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③ 유아, 비니의 소원

2015.11.06
데뷔곡 ‘CUPID’에서는 사랑의 주문을 거는 소녀였고, ‘CLOSER’에서는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소녀다. 무대 위에서든 아래에서든, 이루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오마이걸의 여덟 소녀들이 눈을 반짝이며 들려준 이야기.


처음 ‘CLOSER’를 받았을 때 이 곡이 타이틀이 될 거라고 예상했나요? 
유아
: 사실 좀 직감적으로 이 곡이 타이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노래가 좋긴 한데, 아무래도 많은 걸 그룹이 시도하지 않은 곡이기도 하고, 신인인 저희가 시도하기에는 어려운 느낌이 분명 있었지만 곡이 반짝반짝했어요. 멤버들도 다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곡이라서 내심 이걸 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있었죠.

확한 스토리가 있는 곡은 아니잖아요. 이 곡은 어떤 노래구나 생각했어요?
유아
: 처음에 사운드 소스가 다 들리니까 여기는 우주이고, 별들이 반짝이고, 행성들이 떠다니는 공상적인 느낌이었어요. 이 곡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왠지 이 곡의 주인공들은 사람은 아니고, 사람의 형체를 한 외계인이지 않을까. 그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거겠죠. 외계에서 온 사람이 저라면, 제가 우주의 어떤 행성에 앉아서 슬프게 노래하는 거예요. 지구에 있는 어떤 대상을 그리워하며 수많은 별들과 우주의 풍경 속에 앉아서 슬픔을 담아 담담하게 노래해요. 그런 이미지가 그려졌어요. 이런 유사한 이미지의 매체들도 접하면서 그 느낌을 살리려했어요.

어떤 걸 봤나요?
유아
: 밀라 요보비치가 나오는 영화 [제5원소] 같은 이야기 아닐까 혼자 생각했어요. 그 외에도 [말레피센트], [아바타] 같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영화들도 찾아서 봤고, 케이트 페리, 박지윤 선배님, 아이유 선배님 뮤직비디오를 많이 참고해서 표정연기나 분위기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유아는 ‘CLOSER’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잖아요. 부담감은 없었나요?
유아
: 처음에는 부담감을 좀 느꼈던 것 같아요. 곡을 연습하면서 멤버들이 많이 힘을 주기도 해서 부담감이 책임감으로 바뀌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 부분에서 이런 표정을 지으면 예쁠 것 같다고 말도 해주고, 고민도 많이 들어주고요.

안무도 굉장히 독특해요. 특히 손, 발의 각도 같은 디테일을 살리는 게 힘들었을 것 같아요.
유아
: 팔의 위치와 각도, 손가락의 모양들을 많이 신경 썼어요. ‘CUPID’ 때는 역동적인 게 많아서 포인트나 강약을 더 많이 주는 편이었고, ‘CLOSER’는 손 등의 디테일에서 감정이 나와요. 그래서 이 부분의 디테일은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맞춰나갔어요.

유아는 팀 내에서 미미와 같이 댄스라인이기도 하잖아요. 춤은 어떻게 배우게 됐어요?
유아
: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체능에 관심이 생겨서 배우게 됐어요. 처음에는 약간 중성적인 춤을 먼저 배웠는데 이상하게 여성적인 스타일로 바뀌었어요. 춤도 사람의 성격에 따라 변하나 봐요. 저도 원래는 힘 빡 주는 그런 춤을 췄는데 몸 선을 강조하는 춤으로 저도 모르게 바뀌더라고요. 그리고 오빠가 안무가이기도 하고요. 방송 댄스는 아니고 얼반 힙합 계열의 안무를 짜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안무가인데 파워풀하고 탄력이 좋아요. 오빠가 하는 학원이 외국에서 유명한 학원이어서 영상 조회수가 저보다 많아요. 영상이 올라오면 하루 만에 4만, 조금 지나면 10만 이렇게 오르더라고요. 댓글도 외국 분들이 많이 달아주고. 오빠 조회수가 저보다 높아서 충격받았어요. 더 분발하겠습니다!

