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이 화해를 노래하는 법

2015.11.12

아델의 ‘Hello’는 전 세계적인 히트 중이다. 30개국 가까운 나라에서 차트 1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21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노래 중 하나가 되면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빌보드 1위로 데뷔하고, 역사상 최초로 한 주에 100만 개의 음원을 팔았다. 주간 판매기록에서 음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1997년 엘튼 존의 다이애나 비 추모곡인 ‘Candle in the Wind’ 다음이다. 유튜브에서는 24시간 만에 2,770만 뷰를 기록했다. 마룬 5 정도를 제외하면 오디션이나 기타 음악에 관한 TV쇼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신곡으로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는 팝 아티스트가 거의 없다시피한 한국에서조차 해외 발매 후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공개가 늦어지면서 항의를 받을 지경이었다. 오는 20일 새 앨범 [25]가 공개된다면 수록곡 상당수를 실시간 차트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BBC는 이미 특별 쇼를 녹화했고, 앨범 발매에 즈음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의 여고생을 비롯하여 이미 수많은 이들의 커버 영상이 등장했다. 앨범이 나오는 남은 며칠 동안에도 사람들은 ‘Hello’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것이다.

‘Hello’는 어색할 정도로 직설적이다. 커버의 아델은 수화기를 들고 ‘Hello’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뮤직비디오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가사를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이 노래가 옛 연인에 대한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곡 자체는 90년대 디바들의 대형 발라드를 연상하게 만드는 면모마저 있다. 데뷔 당시 포크와 R&B에 고루 발을 디딘 백인 보컬리스트에서 미국 시장에 어울리는 주류 팝으로 변모한 그를 생각해도 좀 더 본격적이다. 하지만 아델이 셀린 디온은 아니다. 편곡은 아델의 목소리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이상을 의도하지 않는 것이 확실할 정도로 단순하다. 자비에 돌란이 감독한 비디오는 보통의 뮤직비디오가 그렇듯이 이미지를 나열하거나 스토리를 밀어 넣기보다 인물들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시하고 전달하는 것에 집중한다. 가사는 어느 때보다 깊다. 이 노래에는 아델이라는 특별한 개인과 보편적인 청자들의 정서가 동시에 배어있다. ‘Hello’는 세계적인 팝스타 아델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내가 당신과 얼마나 멀어진 존재가 되었는지, 당신에게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동시에 청자들에게는 그 이별이 얼마나 큰 상처를 동반하는 것이었고, 그만큼 당신에게 닿는 일이 어렵고, 그로 인하여 나 또한 상처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너와 나는 다르고, 백만 마일이나 떨어져 있어. 다른 쪽으로부터 Hello’라고 노래할 때 아델을 포함한 우리는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아델 스스로 지난 앨범 [21]이 이별에 대한 작품이라면, [25]는 화해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별의 감정은 분노(‘Rolling in the Deep’), 혹은 후회 섞인 포기(‘Someone Like You’) 또는 격렬한 그리움(‘Set Fire to the Rain’) 같은 다양한 감정으로 분출되어 역대 가장 성공적인 앨범을 만들어냈다. ‘화해’라는 주제가 이별처럼 공감하기 쉬운 주제에 비하여 어떤 음악적 결과물을 담아낼지 의아했던 사람이 있다면 ‘Hello’는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델은 좀 더 대중적인 접근에 자신을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노래가 구체성을 띄도록 하되, 그만큼 감정의 표현은 문학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집중력 있도록 한다. ‘Hello’가 아델의 가장 뛰어난 트랙은 아닐 수도 있지만, [25]라는 앨범의 첫 공개곡으로 가장 적합한 이유다. 이제 다음 주에는 앨범 전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글.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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