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여군특집│② 왕언니부터 4차원까지, ‘여군특집’이라는 캐릭터 쇼

2016.03.08
MBC [일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하 ‘여군특집’)의 출연자들은 마치 만화처럼 각자의 캐릭터가 정해져 있다. 물론 출연자의 의도라기보다는 제작진의 편집 등이 가미된 결과겠지만, 시즌 4에까지 이르기까지 ‘여군특집’은 매번 출연자는 달라도 역할들은 항상 고정되어 있다. 왕언니, 아기 병사, 4차원, 에이스 등의 캐릭터들은 늘 반복되고, 출연자들은 이런 모습을 통해 호감을 얻기도 하지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진짜 사나이’가 여성 출연자에게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을 얼마나 잘 따를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왕언니: 라미란, 김지영, 전미라, 김성은 등
‘여군특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 중 하나는 “여자가 아니라 군인이 되어라”지만, 어머니는 여성이 아닌지 결혼한 여성에게는 끊임없이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강조한다. 결혼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시작부터 아이와 헤어지며 이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편지를 작성할 때는 아이들 생각에 눈물을 흘린다. 또한 고통스러운 순간에는 “출산의 고통”을 떠올리고, 시즌 1의 라미란이 꿀호떡을 준비하거나 시즌 3의 전미라가 훈련에서 이탈하려는 제시에게 계속 용기를 주는 말을 하는 등 말 그대로 어머니의 역할을 담당한다. 제작진은 전미라에게 ‘마더 미라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UP 라미란: 대대장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왕언니로서 역할을 수행했고, 그만큼 좋은 이미지를 얻었다. 이후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쌍문동 중년 여성들의 왕언니라 할 수 있는 ‘미란’을, 영화 [히말라야]에서는 엄홍길(황정민)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의 유일한 여성대원으로 남성 못지않은 배짱과 담력을 가진 조명애를 연기했다.
DOWN 김지영: 식사시간에 막내 보미를 챙기는 등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허리통증으로 훈련에서 분량이 줄었다. 왕언니 캐릭터는 멤버들을 다독거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라미란, 전미라처럼 훈련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아기 병사: 혜리, 보미, 최진, 다현 등
걸스데이의 혜리, 에이핑크의 보미, CLC의 최유진, 트와이스의 다현처럼 걸 그룹 멤버들이 주로 막내를 의미하는 아기 병사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유독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프로필상의 키와 몸무게가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결국 편집을 통해 프로필상 수치와 신체검사의 수치를 비교당한다. 군대 내에서 산발이 되거나 얼굴이 망가진 모습이 나오면 걸 그룹으로 활동할 당시의 무대사진이 교차편집으로 나오기도 한다. 또한 ‘먹방’도 이들의 역할. 얼굴만큼 큰 쌈을 싸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통해 어떤 일이 있어도 즐겁게 식사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해맑음과 소탈함이 부각된다. 그리고 시즌 4의 김성은은 신체검사 때부터 다현 눈에 붙어 있는 눈곱을 떼어주며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부여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아기 병사 캐릭터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초반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다른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UP 혜리: 훈련소를 퇴소하며 분대장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엉엉 울다가 “아이잉”이라는 애교로 한 방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라면, 도시락 등 비교적 대중적으로 저렴하게 찾는 물건의 광고모델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부각되며 광고료가 “2억 원대”로 올랐다. 이후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을 거쳐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이 되며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DOWN 보미: 언론에서는 혜리와 보미를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지만, 보미가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는 못하고, ‘먹방’은 다소 과장돼 보인다는 이유로 인터넷상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4차원: 지나, 강예원, 제시, 차오루 등
“선임”을 “스님”으로 알아듣거나, 군대에서 다리를 꼬고 앉고, ‘다나까’ 어미를 하지 못해 갑자기 “잊으시오”라는 사극톤으로 말하기도 한다. 웃음을 보이면 안 되는 군대에서 독특한 언행을 보여주는 캐릭터들. 보통 해외에서 살다 온 연예인들이 이 역할을 맡는데, 이들이 군대와 마주했을 때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반응들로 재미를 일으킨다. 그러나 제시는 공황장애처럼 심장이 아프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했고, 엠버는 당황해서 제대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등 당사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UP 제시: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언제 싸움을 걸지 알 수 없는 무서운 캐릭터에서 ‘여군특집’을 통해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다. 또한 지상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폭넓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싱글 ‘쎈언니’로 자신의 캐릭터를 보다 확고히 했다.
DOWN 강예원: 생활관에서 발견된 과자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저는 초코파이만 먹습니다”라고 말하는 엉뚱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외다리 코스에서 울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비주얼 담당: 김소연, 이다희, 한채아, 나나 등
이다희, 신소율, 한채아 등 주로 배우들이 맡는다. 이들은 입대 전까지는 섹시하거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다 입대 후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채아는 코를 파고, 이다희는 ‘학다리’로 불리며 몸 개그를 보여줬다. 또한 미녀로 유명한 이들의 밝혀지지 않았던 모습을 강조하는 편집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즌 4의 차오루가 했던 “나나의 민낯을 보고, 전효성과 샤워를 같이 하겠다”는 발언은 어뷰징 기사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시즌 2의 안영미가 “(샤워실에서) 다들 벗고 돌아다니는데 소대장만 옷 입고 멀뚱하게 지켜보고 서 있으니까 부끄럽다”는 발언에 제작진이 “그녀들의 은밀한 샤워법 공개”라는 자막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시즌 4에서는 나나, 공현주, 이채영 등 이런 역할을 할 출연자들이 더욱 늘어났다.