오빠가 안무가고 유아도 가수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하시진 않았나요?
유아
: 7살 때 거북이가 답답해 보여서 한강에 방생을 했어요. 이게 불법이고 지금 생각하면 잘못한 일인데 그때는 [인어공주]에서 거북이가 헤엄치는 걸 보고 ‘우리 집 거북이도 저렇게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아빠한테 걸려서 혼났어요. 그렇게 엄하신 편은 아니셨는데 제가 바르게 자라길 바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댄스학원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도 반대가 심하셨어요. 한 달 내내 울면서 매달렸더니 결국 허락하시더라고요. 세종대학교 실용무용과를 들어갔다가 가수를 한다고 했을 때도 “너 같은 애는 널렸다”고 말씀하셨지만 오디션에 막상 붙고 나니까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말하면서 계속 손으로 표현을 하네요.
유아
: 구연동화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웃음) 영화 더빙이나 유치원 선생님 같은 것도요. 저도 유치원 선생님은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춤도 잘 추지만 어릴 때 육상선수를 했을 만큼 운동도 잘하잖아요. 비니와 대결해본다면 누가 이길 것 같아요?
유아
: 아버지가 기계체조를 하셔서 몸의 탄력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육상에서는 제가 비니에게 졌어요. MBC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에서 저보다 잘 뛰더라고요. 저도 분명히 예전에 빨랐던 것 같고, 구대회에서 1등 하고 시대회 나가서 결승전까지 갔는데. 이제 옛날이야기인 것 같아요. (웃음) 지금은 그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비니보다 힘이 빠졌지만 그래도 춤을 출 때나 점프를 할 때는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유아
: 저는 연습생 때는 노래를 잘 하고 춤을 잘 추는 것처럼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데뷔하고 나니까 내적으로 좀 강해야 하고, 자기 자신을 좀 깨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내 자신이 제일 큰 적이구나 느끼고 내적인 갈등을 많이 해결하는 게 춤, 노래만큼 중요하구나 느꼈어요. 그래서 저 자신을 이기는 훈련을 하고 새로운 걸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나중에 뮤지컬도 해보고 싶고, 연기도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괴짜 같으면서 약간 사랑스러운 역할이면 꼭 해보고 싶어요. 


MBC every1 [주간 아이돌]에 나가고 싶어 했는데, 드디어 출연하게 됐어요.
비니
: 출연한다고 해서 개인기 준비도 많이 했는데 저도 그렇고 멤버들도 전부 보여주지 못했어요. 따로 시간을 들여 연습한 건 아니지만 차에서 대기할 때 다들 틈틈이 연습을 나름 많이 했거든요. 저는 동물 묘사를 잘하는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게 너무 아쉬워요. 타조, 학, 거북이, 기린 이렇게 네 종류가 있는데 더 개발해볼 생각이에요. 동물을 좋아해서 집에서는 계속 강아지를 키우기도 했고, 동물 다큐멘터리를 자주 봐요. 그걸 보면 동물들 움직이는 특징이 다 달라서 따라 하는 게 재미있거든요.

어릴 때 연기를 배워서 그런 특징을 잘 잡나 봐요.
비니
: 연기를 먼저 시작하기는 했어요. 집이 강원도 춘천인데 어릴 때는 경춘선이 생기기 전이어서 시외버스를 타고 연기 학원을 다녔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엄마랑 같이 다녔는데 엄마도 엄마의 할 일이 있고 그때는 길이 익숙해져서 혼자서 다니게 됐어요. 그러나가 가수를 꿈꾸게 되고, 청소년문화회관을 빌려서 혼자 스피커 꽂아놓고 연습도 하고,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혼자 동분서주하면서 그렇게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지금의 소속사 오디션을 친구가 같이 보자고 해서 들어오게 됐어요.

