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사이먼 도미닉, 여전히 ‘까리’ 하다

2016.06.13
“[쇼 미 더 머니 3] 절대 안 한다고 했어. 그거 안 해도 돈 벌어!” 호기롭게 말하던 래퍼는 2년 후 Mnet [쇼 미 더 머니 5]의 심사위원이 됐다. 사이먼 도미닉(이하 쌈디)은 해당 발언이 무려 네 번이나 리플레이되며 전파를 타는 굴욕을 당했고, 스스로도 “[쇼 미 더 머니 5] 한다고 결정할 때부터 이미 X욕 먹을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Mnet [쇼 미 더 머니 5]의 쌈디는 우습지 않다. 도리어 꽤 ‘까리’하다.

“어쩌라고. 저는 신경 안 써요.” [쇼 미 더 머니 5] 출연이 ‘언행불일치’라는 비판에 굳이 갖은 변명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의 방식으로 쇼에 임한다. 마지막까지 웃는 얼굴로 참가자 한 명 한 명에게 피드백을 해주며 격려하는 그에게 도끼는 “처음 보는 심사 유형”이라며 “(참가자에게) 별로 도움이 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가진 자의 여유에서 비롯된 영혼 없는 봉사나 위선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솔직히 랩 실력은 3초만 보면 안다”며 입에 발린 평가와는 선을 긋고 스스로 지인들에게 랩을 들려주기 전에 긴장했던 경험을 고백하는 솔직함 때문이다. 자칫 조롱의 대상으로 남을 수 있었던 MC 민지 정준하에게는 “자신감 있게, 크게요!”라고 격려하며 “진심이 느껴졌다”고 평가하고 “다른 랩도 들어보고 싶다”며 기회를 주지만, 그렇다고 그를 1차 예선에서 합격시키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는다.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비추고 관심받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참가자들이 가득한 이 쇼에서 그들을 가볍게 놀리는 제스처도 가급적 취하지 않는다. 자신의 뚜렷한 기준과 지키는 선이 있기에 배려는 작위적이지 않고, 심사위원의 특권이기도 한 참가자들 위에 서서 누릴 수 있는 허세는 자제한다. ‘멋’이 중요한 가치로 다뤄지는 이 쇼에서 굳이 멋을 부리지 않고도 쌈디가 멋있어 보인다면,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존중하는 애티튜드로 자신의 멋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이센스와 함께 슈프림팀으로 활동하며 언더그라운드에서 잘나갔던 20대의 쌈디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하고도 여전히 ‘가오’가 사는 래퍼였다. 아기가 생기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빠가 다이어트 비슷한 것을 해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던 그는 능글맞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신선한 캐릭터였고, 메이저로 진출한 후에도 무난하게 듣기 편한 음악을 하기보다는 여전히 자신의 색깔을 지켰다. 뻔뻔하게 야한 농담을 던지다가도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하며 독특한 멋을 보여주던 젊은 부산 남자는 이제 보기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어찌 보면 비루해 보일 수 있는 모습도 솔직히 인정하고 “요즘은 종종 눈물도 흘린다”([W Korea])고 고백하는 30대의 쌈디가 보여주는 멋은 과거의 그에게는 없던 것이기도 하다. 사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한꺼번에 오랜 인연과 헤어지는 경험을 한 후 AOMG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며 겪은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그가 과거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세계에서도 멋있을 수 있는 법을 알았다는 것이다. [쇼 미 더 머니 5]에는 과거에는 래퍼로 유명했지만 지금의 입지는 물음표가 붙는 참가자들이 등장한다. 근사했던 인생의 한 시기를 갖는 것보다, 여전히 반짝거릴 수 있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나 쌈디는, 여전히 ‘까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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