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미부터 김도연까지, [프로듀스 101]의 ‘최애’ 11명을 뽑다

2016.04.01

101명의 출연자가 이제 11명만 남는다. Mnet [프로듀스 101]의 방영 기간 동안 데뷔를 위해 힘껏 달렸던 출연자들에게 드디어 데뷔가 걸린 마지막 투표만 남은 지금, 11명의 필자가 그들이 꼭 한 표를 던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지의 글을 남겼다.


강미나, 사랑스러움의 결정체
두 눈이 다 감기도록 웃으며 등장할 때부터 생각했다. 강미나는 그냥, 사랑스럽기 위해 태어난 생명체가 아닐까? 포니테일을 한 채 가물가물한 눈으로 꾸벅꾸벅 조는 모습, 순위 발표를 기다릴 때마다 빨갛게 물드는 통통한 볼, 유난히 동그랗고 쫑긋한 귀, 연습에 열중하느라 마구 삐져나온 잔머리, 웃을 때마다 눈 아래 드러나는 인디언 보조개와 긴장하면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까지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깜찍하다. 이렇게 야망 따윈 모른다는 얼굴로 무대에만 올라가면 힘이 넘치는 소녀라니, 할 수만 있다면 맛있는 걸 잔뜩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 
글. 황효진

김도연, 어디서도 빛을 잃지 않는 최종병기 
[프로듀스 101]에서 김도연 찾기는 숨은그림찾기보다 어렵다. 그만큼 분량이 많지 않은 출연자지만, 그는 출연자들이 단체로 등장할 때 잠깐 비추기만 해도 단연 돋보인다. 멀리서 보면 볼수록 170cm의 신장에서 나오는 몸매는 눈에 띄고, 클로즈업으로 잡으면 도회적인 이미지의 분위기까지 있다. 그래서 그렇게 적은 분량에도 1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순위가 올랐다. ‘유리구슬’과 같은 청순한 무대부터 ‘Bang Bang’ 같은 파워풀한 안무까지, 어떠한 무대에 서 있어도 빛을 잃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최종병기다. 
글. 이지혜

김세정, 압도적인 생동감
마치 학교 수련회처럼 운영되는 [프로듀스 101]에서 김세정은 거의 유일하게 프로덕션 전체와 대등하게 눈을 마주하고 있다. 초자연적 힘에 의해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어른 같은 모습이다. 무엇이 주어져도 시원스럽게 달려드는 그의 ‘재밌겠다’는 표정의 뒤에는 뚜렷한 자아가 도사린다. 5회 동안 1위를 지키며 주위에서 대접해주는 것에 조금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그는 심지를 놓치지 않는다. 울어야 ‘그림’이 나올 때에도 그의 자존심은 한껏 기분 좋은 웃음을 덧씌운다. 1화의 전소미처럼, 끌어내려야 할 공적으로 비추고 싶어 하는 Mnet의 시선조차도 그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1위를 빼앗기는 순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밝게 축하를 보내는 모습의 단단함, 그것이 이 호탕한 눈웃음의 소유자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생동감의 원천이다. 김세정은 [프로듀스 101]에게 과분한 인물이다.
글. 미묘([아이돌로지] 편집장)

김소혜, 이상한 나라의 연습생
김소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다. 삼각형 무대 밖의 바닥을 가리키며 “그래도 제 칸이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자기소개로 상어송을 부르고 도깨비 언어로 인사했을 때, “너무 못해서 튀나 봐요”라고 자학하며 고개를 숙이고 엉엉 울 때. 김소혜는 문법이 없다. 프로그램이 가증스러운 얼굴로 시청자를 향해 가수가 되고 싶은 소녀들의 꿈을 응원해달라고 호소하는 순간, 카메라 앞에서 튀어나와 “저는 처음부터 가수의 꿈이 없었는데요?”라고 하는 느낌이라 환호하게 된다. 경상도 말 중에 ‘내가 낸데’라는 것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는 ‘자꾸 쳐다보면서 뭔 말을 하는지’로 설명할 수 있다. 김소혜는 노력형도, 천재형도 아닌 ‘내가 낸데’형 연습생으로 계속해서 11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 복길(시청자)

김청하, 역전의 주인공
김청하는 매 무대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화려한 댄스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다만 안타깝게도 실력에 비해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첫 순위공개 당시 37위를 한 후로도 한참이나 중상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다 포지션 평가 ‘Bang Bang’에서 뛰어난 안무 창작과 팀을 이끄는 리더십으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는 무대 아래서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들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매력을 더해나갔다. 결국 지난 방송에서 베네핏 없이 5위에 올랐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하던 아이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역전의 주인공이 된다. 훌륭한 아이돌 탄생 서사에 감격했다. 
글. 장지우(지우맨, 미술작가)

