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 뮤직과 미스틱89, 잘 하고 있나?

2016.06.24
“페퍼톤스의 신재평이 최근 ‘유-희열은 희-한하게 유독 이번에 열-심이다’라고 유희열로 삼행시를 지었다.” 유희열·정재형·페퍼톤스 등이 소속된 안테나 관계자는 유희열의 근황을 이렇게 전했다. 그가 말한 “이번”은 안테나 뮤직의 신인, 이진아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 안테나 뮤직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일요일이 좋다] ‘K팝스타’ 출신인 이진아의 데뷔 싱글 ‘배불러’를 홍보하는 데 있어 문자 그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유희열이 진행하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것은 물론 SBS [인기가요], MTV [더쇼], Mnet [엠카운트다운] 등 아이돌이 주로 출연하는 음악 프로그램에도 나왔고, 유희열·페퍼톤스·정승환·권진아 등과 네이버 V앱 [진아식당]을 진행하기도 했다. 싱글보다 음반, 방송보다 공연 위주로 활동하던 기존 안테나 뮤직 뮤지션들의 활동과 비교하면, 이진아의 이번 활동은 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매우 적극적이다.

“미스틱89는 아티스트가 가장 잘하는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커머셜’하게 알리는 것이다. 커머셜이라고 하면 예능에 나가거나 앨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건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아이돌 위주의 시장에 ‘우리 음악’을 하는 틈을 넓히려고 한다.” 윤종신이 중심이 된 미스틱89 관계자의 말은 이진아에 관한 안테나 뮤직의 행보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다. 미스틱89 역시 에디 킴·박재정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을 영입했고, 아이돌보다는 그 바깥의 음악을 제작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박재정은 음원 발표에 발맞춰 윤종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화제가 됐고, 에디 킴은 바이럴 영상을 만들며 캐릭터를 다듬어나가기도 했다. 이진아가 ‘배불러’를 발표하며 가진 음감회에서 “나는 중간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재즈 아티스트도 아니고 완전한 대중가요도 아니”라고 한 것처럼, 안테나 뮤직과 미스틱89의 음악들은 지금 음악 산업의 주류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안테나 뮤직은 이진아처럼 재즈와 가요 중간쯤 있는 음악을 내놓기도 하고, 미스틱89는 에디 킴, 정진운 등 Mnet [슈퍼스타 K]나 아이돌 그룹 활동 등을 통해 알려진 뮤지션을 통해 포크, 락 등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두 회사는 이런 음악들을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 안테나 뮤직의 샘 김, 권진아가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악동뮤지션과 ‘천재 뮤지션 대격돌’이라는 이름으로 대결을 펼친 것은 두 회사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샘 김과 권진아, 조금 더 시계를 돌려 루시드 폴과 페퍼톤스, 또는 정재형과 유희열의 음악은 온전히 안테나 뮤직과 같은 싱어송라이터 중심 레이블의 영역이었다. TV에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라디오·인터넷·공연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들은 꾸준한 팬층을 확보했고, 회사는 그 팬층이 좋아할 수 있는 홍보 기획을 했었다. 안테나 뮤직의 뮤지션들이 작곡 능력에 비해 가창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을 뒤집어 ‘안테나 뮤직 배 보컬경연대회 대실망쇼’와 같은 공연을 3일간 1,200석 규모로 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제는 YG에서도 악동뮤지션처럼 댄스 음악이 아닌 곡을 만들어내는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YG는 악동뮤지션의 데뷔 당시 그들이 자란 몽골의 초원을 연상시키는 서울숲에서 데뷔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과거에 이런 기획은 안테나 뮤직과 같은 회사들의 영역이었다. 또한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백아연은 자신이 직접 쓴 노래들로 음원차트의 강자가 됐다. YG와 안테나 뮤직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신인을 발굴했고, 이제 YG는 상황에 따라 안테나 뮤직과 같은 홍보도 할 수 있다. 단적으로 [슈가맨]의 승자는 악동뮤지션이었고 네이버 연예면에 걸린 클립은 역시 악동뮤지션 ‘RE-BYE’ 라이브 무대였다. 안테나 뮤직이나 미스틱89는 상대적으로 비슷한 성격의 음악에도 진출한 대형 기획사와 어떻게 대결하느냐에 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

얼마 전 유희열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음원)차트에 없으면 마치 안 좋은 노래처럼 얘기하시는 분들. 특히 그런 현상이 최근 몇 년에 굉장히 심해진 것 같아요”라며 “(전략)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음악은 누구에게는 진짜 위로가 될 수도 있는 거고, 누군가에게는 언어거든요. 그 사람의 이야기고”라고 말했다. 이것은 안테나 뮤직의 뮤지션들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음악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안테나 뮤직에서는 이진아처럼 재즈와 가요 어디쯤 있는 곡도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진아는 음감회에서 자신의 음악과 안테나 뮤직이 “아이돌, K팝 장르와 인디 뮤지션의 연결이 되는 지점의 시작점”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테나 뮤직과 미스틱89, 또는 유희열과 윤종신은 이진아의 바람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을까. 이전까지 해온 것과 다른, “희한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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