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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대장’은 왜 그렇게까지 노래해야 할까

2016.04.18
MBC [일밤] ‘복면가왕’에서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이 처음 가왕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겨울이었고, 어느덧 봄이 됐으며, 벚꽃이 하나둘 지고 있는 지금까지도 그는 여전히 가왕이다. 6연속 복면가왕, 12주째 장기집권. 그리고 ‘당연히’ 그의 정체는 아직 모른다.

“제 모든 장기와 영혼을 빼서 노래를 할 거예요. 저기 의자에 좀 앉고 싶어요.” 그를 첫 가왕의 자리에 오르게 했던 넥스트의 ‘Lazenca, Save Us’를 부르기 전, 음악대장이 한 말은 그가 ‘복면가왕’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는 연승을 했다고 해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처럼 ‘한 오백년’ 같은 모험적인 시도를 하거나, ‘여전사 캣츠걸’ 차지연처럼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고음을 넣어두고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덤덤하게 부르거나 하지 않는다. 마치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듯한 선곡을 한 두 사람과 딜리, 음악대장은 ‘복면가왕’의 관객들이 가장 좋아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모든 것을 내던지는 라이브로 6연승을 기록했다.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를 때는 전인권이나 이적과 달리 클라이맥스에서 거침없이 고음을 내지르고, 처음에는 김형석과 김현철이 “여자일 수도 있겠다”고 착각할 만큼 높은 음역대를 자신만만하게 넘나든다. 심지어 5명이 나눠서 불렀던 빅뱅의 ‘Fantastic Baby’를 혼자 소화할 땐 잠시 쉬어가는 부분도 없이 내내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관객은 노래하는 알파고 같은 그의 가창력과 퍼포먼스에 환호하고, 그는 연승을 거듭할수록 이른바 ‘끝판왕’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음악대장은 왠지 [일밤] ‘나는 가수다’가 있다면 처음 나오자마자 1위를 할 수도 있을 법한 완벽한 하드웨어를 갖췄고, 동시에 최고로 멋있게 보이겠다는 야심까지 가졌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는 의자에서 내려올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 노래한다.


모두가 음악을 즐기는 복면가왕’에서 유독 승리를 갈망하는 음악대장이 욕심쟁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여가’ 무대를 본 후 ‘복면가왕’의 패널 김구라는 “여름까지 저 옷을 입고 고생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가왕이 장기집권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데, 저 사람은 호감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들국화부터 넥스트,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30-40대에게 전설로 남아 있는 뮤지션들의 곡을 매주 선택하고, 그것을 3옥타브로 질러낸다. 선곡부터 편곡, 퍼포먼스까지, 음악대장은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같은 프로그램이 할 일을 혼자 다 해내면서 그것을 3~4분의 시간에 응축한다. 선곡부터 노래가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을 완벽하게 사로잡겠다는 의지는, 단지 이기겠다는 욕심보다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갈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과거에 어떤 걸 그룹과 협연을 했다가 제대로 된 무대가 나오지 않아 한이 맺혔던 뮤지션처럼, 그는 2주에 한 번씩 서는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그 에너지는 복면을 뚫고 나와 관객을 매료시킨다. 노래하는 가수는 복면을 쓰고서라도 마치 단독 콘서트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관객은 기꺼이 그가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계속 신들린 무대를 보여주기를 원한다.

최고의 무대에 대한 갈망이 ‘복면가왕’이라는 게임의 룰을 바꿨다. 그리고 그는 이번 주에도 또다시 그렇게 노래할 것이다. 마치 막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때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2년 동안 활동을 하지 못해 무대에 굶주린 보컬리스트처럼. 음악대장의 정체가 정말 궁금하지만, 일단은 그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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