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김성근은 정말 승리를 원하는가

2016.04.20
프로야구 김성근 감독이 맡은 팀이 최하위를 하는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의 팀, 한화 이글스(이하 한화)가 올 시즌을 위해 외국인 선수와 FA 영입에 큰돈을 써 프로야구팀 중 연봉 총액 1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지난 17일 한화와 LG 트윈스(이하 LG)의 경기, 한화의 선발은 평균자책점 7.62의 송은범이었고 중심타선인 5번에는 타율 2할대 초반의 장민석이 나왔다. 반면 지난해 투-타의 중심이었던 에스밀 로저스와 김경언은 명확한 이유 없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승리에 기여할 선수는 경기장에 없고, 안 좋은 선수는 중용한다. 김성근 감독 스스로 승리와 가장 먼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경기에서 한화는 4:6으로 LG에 패배했다. 경기는 송은범이 4회 난조로 4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타자들에게 경기장에 남아 타격 연습을 하도록 지시했다. 4년간 3번 우승을 하던 SK 와이번스(이하 SK) 시절에도 그는 종종 타자들에게 이런 지시를 했다. 그러나 그때의 그는 지금처럼 지난해와 올해 내내 부진한 투수를 선발로 세우지 않았다. 또한 리그 상위권 타자 대신 중하위급 타자를 중심타선에 배치하고 이기라고 하지도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SK에서나 한화에서나 투수를 혹사하고, 경기 후에도 선수들을 연습시키며, 주전 선수도 2군으로 내려보낸다. 그러나 승리만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그의 행동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SK에서는 승리를 위한 행동이, 지금은 최소한 이유를 알 수 없거나 자신의 책임을 다른 선수에게 미루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프로야구 한 시즌이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김성근 감독처럼 좋은 투수를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던지게 하는 방식은 투수를 더 지치게 한다. 과거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양이 늘어난 타자들은 그런 투수의 공을 더 빠르고 강하게 때린다. 이런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이 아주 새로운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기는 경기에는 과거처럼 무조건 잘하는 투수들을 투입하되, 지는 경기에는 송은범처럼 부진한 투수를 내보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17일 경기에서도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부터 혹사 논란이 있었던 권혁을 투입했다. 6 대 0이 됐을 때는 그 전날 선발로도 잠깐 등판한 윤규진을 올렸다.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승리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자신의 방식으로 이기고 싶다는 조건이 붙은 것처럼 보인다.

김성근 감독이 야구계에서 극단적인 호불호의 대상이었던 것은 그가 오직 승리만을 추구하기 때문이었다. 승리를 위해서는 투수 혹사도 불사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승리를 위해 오직 실력만을 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주전일지라도 실력이 부족하면 2군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 승리를 위해 팀의 결속력이 필요할 때면 인기 선수라도 배제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2014년 강연료 세금만 3억을 낼 만큼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이유다. 그는 성과 때문에 선수를 혹사시키지만, 그 성과 때문에 공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 그러나 지금의 김성근 감독은 선발 투수가 약한 한화에 가장 도움이 될 에스밀 로저스를 어떤 이유에서든 안, 또는 못 올리고 있다. 타선의 핵심 중 한 명인 김경언은 2군으로 내려보냈다 지난 19일부터 뛰기 시작했다. 그가 현재 승리의 조건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틀린 방식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김성근 감독이 승리를 원한다면, 그는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의 문제는 단지 자신의 방식이 요즘 승리의 방식과 맞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승리보다 자신의 방식이 앞서 있는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일흔넷의 감독이 안 하던 일을 하는 것은 어렵다. 또한 자신의 방식으로 성과를 얻어낸 만큼, 그에게는 점점 더 많은 권한이 집중됐다. 승리가 제1의 가치인 사람이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권한을 통해 더욱 집요하게 승리를 추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더 이상 자신의 방식이 통하지 않을 때, 승리를 위해 자신이 맞다고 믿어왔던 것까지 버릴 수 있느냐다. 한화의 고바야시 투수 코치는 김성근 감독의 선발투수 운용과 일부 코치의 월권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스포츠동아])  감독이 성과를 바탕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모든 영역을 통제할 때, 그의 과실을 개선하기란 어렵다. 그 점에서 김성근 감독의 현재는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를 증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뛰어난 개인은 때로는 시대를 앞서갈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 그것이 불가능할 때, 개인의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하는 것은 다수로 이뤄진 시스템의 합리적인 조언을 통한 발전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의 자신이 승리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을까. 그는 선수들에게 늘 그런 자세를 요구해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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