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는 왜 장동민을 계속 쓸까

2016.05.02
MBC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이경규가 “미스틱에 예능인이 많은데, MBC에 너무 많이 밀어 넣는다. 유착 관계·밀월 관계를 파헤쳐야 한다”고 하자 윤종신은 “코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엔)도 엄청나다”며 “(이경규를 포함해) 이휘재·유세윤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코엔에는 유세윤·장동민·유상무·이경실·현영·장윤정·김숙 등 50여 명의 연예인이 있다. 또한 코엔은 KBS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나를 돌아봐]·SBS [일요일이 좋다] ‘아빠를 부탁해’·tvN [화성인 바이러스]·[오늘부터 대학생] 등 많은 지상파와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 때문에 장동민·유상무·유세윤이 팟캐스트 [옹달샘 꿈꾸는 라디오]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혐오발언을 하고,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피해자를 비하한 뒤에도 계속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코엔의 영향력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후 장동민이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한부모 가정 어린이를 조롱하는 개그를 한 뒤 논란은 다시 반복됐다. 또한 장동민이 최근 새롭게 출연한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거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래서 “[나를 돌아봐]에 장동민을 끼워 넣은 게 과연 우연일까”([엔터미디어]), “[나를 돌아봐]의 제작사는 장동민의 소속사인 코엔스타즈와 한 식구인 코엔미디어다. 그의 복귀가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티브이데일리]) 등 여러 매체에서 장동민이 활동 가능한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답을 얻기는 어렵다. 코엔 측과 장동민을 캐스팅한 제작진이 코엔이 캐스팅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코엔 측은 “우리가 그렇게 힘이 있었다면 [코미디 빅리그]에서 논란이 있은 후 [나를 돌아봐]에서 장동민 분량이 통편집되는 일은 없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코엔은 제작을 담당하지만 연출은 대부분 각 방송사 PD가 맡는다. 코엔의 역할은 제작진에 필요한 인력을 채우거나 PPL을 받아와 제작비를 조달하는 등의 역할이다. 캐스팅과 방송 내용에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그럼에도 코엔이 방송사에 영향력을 갖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PD는 “코엔은 프로그램 기획팀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안다. 그 팀은 이슈가 있으면 기획서가 30~40개 나올 정도여서 파일럿에 빨리 기획안을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예능인들이 많아서 제작도 용이하다. 이게 그들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코엔 소속의 예능인을 섭외하기 어려울 때 코엔에서 제작에 나서면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된다. 예를 들어 MBN [도시탈출 외인구단]은 이경규의 섭외가 어려웠을 텐데 코엔이 제작하면서 해결해줬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연예인은 “코엔과 계약하면 아무래도 예능에 들어가기 수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동민의 출연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히려 장동민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제작진의 시각이다. 작년 장동민을 캐스팅했던 케이블 채널의 한 PD는 “장동민이 잘하기 때문에 섭외했다. 이미 사과를 했기 때문에 섭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KBS 관계자는 “겉보기에는 코엔의 끼워 팔기처럼 보이지만 PD가 장동민을 다시 넣고 싶어 했다”고 말했고, tvN의 홍보 담당자는 “[집밥 백선생 2]에 장동민이 섭외된 이유는 그의 캐릭터성이 좋고 요리를 못하기 때문이며, 지금은 [집밥 백선생 2]의 일원이기 때문에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외적인 일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에 관한 논란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생각한 PD도 있었다. “한쪽에서 논란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전체 여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잘한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한 지상파 PD의 말은 지금 방송사가 장동민의 발언과 관련된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굳이 코엔이 캐스팅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방송사 제작진은 장동민에 관한 논란을 마무리된 일, 또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장동민의 발언에 대한 논란과 그에 대한 방송사의 대응은 지금 현재 한국 매스미디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준다. 소속 연예인이 많은 제작사는 방송사의 제작사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제작에 참여하고, PPL 등으로 제작비 문제도 해결한다. 그만큼 제작사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프로그램 제작에서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방송사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라도 그대로 활동시킨다. 여성혐오나 한부모 자녀 등 약자에 대한 혐오 발언은 더욱 너그럽다. 그것에 대한 비판 의견은 소수의 것으로 치부되고, 노이즈 마케팅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악한 의도가 빚어낸 카르텔이기보다는 안일하거나 문제의식조차 없이 오직 시청률만 원한다. 2016년 한국의 어떤 프로그램들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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