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유니버스]부터 [릭 앤 모티]까지, 미국 애니메이션을 봅시다

2016.06.30
어디선가 노란 강아지 캐릭터나 고양이 귀를 한 소년 캐릭터의 인형, 핸드폰 커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굿즈든 이른바 ‘짤방’으로든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이 캐릭터들은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이하 [어드벤처 타임])의 주인공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스티븐 유니버스][디퍼와 메이블의 미스터리 모험], [릭 앤 모티] 등도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이 작품들은 [심슨 가족]이나 [사우스파크] 이후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미국 애니메이션들로, 과거보다 숫자뿐만 아니라 다루는 소재와 주제의 폭도 넓어졌다. 아직은 낯설지도 모르지만, 보기 시작하면 방영 시간을 기다리게 되는 미국 애니메이션 네 편을 골랐다.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정보도 정리했다.

애니메이션도 굿즈도 귀여운,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홍대에 생긴 카툰 네트워크 굿즈 스토어는 [어드벤처 타임] 스토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최근 미국 TV 애니메이션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덕분에 굿즈의 인기도 높아 강남점도 낼 계획이라고. [어드벤처 타임]은 공주, 마법사 등이 공존하는 판타지 세계 우 랜드에서 영웅이 되는 것이 꿈인 인간 핀과 마법을 쓰는 개 제이크가 만드는 모험을 그린다. 무엇보다 가느다란 팔다리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독특한 그림체와 성우의 ‘삑사리’에 가까운 목소리가 난무하는 괴상한 전개가 매력이다. 버블검 공주가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되자 설탕을 수혈해 되살려내지만, 공주의 조각들이 부족해 안타깝게도… “13살이 되었습니다!”(버블검 공주는 18살)라는 식이다. 그러나 우 랜드의 방공호 안 지하세계에는 돌연변이 인간들이 살고 있고, 소품으로 지나가는 지구본은 약 1/6 정도가 날아가고 없는 데다 레몬 홉이란 캐릭터의 미래를 보여주는 편에서는 버블검 공주가 다스리는 캔디왕국이 폐허가 되는 등 은근히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미리 뿌려놓은 ‘떡밥’이 늘어나고 있어 이것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청법: 카툰 네트워크 월~금요일 아침 7시30분·저녁 6시 30분·8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일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에 자막 버전으로 방영한다. 카툰 네트워크 홈페이지에서 VOD로도 시청가능하다.
굿: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크리틱에서 콜라보레이션한 의상이 출시됐다. 무지개콘 반팔 스카잔, 핀과 제이크 자수 셔츠, 비모 힙색, 마셀린 핑크티 등 지나치기 어려운 아이템들이 한가득이다.

미스터리 추리를 해보고 싶다면, [디퍼와 메이블의 미스터리 모험]
원제는 [Gravity Falls]로 ‘중력폭포’라고도 불린다. 한글판 제목대로 애니메이션은 쌍둥이 디퍼와 메이블이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 스탠이 사는 그래비티 폴즈 마을에서 좀비·난쟁이 등을 만나면서 겪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다. 14살 디퍼는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반인반수에게 진짜 남자가 되는 법을 배우지만 그들의 남성적 문화가 잘못된 것을 깨닫고 ‘진짜 남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거나, 고백을 거절할 때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해야 한다와 같은 이 시대에 필요한 교훈을 안겨주는 것이 특징. 하지만 이런 교훈들보다 이른바 ‘떡밥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J.J. 에이브람스가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온갖 ‘떡밥’들과 비밀코드를 숨겨놓은 것이 더 눈에 띈다. 시청자는 마치 디퍼와 메이블이 된 것처럼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오프닝, 엔딩 크레딧의 암호를 보고 풀이할 수도 있다. 또한 시저, 아트바쉬, 게마트리아 암호 등을 다양한 암호코드를 통해 해석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그래비티 폴즈의 온갖 미스터리가 담겨 있는 책의 내용을 캡처해서 합치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기도 한다.

