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가 30쇄를 찍었다고?

2015.10.30


애니북스에서 출판한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 단행본이 30쇄를 찍었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웹툰의 6할은 초판을 소화하지 못하고, 10쇄 이상 넘어가는 책 역시 그리 많지 않다”는 애니북스 천강원 편집자의 말이나, 애니북스의 또 다른 만화 베스트셀러 [십팔사략]이 2004년 발간해 현재 30쇄를 넘긴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량이다. [신과 함께] 박스세트가 책으로는 할인가를 적용해도 80,100원인 반면 웹툰 형태로 판매되는 네이버북스에서는 36,000원으로 영구소장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책이 들어온 후 다 팔리기까지 보통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단기간에 확 잘 팔리는 작품은 아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정진범 과장의 말처럼 [신과 함께]는 빠른 속도로 팔리지 않았다. 반디앤루니스 여의도점의 김순애 주임 역시 “[신과 함께]가 서점가에서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던 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초반에 판매량이 몰렸거나 특정한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신과 함께]의 영화화와 하정우의 캐스팅이 화제가 된 것은 최근이고, 애니북스에 따르면 [신과 함께] 출간 후 증쇄에는 한 달 정도가 걸렸다. 빠르면 1~2주 안에 증쇄가 들어오는 출판시장에서 그리 큰 반응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해부터는 1~2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증쇄했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신과 함께: 이승편 상.하 세트]가 만화부문 베스트셀러 top 100에 31주 동안 머물렀다.

애니북스는 “중·고등학교 시절 고전문학을 통해 배우던 권선징악 같은 가치가 현대에 와서는 식상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작가들이 이를 비틀려는 시도를 하는데, [신과 함께]는 권선징악을 내세우면서도 훌륭한 서사를 만들어낸 것이 판매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기에 우리나라 신화를 모티브 삼아 지식 습득의 기능까지 해내고 있다”며 [신과 함께]의 인기 원인을 분석했다. [신과 함께]는 한국의 신화와 전설들을 토대로 현대 한국에서 저승사자들이 활동 중이라는 설정을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냈다. 그만큼 10~20대가 많은 기존 웹툰 독자뿐만 아니라 웹툰을 많이 읽지 않는 세대에게 접근하기 좋았고, 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도 적합했다. “[신과 함께]는 학생들의 요청도 있었고, 이 책을 ‘한국구비문학의 세계’의 지정도서로 선정한 담당 교수님의 요청도 있어 들여놓게 됐다”는 이화여대 중앙도서관 측의 입장은 [신과 함께]가 많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도서관은 일반적으로 만화를 비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신과 함께]는 교육적으로도 가치를 갖고 있기에 갖추는 것이다. 실제로 오산시 초평도서관에서는 [신과 함께: 신화편]이 일반 대여 1위를 하고,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도 [신과 함께]가 대출도서 상위 20위 안에 있다. 주호민 작가가 작품을 만들며 넣은 탄탄한 정보들이 교육적인 가치까지 갖게 됐고, 여기에 보편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또한 부모나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에게 권장할 수 있는 책이 된 것이다.

그래서 [신과 함께]는 지금 웹툰, 더 나아가 만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웹툰이 얼마든지 범대중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장르가 됐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면, [신과 함께]는 웹툰과 출판만화, 오락만화와 학습만화의 경계를 넘어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서 만화의 힘을 보여준다. 윤리적이고 교육적이며 동시에 오락적인 만화가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서 한 장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신과 함께]가 그랬던 것처럼, 유익하고 교훈적이며 본받아야할 결말 아닌가.

글.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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