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아이언맨 vs 캡틴 아메리카 영화제

2016.04.21
각기 다른 개성과 파워로 무장한 어벤져스 안에서도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있다. 천재‧엔지니어‧억만장자‧바람둥이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냉동인간‧애국자‧공무원‧순정파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는 전 지구적 위기가 아니었다면 평생 만날 일이 없었을 히어로들이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감각,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신념의 뿌리부터 다른 이 둘의 충돌은 애초에 예고되었던 것.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슈퍼 히어로 등록제’를 둘러싸고 맞붙게 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확인하기 전, 채널고정영화제로 이들이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복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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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2] 4/22(금) PM 7:00 채널CGV

[아이언맨] 시리즈 안에서 가장 아쉬운 완성도를 보였지만 토니 스타크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언맨]에서 시원하게 자신이 아이언맨임을 밝힌 토니 스타크는 이전의 어떤 히어로들도 해보지 못한 공개 히어로 활동을 이어간다. 슈퍼맨도, 배트맨도 모두 정체를 숨기기 급급했던 것과 달리 그는 수트를 입고 파티에 가고, 미녀들을 즐겁게 하는데 슈퍼 파워를 쓴다. 새로운 빌런 위플래시(미키 루크)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의 일상은 딱 록스타의 그것이다. 토니 스타크가 만든 마크 시리즈와 워 머신 같은 수트 역시 대의보다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엔지니어로서 열망을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철저히 자신밖에 모르던 남자가 얼떨결에 영웅의 자리에 오르면서 성장해가는 [아이언맨]에서 가장 설득력을 가지는 지점은 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할리우드에서 폭풍 같은 한 시절을 보내고 재기한 그가 가지는 상징성은 토니 스타크에게 맞춤옷처럼 어울렸다. 더욱이 잘난 척하는 맛에 사는 안하무인 비호감 캐릭터에 사랑스러움이라는 수트를 입힌‘로다주’의 코미디 감각은 [어벤져스]까지 이어지며 시리즈의 중심이 되어줬다.

[아이언맨 3] 4/22(금) PM 9:30 채널CGV

[아이언맨] 시리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로 인해 고뇌하는 히어로가 영웅 서사의 대세가 된 상황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아이언맨은 동굴에 숨는 대신 파티를 열었고, 자신을 노리는 적에게 기꺼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진지함이라고는 한 줌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시리즈도 [아이언맨 3]에 이르러 고민을 안게 되는데,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과 자신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 어벤져스와 함께 뉴욕에서 지구를 지켜낸 이후 그는 점점 더 수트 개발에 집착하게 되고, 페퍼(기네스 펠트로)와도 멀어진다.배트맨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더 큰 선의로 이겨냈다면 아이언맨은 똑같은 고민을 엔지니어로서의 자아로 돌파해나간다. 수트도, 자비스(폴 베타니)도 없이 공황장애에 허덕이며 그가 향한 곳은 홈디포. 가정용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용품을 파는 곳에서 구한 물건들로 장갑에 땜질을 하고, 조악한 약품으로 폭탄을 만들면서 그는 다시 자신을 찾는다. 능력과 재력은 뛰어났지만, 공감능력이나 사회성은 유아적인 수준에 머물던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고 다시 수트를 벗어던지는 사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챙길 줄 아는 어른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아이언맨 3]는 훌륭한 성장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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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 4/23(토) AM 12:00 채널CGV

억만장자 아이언맨, 괴력의 소유자 헐크, 심지어 토르라는 신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언제나 캡틴으로서 무게를 잡아주는 캡틴 아메리카. 그가 어째서 그렇게 고지식하고, 나라를 위할 수밖에 없는지 [퍼스트 어벤져]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사실[퍼스트 어벤져]는 온전히 캡틴 아메리카를 위해 할애됐다기보다는 다음 해에 나올 [어벤져스]를 위한 발판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어벤져스의 주축이 되는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를 서둘러 각인시키려다 보니 캡틴의 매력을 다 살리지 못했던 것도 사실. 영화는 토르와 아이어맨, 헐크와 달리 자신만의 시리즈가 없었던 캡틴 아메리카를 열심히 소개한다. 답답할 만큼 고지식하고 놀랄 만큼 선의로 가득한 이 영웅의 탄생은 그렇게 급조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만들어진 영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전장의 프로파간다로 쓰이면서도 극복한 그의 변화는 흥미롭다.하지만 곁에서 깐족대는 아이언맨이 없으니 그의 냉동인간식 유머를 들을 수 없어 어쩐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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