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미모 월드컵’ 부추기는 시대의 원탑 스트라이커

2016.01.14
걸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는 요즘 ‘대세’로 불린다. 지난해 발표한 트와이스의 ‘우아하게’는 음원 차트를 역주행했고, 지난 주 SBS [인기가요]에서는 1위 후보에 올랐다. 쯔위를 비롯한 나연, 정연 등 트와이스 멤버들은 여세를 몰아 트렌드에 민감한 스마트폰 관련 광고에 출연했다. 쯔위 중심으로 촬영한 LG U+ CF의 제목은 ‘심쿵 쯔위’다. 윤박이 스마트폰으로 트와이스를 본 뒤 “쯔위 보더니 여친 잊음”이란 자막이 붙은 영상도 따로 나온 바 있다. 쯔위는 곧이어 LG U+의 보급형 스마트폰 Y6 CF에 단독 출연했고, 인터넷에 올라오는 쯔위 관련 사진에는 대부분 그의 외모에 감탄하는 댓글이 붙는다.

LG U+ CF가 쯔위를 보여주는 방식은 그가 지금 왜 주목 받는지에 대한 단서다. ‘심쿵 쯔위’의 카메라는 상큼하게 웃는 쯔위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반면 2탄인 ‘엘리베이터 쯔위’에서는 블랙 탱크탑과 핫팬츠를 입고 춤추는 쯔위의 골반 라인을 집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쫓는다. SK 텔레콤이 지난해 9월 스마트폰 루나 CF에서 시종일관 설현의 골반 라인을 화면에 담았던 것처럼 말이다. 쯔위는 한 브랜드가 CF를 두 편으로 나눠 촬영한 뒤 각각 얼굴과 몸매를 따로 부각시킬 만큼 외모에 관한 한 문자 그대로 ‘다 가졌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은 쯔위가 서툴게 공기놀이를 하자 “숨이 안 쉬어진다” 같은 댓글을 자막 처리했다. 온스타일 [더바디쇼 2] 제작진도 트와이스 멤버들에게 “쯔위 옆에 서길 두려워한다던데” 같은 질문을 던져, 쯔위의 외모를 부각시켰다.


쯔위는 169cm의 신장, 가는 몸, 탁월한 비율의 소유자지만 1980년대 홍콩 스타인 관지림·종초홍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얼굴도 갖췄다. 덕분에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가 몸의 선을 따라 원단을 재배치한 듯한 의상을 입혀도 섹시함만이 부각되진 않는다.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쯔위는 지금 이 순간 점점 더 정교해지는 미(美)의 경향을 반영한다. 김지미·정윤희·황신혜·김희선까지는 ‘압도적으로 예쁜 얼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 그러다 1999년 전지현의 삼성전자 마이젯 CF가 나왔다. 대중은 전지현 이후 얼굴과 몸이 모두 아름다운 스타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기준은 17년 동안 허리, 골반, 비율 등 보다 세밀한 평가 기준이 차례로 제시되면서 꾸준히 상향 조정됐다. 최근에는 날씬할 뿐 아니라 운동으로 다져진 적당한 근육까지 새로운 미덕이 됐다. 여기에 이성경·스테파니 리 등 모델 겸 연기자들의 등장으로 170cm 가까운 키도 조건 중 하나로 추가됐다. 그리고 2016년에는 ‘김태희의 얼굴+머슬녀의 몸’ 식으로 미의 기준을 또다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청순한 이목구비와 섹시한 분위기’, ‘무용수처럼 잔근육이 있고 뒷모습이 멋지며 특히 골반 라인이 환상적이지만 육중해 보이지 않는 몸매’. 미디어는 사실상 양립하기 어려울 것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미인들을 찾아내고, 대중은 이들이 제시한 스타들의 외모를 끊임없이 품평한다. 쯔위는 잘 다듬어진 몸매, 청순하고 고전적인 분위기, 원형에 가까운 날 것 그대로의 미모 등 이 벅찬 기준들을 모두 통과한 희귀한 사례다. 무대 위에서 자신의 비주얼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걸 그룹 멤버인데다 데뷔 전 사진 공개로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것까지 추가된, 일종의 종합판이다.

그러나 쯔위의 성공 사례는 ‘미 월드컵’이라할만한 이 현상에서, 원탑 스트라이커에게만 치중된 편향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기도 한다.의 기준은 정교해지는 동시에 다양해지고 있는데 한우 등급 매기듯 규격화된 잣대만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당장 쯔위가 속한 트와이스만 살펴봐도, 멤버 전원이 각기 다른 분위기라 멤버 간 매력 시너지가 극대화된 팀이다. 외모 면에서 백과사전형 걸 그룹이라 해도 좋을 만큼 멤버들의 비주얼이 고루 주목 받고 있다. 대중은 이와 더불어 이미 미인의 범주를 류혜영·박소담·한예리의 아름다움으로 확장했지만, 미디어는 계속 난이도를 높여가며 시대별·연령별 미녀 계보에 집착하거나 걸 그룹 외모 갑(甲)’ 식의 서열화에 매달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주기로. 한 명의 여자 연예인에게 얼굴, 몸매, 분위기, 겸손한 태도, 스타로서의 아우라까지 요구하는 가혹한 상황에서 쯔위가 이례적으로 발견되긴 했다. 기준선이 다시 상향 조정된 가운데, 미디어는 또 어떤 미의 기준을 제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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