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너무 빨리 도착한 예언가

2015.12.10
프린스는 1978년에 데뷔했다. 그는 펑크의 도래 이후 백인/록 음악 중심으로 재편된 음악 시장에서 흑인/R&B 음악을 다시 주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로 마이클 잭슨과 함께 공로를 인정받는다. 평생 1억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고, 2004년 자격이 되자마자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한 마디로 거물이자 전설이다. 동시에 데뷔 초의 어마어마한 생산성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최근에도 여전히 앨범을 쏟아 낸다. 최신작 [HitNRun Phase One]은 38번째 정규 앨범이다. 다만 그의 새로운 음악이 더 이상 유의미한 대중적 히트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관심이 없다면 그가 새 앨범을 내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프린스는 오래된 카탈로그와 추억을 따라 공연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노쇠함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음악 관련 뉴스에 등장하는 빈도를 본다면 그의 존재와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최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배분 이슈와 결부되어 과거 그의 행적은 일종의 선지자(visionary)처럼 보이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음반 시대부터 음악가의 권리와 수익배분의 문제에 가장 민감하고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다. 프린스는 19살 때 워너 브라더스 레코즈와 첫 녹음 계약을 맺었다. 당시 그는 곡을 쓰고 앨범을 프로듀스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창작 상의 권리와 더불어 자신의 음악을 R&B로 국한하지 않고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훗날 워너가 앨범 발매주기를 조정하여 프린스의 창작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촉발된 갈등과 소송이 이 주제에 관하여 가장 유명한 사건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프린스’라는 이름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앨범을 만드는 권리를 원했다.

동시에 프린스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가장 앞선 방식으로 활용하고자 애썼던 예술가다. 그는 1997년 미발표곡 모음 앨범 [Crystal Ball]을 인터넷을 통하여 직접 예약판매 했다. 그 이후 출시와 배송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과 직접 유통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최초의 사례 중 하나다. 2001년에는 ‘NPG Music Club’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유료 구독자에게 독점 비디오와 음원을 제공했다. 이는 SNS와 디지털 음원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에 인터넷을 통하여 새로운 음악과 영상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유통채널을 넘어 소비자와의 직접 교류를 시도한 역사다. 이 웹사이트는 2006년 문을 닫았고, 그해 프린스는 인터넷 발전에 이바지한 이들을 위한 웨비 수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그가 제이지를 주축으로 아티스트의 권리를 보장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표방하는 타이달(TIDAL)에 단순히 참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고 신보 판매 창구를 제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음악가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도 스포티파이 같은 대중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프린스의 앨범은 들을 수 없다.

요컨대 프린스를 특징짓는 가치 중 하나로 음악에 대한 감수성만큼이나 민감한, 예술적 권한에 있어서 지나칠 정도의 엄격함을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 엄격함은 때때로 웃지 못할 사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 대한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히트곡 ‘Let’s Go Crazy’에 맞춰 춤을 추는 아기의 동영상이 삭제되었고, 그 부모의 고소로 인한 재판은 최근 합법적 이용(fair use)에 대한 중대한 판례를 낳았다. 그는 지금도 ‘스트리밍을 통해서 돈을 번 음악가가 있는가? 내가 옳았다’고 말한다. 이 완고함은 오랜 시간 그의 음악이 온전하게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때때로 안타깝다. 1990년대 후반 소속사와의 소송은 녹음계약을 빨리 종료하기 위한 밀어내기식 앨범 발매와 맞물려, 대중적으로 프린스를 1980년대의 영광에 묶어 놓았다.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만약 그가 경력 후반기 동안 꾸준히 안정적으로 활동했다면, 디지털 시대의 수익배분 이슈는 좀 더 빨리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 미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급변의 시대에는 자신의 권리와 그것이 침해받을 가능성에 대하여 단지 액수를 비교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세심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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