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드와 함께 온 새로운 시대

2015.10.29

프랭크 오션이 일찍이 그래미를 받았고, 미겔이 그에 못지않은 의미 있는 활동을 보여주지만, 위켄드는 2015년 기록적인 히트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1등 공신은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OST에 수록된 ‘Earned It’이다. 이 노래는 이후에 나온 ‘Can't Feel My Face’‘The Hills’와 함께 올 여름 내내 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덕분에 이 3곡은 지난 여름 빌보드 R&B차트 1~3위에 한꺼번에 올라갔다.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The Hills’는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면서, 그 전까지 1위였던 ‘Can't Feel My Face’를 끌어내렸다. 최근에 테일러 스위프트나 리한나 정도가 보여준 파괴력이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 앨범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앨범차트 1위에 3주간 머물렀다. 역시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 이후 처음이다.

위켄드의 이 모든 성취는 매우 천천히 진행된 것들이 한꺼번에 터진 것에 가깝다. 그 점에서 지금 위켄드는 하나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는 2010년 20살의 겨울, 유튜브에 ‘What You Need’, ‘Loft Music’, 그리고 ‘The Morning’라는 세 곡의 노래를 업로드한다. 이때까지 위켄드라는 이름 외에 그에 관한 어떤 것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노래들은 블로그와 SNS를 시작으로, 음악 미디어와 동향의 래퍼 드레이크의 관심을 끈다. 2011년, 위켄드는 연달아 3장의 믹스테잎을 무료 공개한다. 이 시기에 위켄드는 드레이크 공연의 특별 게스트를 포함하여 공연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SNS 이외의 인터뷰는 하지 않는다. 그 해 연말 [House Of Balloons]을 비롯한 그의 믹스테잎은 ‘올해의 앨범’ 리스트와 각종 시상식에서 끊임없이 언급된다. 이 때 이미 그는 인디 음악계의 스타였다.


당시 몇몇 젊은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형태의 R&B로 주목 받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 하거나 믹스테잎이나 자가 발매의 형태로 선보였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보컬과 말 그대로 퍼져나가는 신디사이저, 드럼 사운드를 주조로 하되, 무엇보다 80~90년대 R&B의 유산을 밑바탕에 깔아놓는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힙합과 R&B 등의 흑인음악이 대중음악의 핵심에 자리한지 오래된 시대에, 바로 그 장르를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독립적 음악활동을 통해 구사한다. 여기에는 전자음악, 인디록, 포스트펑크 등 인디음악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자신들이 어린 시절 들었던 상업음악을 자양분으로 삼는 미묘한 아이러니가 작동한다. 사람들은 이들의 음악을 얼터너티브 R&B 혹은 PBR&B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단지 새로운 부류의 음악가들이 등장한 것이 아니라, 2010년대의 음악 산업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유튜브 시대가 앨범의 가치를 죽이고, 트랙 중심의 감상을 자리 잡게 했다는 혐의가 있지만, 역으로 음악을 다루는 미디어의 입장에서는 비정규적인 작업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졌다. 익숙한 형태의 앨범이 나온다는 것은 일정 수준의 자본을 필요로 하고, 이 말은 누군가 미디어에 앞서 그들에게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다. 그러나 음악을 만드는 일은 물론이고 그것을 유통하는 것에도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 상의 링크와 플레이버튼을 타고 돌아다니는 음악에서 미래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은 미디어의 중요한 임무가 되었다. 이것은 과거 공연장의 무명 아티스트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보다 더 어렵다. 인터넷은 공개된 장소이고,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음악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음악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켄드의 성공 방식은 지금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전히 새롭고 신선한 존재처럼 보이는 이유다. 이것은 그가 의도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과잉인 시대다. 나는 사람들이 ‘얘는 도대체 누구야?’라고 여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나의 경력이 오랫동안 이어지게 될 비결일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밝힌 바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스스로 추구하는 바를 놓지 않으면서도 성공을 일구는 태도는 음악 자체에서도 계속된다. 예를 들어 그는 음악 속에서 섹스와 약물을 전면적으로 다루지만, 자기 스스로 섹스어필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요컨대 그는 이 흐름의 다양한 일면을 한 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펼쳐낸다. 위켄드는 중요하고,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글.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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