윤채경, 울면서 달리는 소녀
채경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웃어도 슬퍼 보이고 울면 너무 슬퍼 보이는 우리 채경 씨. 마치 망한 왕국의 공주 같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가진 채경 씨. 채경 씨가 조선의 마지막 공주였다면 왕정제가 부활했을 것이다. 이런 슬픔은 실제 사연과 결합하여 더 빛을 발한다. 채경 씨는 일본에서 퓨리티라는 팀으로 데뷔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고, 베이비카라 프로젝트에서도 탈락했고, 회사의 신생 걸 그룹 에이프릴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몰래카메라에서 회사에 빚만 잔뜩 있다며 오열할 때 마음이 무너져 내린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겠지. 사연만이 아니다. 능력치도 뛰어나다. 특히 ‘다시 만난 세계’나 ‘같은 곳에서’ 스타일의 노래에서 빛을 발한다.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는 고결한 소녀! 윤채경 힘내라!
글. 오지은(뮤지션)

이해인, 의지의 생존자
원하는 곡을 위해 몸싸움을 불사하고, ‘Irony’ 무대에서는 넥타이를 풀면서 “완전 노렸다”는 연습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줄어든 방송 분량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꿋꿋이 마지막 무대까지 생존한 이해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생존이 좀 더 이어지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알고 보면 팀의 동생들을 챙겨 주는 자상한 면모도 갖추고 있으니 더더욱.
글. 고예린

임나영, 성장서사의 정석
말 한마디 잘못해도 편집의 희생자가 되는 프로그램에서 무표정과 말없음 자체가 캐릭터가 됐다. 리더로서 할 일을 하고, 때로는 참아 넘기면서 시선을 끌었고,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몸과 춤, 노래와 랩을 하나씩 주목받게 하며 점점 순위가 올라갔다. Mnet이 쳐놓은 그물에 걸리지도, 지원도 받지 않은 채 자신이 갖춘 실력과 고유의 매력으로 자리를 잡은 몇 안 되는 출연자. 진짜 성장서사란 이런 것 아닌지. 
글. 강명석

전소미, 센터의 별 아래서 태어나다 
‘Mnet [식스틴]으로 인지도를 높인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이라는 정보를 빼고 그냥 101명 사이에 섞어두더라도 전소미는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을 게 분명한 소녀다. 인형처럼 또렷하고 화려한 이목구비에 늘씬한 체격도 눈에 띄지만, 무대에서의 불꽃 같은 에너지 이상으로 매력적인 건 주목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담백한 태도다. 라이벌 구도와 포지션 경쟁, 몰래카메라 등 끊임없이 ‘인성 논란’을 두려워하며 눈치를 보게 만드는 프로그램의 덫에 걸려들지 않고, 2등을 했을 때도 “꿈은 크게 꾸고 싶다”며 1등을 원한다고 씩씩하게 말하던 소녀의 꿈을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글. 최지은 

최유정, 언제나 궁금한 새 얼굴의 주인공
처음에는 잔혹한 서바이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소심하고 ‘쭈글쭈글한’ 참가자인 줄 알았다. 고음은 유연정이 냈는데 본인이 박수를 치며 눈물을 글썽일 때는 당황스럽지만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길쭉길쭉한 팔다리로 파워풀한 춤을 선보이는 멤버들이 포진한 ‘Bang Bang’ 무대에서 묻히기는커녕 작지만 옹골차고 야무진 춤사위와 ‘잔망스러운’ 윙크를 보여주며 현장 투표 1위를 차지했다. 동생처럼 귀엽다는 다소 안전한 캐릭터 너머의 새로움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그는, 다음에는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까.
글. 임수연

한혜리, 내겐 너무 또렷한 새소리
첫 등장 때, 누구도 그녀가 성인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능숙하게 퍼포먼스를 펼치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한혜리는 마치 알프스 소녀 같은 의상을 입고 아동극에 가까운 무대를 소화해냈다. [프로듀스 101] 큐트 3대장을 꼽는다면 최유정‧강미나‧한혜리가 있겠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혜리는 무대에서 다른 둘 만큼 강력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핫이슈’와 ‘오늘부터 우리는’, ‘같은 곳에서’를 거치면서 또렷하게 각인된 한혜리의 목소리는 마치 시냇물에서 종종거리며 노니는 새의 노래처럼 엄청난 변별력을 갖는다. 101명 가운데 한 소절 듣자마자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건 김주나와 한혜리뿐이니 말이다. 게다가 늘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고 재잘거리는 것 같은 그녀가 “답답하니까 빨리 정하자”라고 소녀들을 다잡을 땐 졸졸거리던 시냇물이 콸콸 흐르는 느낌이었다. 한혜리가 가진 귀여움의 반전이 박력이었다니 너무 좋아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우리는 그걸 ‘짹크러쉬’라 부른다. 
글. 진명현(독립영화 스튜디오 MOVemen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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