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하연수, 오늘의 ‘짤’은 너다!

2015.09.21

동글동글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 반달로 곱게 휘어지는 눈, 시원하게 벌어지는 입꼬리, 아이돌같이 해맑은 표정. ‘하연수=꼬부기’라는 공식이 생길 만큼, 하연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꼬부기’와 닮았다. 이 둘을 비교하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아주 오래된 ‘짤방’일 정도고, BJ 유준호는 하연수가 출연한 요구르트 CF에 너 꼬부기라며?”라는 새로운 더빙을 덧붙여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심지어 웹툰 [Ho!]에서는 “학교 축제에 하연수가 나왔다”면서 꼬부기를 그려도 모두가 이해할 정도가 됐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하연수가 꼬부기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된 이유다.

‘꿀노잼.’ 하연수의 [마리텔] 전반전 1위 후 등장한 단어. 인터넷 방송 ‘독soo공방’에서 드라이플라워를 만들거나 일러스트를 가르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노잼’(심각하게 재미없다)이라 했지만, ‘꿀’이라는 단어를 앞에 달 만큼 하연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스물여섯의 성인, 그러나 어딘지 어설픈 몸동작으로 배시시 웃는 얼굴은 소녀와 어른 사이에서 시간이 유예된 듯 보였다. 그리고 그는 거북이 얼굴 모자와 등딱지를 메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로 “꼬북, 꼬북” 소리를 내며 바닥을 기어 다녔다. 시청자들이 “재미없는데 행복하다”고 했던 이유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소식에 스카이콩콩을 타며 기뻐하는 하연수는 그의 모든 동작을 캡처하고픈 욕구를 부른다. 이것이 SNS에 퍼지면서 과거 하연수의 귀여운 모습까지 다시 화제가 됐다. 대체 무슨 맥락에서 꼬부기 모습으로 바닥을 기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필요도, 궁금하지도 않다. 아무튼, 보기만 하면 행복해진다.


일본 가발 쇼핑몰 모델 시절에는 코스튬 플레이를 하듯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고,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Mnet [몬스타]에서는 풍성하기 긴 머리를 땋은 채 “뉴질랜드에서 양이랑 말해서 영어 못하는데요?”라고 말하는 세이였고, tvN [감자별]에서는 백설공주, 토끼 옷 등을 입는 상황에서도 늘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는 진아였다. 하연수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도 늘 만화에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연기했고, 그가 작품 속에서 보여준 외모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긴 호흡의 연기를 하는 순간마저도 이야기의 맥락과 별개로 순간적인 이미지로 캡처돼 사랑받는 얼굴. SNS가 활발해질수록 하연수가 유명해진 것은 필연적이었다. 그는 영상 캡처는 물론, 6초짜리 영상을 올리는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의 기억에 남는 연예인이 됐다.

물론 ‘짤방’은 이름을 알리는 데 유용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연기 활동을 할 수 없다. 게다가 하연수가 가진 독특함은 그와 어울리는 작품을 찾기 쉽지 않다. MBC [전설의 마녀]의 높은 시청률과는 별개로, 살인미수로 옥살이를 하며 대부분 죄수복을 입었던 하연수 개인이 회자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리텔]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이 하연수에게 보인 반응은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사진과 영상이 그에게 하나의 캐릭터가 됐음을 보여준다. 아무리 ‘노잼’이어도, 시청자가 원하는 옷을 입고 어설프게 움직이기만 해도 ‘꿀’이 된다. 이것은 어쩌면 하연수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에 관한 작은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꿀노잼’인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하연수를 잘 이해한 작품을 만나는 일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 순간이 온다면, 꼬부기도 어니부기로 진화할 수 있겠지.

글. 이지혜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한국, 광고, 혐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