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정진운, 웃는 광대

2016.06.27
뻔뻔했다. 185cm의 키에 움직일 때마다 나풀거릴 정도로 통이 큰 바지를 배까지 끌어 올려 입은 정진운은 태연스럽게 “입은 웃는데 눈에는 슬픔이 있어야 되거든”(Mnet [음악의 신2])이라며 춤에 대해 설명했다. 보이 그룹 2AM으로 활동할 때 부른 ‘잘못했어’에서 기괴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동작으로 웃음거리가 됐던 ‘웃는 광대’ 춤이었다. 그리고 “사람의 영혼을 울릴 수 있는 춤”이라며 뭔가 심각하게 잘못된 택견 같은, 동시에 고도로 절제돼 있으면서도 막걸리를 마시고 술에 취한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춤을 췄다. 무반주로. “퉤이~”, “크으.”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는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서 ‘흥부자’ 바다와 문자 그대로 미친 춤사위를 보여줬고, 음악 프로그램에서 새 앨범의 타이틀 곡 ‘Will’을 부르며 “사람의 영혼을 울리는 춤”을 정말로 췄으며, 심지어 바닥에 드러누웠다. 물론, ‘웃는 광대’ 춤도 빼놓지 않았다. KBS [뮤직뱅크]에서는 이례적으로 그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춤신춤왕(원래는 춤을 잘 추는 사람을 뜻했지만, 지금은 반대로 춤을 못 추는 연예인에게 붙곤 하는 말)’이란 자막이 붙기도 했다.

2AM에서 건강하고 밝은 막내였다. ‘끼’를 부리는 역할은 언제나 조권이었다. JTBC [마담 앙트완], tvN [연애 말고 결혼] 같은 드라마에서도 역시 건강하고 친절한 남자였다. 그런데 새 앨범 [WILL]과 함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툭 하고 튀어나왔다. 록을 하며 ‘웃는 광대’ 춤을 추고, 트위터에서는 자신을 호명하는 사람을 모조리 찾아내 답글을 단다. KBS [드림하이 2]에서도 록을 좋아하는 학생을 연기했고, ‘걸어온다’나 ‘지금이 아니면’ 같은 록 음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록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그러나 그때의 정진운이 록을 하고 싶은 아이돌이 로커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면, 지금 그는 록을 통해 별나거나 미친 것 같은 자신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심지어 [컬투쇼]에서는 DJ 정찬우가 “보통 로커들은 멋있어 보이려고 ‘원모어타임’ 이렇게 말하는데 왜 ‘한 번 더’, ‘좋아요?’ 이렇게 말하냐”고 묻자 “어차피 제가 영어 잘 못 하는 거 사람들도 다 아는데요 뭐”라고 답했다. 무대에서도 술에 취한 듯 춤을 추고, SBS [인기가요]에서는 MC들까지 무대에 난입할 만큼 이상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같은 무대. 록이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는 장르라면, 정진운의 이번 앨범 활동이야말로 가장 ‘록 스피릿’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혀 진지해 보이지는 않지만.

‘Will’의 뜻에는 ‘선언’이 있고, ‘Will’의 원래 제목은 ‘Entertaining You’였다. “좀 더 머릴 흔들어 널 미치게 만들어볼게, 어색한 너의 스텝까지 미치게”라는 가사는 정진운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대로 보여준다. 멋있다는 말은 못 들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래 그렇게 넌 받아들일 수 없겠지”라는 가사처럼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진운은 어느 때보다 자유분방하고, 사람들은 다시금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Mnet [M2]에서 “사람들이 즐거워만 한다면 전 언제든지 ‘웃는 광대’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는 지금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웃는 광대’가 되었다. 이런 관심이 또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겠지만, 광대든 로커든 내일이 없다는 자세로 사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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