UP 김소연: KBS [아이리스] 등을 통해 강한 여전사 이미지를 구축한 김소연은 ‘여군특집’을 통해 몸은 약하지만 정신력은 강하고, 예의 바르고 애교 많은 이미지를 얻었다. 이후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DOWN 신소율: 논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원해서 분대장을 맡았음에도 체력적 한계로 전미라가 실질적인 리더를 하면서 이렇다 할 소득도 얻지 못했다. 여군 특수부대인 독거미 부대로 가기 전 중도 하차했다. 

에이스: 박승희, 엠버, 박하선, 전효성 등
‘로봇 군인’, ‘여군의 정석’ 혹은 ‘대령의 손녀’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월등한 체력과 집중력으로 모든 미션을 완료하고 군대에 완벽하게 적응한다. 박하선은 모든 훈련을 일명 ‘FM’으로 받고, 유격훈련 때 얼차려를 주기 위해 체조 번호를 물어본 것을 유일하게 대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훈련을 잘 소화하는 것보다는 성장서사가 있는 출연자가 더욱 주목받는다. 엠버는 처음에는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이후 의사소통이 조금씩 되면서 4차원 캐릭터에서 에이스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화제가 됐다.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출연자인 전효성 역시 치킨을 들고 입대해 중대장에게 하루 종일 혼이 나며 트러블 메이커가 된다. 그러나 의학, 해부학 시험에서 출연자 중 유일하게 시험에 통과하며 에이스가 됐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방송으로 주목받는 것과 실제 훈련을 잘 받는 것의 차이를 보여주는 캐릭터.

UP 엠버: 교관도 놀랄 만큼 포복을 잘하며 시즌 2의 실질적인 에이스가 됐고, 남녀 가리지 않고 호감 이미지를 얻었다. ‘여군특집’ 방영 중 솔로 앨범 [Shake That Brass]를 냈고,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더욱 인기가 올랐다.
DOWN: 에이스 캐릭터는 꾸준히 잘하는 경우가 많아 이미지가 나빠지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

개그우먼: 맹승지, 안영미, 김현숙, 김영희
시즌별로 생활관의 수다를 주도하기 위해 흥을 돋우는 개그우먼, 또는 코미디를 맡는 캐릭터들이 꼭 한 명씩 등장한다. 응원 시간에 분위기를 주도하던 안영미가 대표적인 예. 하지만 이들은 웃음뿐만 아니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맹승지는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고 김현숙은 멤버들끼리 수다를 떠는 장면에서 남성 분대장과 조교를 평가했다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제작진은 예고편에서 제시와 김현숙이 싸움을 한 것 같은 영상을 내보냈으나 실제로는 힘들어하는 제시를 다독여주는 모습이 방영되는 등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편집을 통해 웃음과 더불어 트러블 메이커의 역할로 부각될 수 있기에 출연자 입장에서는 특히 주의할 부분이 많다.

UP 안영미: 개그우먼으로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훈련소 입소 전 지인들이 “영창 갈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훈련을 받으며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 큰 논란 없이 촬영을 마쳤다.
DOWN 맹승지: 얼차려로 팔굽혀펴기 20회를 받는 중 “여자는 원래 무릎 꿇고 하는 겁니다”라는 발언으로, 인터넷 뉴스에서부터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동네북이 됐다고 할 만큼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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