청법: 시즌 2가 채널 디즈니에서 끝났다. 하지만 올레tv 가입자라면 무료로 VOD를 볼 수 있다.
굿: 정식으로 들어오는 굿즈는 없고 오픈 마켓에서 피규어를 수입해서 팔고 있다.

크고 아름다운 여성 캐릭터들, [스티븐 유니버스]
외계에서 온 젬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크리스탈 젬의 이야기를 담은 [스티븐 유니버스]에서 젬은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고, 이들의 몸은 캐릭터 제각각이다. 빼빼 마르거나, 근육질이거나, 오동포동하다. 심지어 젬이 퓨전(젬들이 합체하는 것)을 하면 눈이 네 개일 때도 있고, 여섯 개의 팔이 생긴다. 퓨전한 젬들은 거대하고, 힘이 셀 뿐만 아니라 난폭하며, 말이 많거나 불안정하기도 하다.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정형화된 여성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주인공인 소년 스티븐은 눈을 반짝이며 “멋져!”, “자이언트 우먼!”을 외친다. 새롭고 강인하며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애니메이션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스티븐 유니버스]는 이런 각자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감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뮤지컬처럼 표현한다. 그래서 ‘Something Entirely New - VGR Remix’처럼 유독 뮤직비디오와 노래의 리믹스를 올리는 팬 계정이 많은 편. 가넷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부르는 ‘Stronger Than You’, 스티븐이 친구 코니가 걱정할까 봐 밀쳐내는 마음을 표현한 ‘Full Disclosure’ 등 모든 캐릭터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타고난 고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쁜 애니메이션.

시청
: 카툰 네트워크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더빙 방영.
굿: 미국 카툰 네트워크 스토어에서 햄버거 가방을 판매한다. 카툰 네트워크 코리아에서는 현재 [스티븐 유니버스] 굿즈 판매 계획이 없어 해외직구를 해야 한다. 대신 모바일 유료 RPG 게임은 출시돼 있다. [더 어택 라이트]는 젬들과 싸우면서 능력치를 올리는 간단한 RPG지만 그래픽이 아름답고, 알렉산드라이트로 퓨전할 수 있다.

끔찍한 [백 투 더 퓨처], [릭 앤 모티]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릭 앤 모티]는 알코올 중독인 천재 박사 릭과 외손자 모티의 SF 모험을 그린다. 그러나 [백 투 더 퓨처]처럼 가족애나 감동을 기대하지는 말 것. [닥터 후]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이 시리즈는 끊임없이 시간여행과 평행우주를 넘나들며 괴상하고 끔찍한 미래를 보여준다. 인지능력확장장치를 통해 지각을 갖게 된 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기계장치를 통해 이족보행을 하게 된 반려견이 주인에게 “내 고환은 어디 있지?”라며 안드로이드 목소리로 묻고, 릭 앤 모티가 멸망 직전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릭과 모티가 사고로 죽는 세계’로 돌아가 자신의 시체를 파묻는 장면 등은 SF, 공포, 블랙코미디를 모두 섞어 놨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TV-14, 국내에서는 19세 미만 시청불가 등급을 받았다. 또한 주인공 릭은 여성혐오자이고, 모티의 아버지 제리는 가부장적이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이 보기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제리는 멍청하고 찌질하게 묘사되며, 시즌 1의 7화에서 손녀 썸머와 릭이 함께하는 모험편에서는 남성을 머리에 섹스 말고는 든 게 없는 미개한 부류로 묘사하며 세상을 지배하는 여성들이 릭을 썸머의 노예 정도로만 취급하는 등 풍자적인 요소로 활용된다.

청법: 넷플릭스 심의 문제로 내려갔다가 최근에 다시 올라왔다.
굿즈: 괴상한 캐릭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굿즈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마나 외관이 멀쩡한 편에 속하는 ‘어떤 문제라도 해결해주는 미식스’ 캐릭터 봉제인형이 11번가에서 판매 중이다. 또한 [Pocket Mortys]라는 무료 모바일 게임이 나와 있는데, 아직 한글화가 안 됐다. 최고의 모티가 되기 위한 배틀 게임으로, 애니메이션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시즌 1의 10화를 보기 전에는 게임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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