춘천에서 서울까지 나오려면 상당히 오래 걸렸겠어요.
비니
: 그때는 거의 2시간~2시간 30분 정도 여유를 잡아야 했어요. 그래서 왕복 5시간 정도. 사실 5시간을 왕복하면 밥 먹을 시간이 없거든요. 버스에서 냄새 안 나는 간식을 사서 조금씩 먹기도 하고, 노래도 듣고, 잠이 부족하면 잠도 자고 그랬어요.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먼저 하겠다고 했으니까 그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때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는 것도 좋았고 자투리 시간에 뭘 할 수도 있었고.

배우는 게 재미있나요?
비니
: 배우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연기나 음악을 배우는 것도 좋아했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내가 이번 시험에 몇 등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이해하고 자야지, 여기까지 풀어야지, 이렇게 공부를 하는 편이었어요. 제일 높았던 점수는 반에서 5등 전교 50등 정도. 그런데 데뷔를 하고 나니까 딱히 공부를 할 게 없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까 스도쿠를 하게 됐어요.

문제 푸는 걸 좋아하나 봐요. 그래서 JTBC [크라임씬]에 나가고 싶었다고 한 건가요?
비니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추리물이나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같은 미스터리 형식의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숙소에 있을 때 [크라임씬]을 자주 봤어요. 문제를 맞추고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미미: [크라임씬]을 같이 봤는데, 비니는 범인을 다 맞췄어요.)

혹시 이과를 선택했나요?
비니
: 아니요. 문과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는데 다른 멤버들은 노래의 스토리를 먼저 떠올리는데 저는 ‘CLOSER’를 처음 들었을 때 진동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때는 아직 가사가 안 붙어 있어서 리듬이나 세션을 주로 듣게 되는데, 웅장하기도 하고 쿵쿵 울림이 있는 게 거대한 진동, 파장 이런 느낌이요.

공부도 하고, 연습도 해야 해서 피곤하거나 지치지는 않았나요?
비니
: 사실 체력이 좋아서 그런 생각은 못 했어요. (웃음) 쉬는 날도 활동적인 편이라 친구들이랑 놀러 가고, 운동하고 그랬어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가 봐요. 아버지는 권투를 배우셨고, 엄마도 학생 때 육상부셨대요. 오빠는 유도랑 야구를 하고. 저도 탁구도 해보고, 오빠가 요즘 세상이 위험하다고 유도도 가르쳐주고.

야구에도 관심이 있나요?
비니
: 야구는 해보지는 않았지만 야구 경기는 아빠랑 같이 보고, 오빠가 야구 하러 가면 따라가서 봤어요. 예전에 유아 언니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시구하던 날 처음으로 야구장을 갔어요. 집이 춘천이라서 실제로 야구장을 가보지 못했었는데 그때는 “내가 실제로 경기를 보다니!” 하면서 감격했어요.

이렇게 씩씩한데 MBC MUSIC [오마이걸 캐스트]에서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어요.
비니
: 그때 저희 어머니와 승희 언니 어머니가 오셨거든요. 데뷔하고 처음 만나보는 자리였는데, 오신 줄 전혀 모르기도 했고 연습생 때도 가족 보면 약해질까 봐 더 안 보러 가고 그랬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만나니까 그동안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했던 게 울컥하고 나온 것 같아요.

데뷔 후 200일 정도가 지났는데, 데뷔할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요?
비니
: 연습생 때는 데뷔하기 위해서는 춤, 노래, 표정연기 이런 겉으로 드러나는 실력이 뛰어난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게 전부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 실력 안에 더 많은 게 포함되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말을 하는 거라든지 표정연기도 그냥 예쁘게 보이는 거 말고도 다양한 게 있고 그걸 다 할 줄 알아야 가수가 될 수 있구나 생각해요.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게 더 많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글. 이지혜
아트디렉터. 정명희
사진. 이진혁(KoiWorks)
영상. 전유림
스타일리스트. 김정영, 김보나
헤어. 서윤
메이크업. 신애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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