능한 가수와 악기연주자의 모임이 아니다. 밴드는 최종 레코딩에 가까운 구체적인 음악을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창작 집단이다. 대중음악을 만들어내는 방법과 기술의 발달로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지만, 밴드 음악 고유의 질감이라는 측면까지 무너진 것은 아니다. ‘Why So Lonely’는 3곡을 담은 싱글이지만 [Reboot] 앨범의 일면이었던 밴드라는 존재에 집중하는 음악을 고집스럽게 담는다. 이것은 실험일 수도 있고, 길찾기의 과정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자체로 충분히 성공적이다. 원더걸스 멤버들 스스로에게도 익숙하고 장르적으로 명쾌한 레게나 70년대 밴드 사운드를 선택한 것은 영리하다. ‘I Feel You’가 누군가 입혀준 옷이 멋지게 보였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튀지 않을지라도 스스로의 선택이 자연스럽고 잘 어울린다.

그래서 ‘Why So Lonely’가 원더걸스의 자작곡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생뚱맞아 보일 정도다. 이미 [Reboot]에서도 각 멤버들이 작사/작곡에 참여했기 때문이 아니라, [Reboot]가 이미 취향과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작가적 접근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Why So Lonely’ 싱글 전체에서 중요한 것은 ‘탈박’이 아니다. [Reboot]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여러 번 만들어냈던 Frants가 계속 원더걸스와 작업하며, ‘아름다운 그대에게’ 같은 트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은 거대한 협업이고, 원더걸스는 그 안에서 자신들의 비전을 결과물로 빚어내고 있다. 다음에는 밴드가 아닌 다른 형태일 수도 있다. 상관없다. 이미 원더걸스는 자신들의 과거는 물론이고 동시대의 걸 그룹과도 조금 다른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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