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짜왕 vs 팔도 짜장면 1,500원의 행복

2015.08.27
농심 짜왕의 등장 후 짜장라면 시장은 12.5%나 성장했다. 그만큼 기존의 짜장라면보다 더욱 고급스러운 맛을 강조한 프리미엄 짜장라면은 라면 업계의 새로운 시장이 됐고, 이어 팔도 짜장면, 오뚜기 진짜장 등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팔도 짜장면은 이연복 셰프를 광고 모델로 캐스팅하면서 보다 제대로 된 짜장면에 가까운 맛이라는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과연 짜장면이 아닌 짜장라면에서 고급스러운 맛, 짜장면에 근접하거나 짜장면과 다르면서도 수준 높은 맛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그래서 프리미엄 짜장라면 시장을 개척하며 식감 좋은 면을 선보인 짜왕, 액체스프로 짜장면과 유사한 라면을 만든 팔도 짜장면을 비교해봤다. 1,500원으로 행복해지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하여.


면의 농심 짜왕 vs 스프의 팔도 짜장면
: 짜장면의 왕이라는 직관적인 이름답게, 짜장라면 업계의 매출 1위인 짜파게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익힌 면에 물을 7~8스푼 정도 넣은 뒤 짜파게티처럼 가루스프와 야채 풍미유를 넣고 비비면 짜파게티보다 맛이 업그레이드된 짜장라면이 완성된다. 짜파게티보다 굵어진 면발은 식감을 좋게 하고, 일반 라면에 비해 다소 긴 조리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면이 퍼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칼국수 면을 연상시키는 3mm의 가로로 굵은 면발은 시각적으로 풍성해 보이고, 면을 넘길 때 느껴지는 탱글탱글한 촉감이 입술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다른 짜장라면들의 탄수화물 중량이 88g라면 짜왕은 92g으로 더 높은 편이다.

팔도 짜장면: 팔도 짜장면은 오뚜기 3분 짜장처럼 건더기가 있는 액체스프를 익힌 면에 비벼 먹는 형태다. 짜왕에 포함된 야채 후레이크처럼 건완두콩과 건양배추가 포함되어 있고, 여기에 양파와 감자, 돼지고기가 건더기 형태로 들어가 있다. 팔도 짜장면처럼 후발주자로 들어온 오뚜기 진짜장이 액상스프를 이용해 불에 볶은 듯한 풍미를 강조했다면, 팔도 짜장면은 스프에 돈지(돼지기름)가 포함되어 있어 가루스프의 짜장라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소한 풍미가 매우 좋다. 마치 옛날 짜장면을 연상시키는 맛. 팔도 짜장면(지방 24g, 단백질 14g)은 짜왕(지방 22g, 단백질 10g)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며, 더욱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진다. 짜왕이 짠맛과 약한 단맛의 짜장라면에 가깝다면, 팔도 짜장면은 고소한 맛과 짠맛이 강한 짜장면을 먹는 느낌이다.

최적의 레시피가 없는 농심 짜왕 vs 요리로서의 확장성이 높은 팔도 짜장면
: 짜파게티에는 너구리와 섞어 먹는 짜파구리라는 최적화된 레시피가 있었다. 짜파게티의 통통한 면과 너구리의 오동통한 면과 스프의 맛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짜파게티보다 풍미가 살아 있는 짜왕은 너구리와 만나면 호불호가 갈린다. 따라서 포털사이트에서 짜왕을 검색하면 ‘짜왕 맛있게 먹는 법’이라는 연관검색어가 생기기도 했고, 유사 면발인 우육탕면과 같이 볶아 먹거나 짜왕에 고추장을 섞어 사천 짜장라면을 먹기도 한다. 현재 가장 사랑받고 있는 레시피는 면은 얇은 편이지만 소스의 조화가 매우 좋다고 알려진 ‘짜불’이다. 짜왕에 삼양 불닭볶음면을 섞어 만드는 것으로, 맵고 짜면서도 약간의 단맛이 느껴진다. 

팔도 짜장면: 팔도 짜장면의 응용 레시피는 라면을 섞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욱 발전한 요리를 하는 것이다. 이연복 셰프가 추천한 레시피가 봉지에 적혀 있는데, 파와 청양고추 반 토막을 기름에 볶고 콩가루와 굴소스를 넣어 다시 한 번 볶은 뒤에 익힌 면과 스프를 같이 넣고 볶는 방식이다. 또한 다른 라면에 섞어 먹기보다 양파와 오이, 계란 등의 재료를 넣어 짜장면과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다만 팔도 짜장면은 1,290mg으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제품인 만큼 볶으면 풍미가 좋아지는 대신 짜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조리하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농심 짜왕 vs 후발주자 팔도 짜장면
: 짜왕과 가장 가까운 라면은 사실 짜파게티가 아니라 농심 우육탕면이다. 과거 농심이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맛있는 스프를 개발해 시장을 장악했다면, 2009년부터는 면발을 강조한 제품을 개발했고, 2015년 소비자선호도 조사를 통해 씹는 맛이 좋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는 면을 내놓았다. 5분을 끓여도 쫄깃함을 유지하는 우육탕면이 그 결과물로, 우육탕면의 성공에 이은 후속편이 짜왕이다. 우육탕면의 2탄이라 할만한 짜왕의 면은 다시마 가루를 넣어 더욱 쫄깃한 식감을 살렸고, 분말형 스프 개발 기술을 토대로 저온에서 건조하는 ‘지오드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열로 인한 맛의 손실을 줄이며 간짜장을 모티브로 한 것이 지금의 짜왕이다. 

팔도 짜장면: 팔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짜장면이 아니라 비빔면이다. 팔도 비빔면은 비빔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팔도는 1984년 비빔면이 나온 이후 액상스프의 기술을 쌓아왔다. 팔도 짜장면 CF에서 강조하는 “30년 전통의 액상스프 노하우”는 거짓이 아니다. 팔도는 이미 2007년에 액상스프를 넣어 만드는 일품 짜장면을 프리미엄 짜장라면으로 내놓기도 했었다. 팔도 짜장면은 일품 짜장면과 맛, 풍미에서 상당히 유사하고, 팔도에서 제작해 GS25에서 PB 상품으로 내놓았던 용기라면 ‘곱빼기 공화춘’과도 유사하다.

모두가 좋아하는 농심 짜왕 vs 이연복 셰프를 믿고 먹는 팔도 짜장면
: 짜왕의 CF는 어린이들만 나오는 버전, 정형돈이 아이들과 캠핑을 하며 먹는 버전, 유연석이 등장하는 버전 등이 존재한다. 그만큼 모든 연령을 상대로 마케팅을 진행했고, 지난 4월 출시돼 한 달 만에 600만 봉지가 판매됐으며, 5월 100억 원, 6월 1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라면 업계의 허니버터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로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하는 봉지라면 시장임에도 “소매점 판매 비중이 다른 제품보다 높아 1인 가구,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 농심 홍보 담당자의 설명. 실제로 짜왕이 대형마트부터 모든 브랜드의 편의점까지 모든 곳에서 가장 상단 진열대에 위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팔도 짜장면: 아직 구하기 편하지 않다. 동네 편의점과 마트를 돌아도 구하기 쉽지 않았고, 거점으로 있는 대형마트에 가야 쉽게 볼 수 있다. 실질적인 판매 역시 7월 말부터 이뤄져 아직 정확한 판매량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팔도는 이연복 셰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10~20대의 연령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용기라면 시장에서 왕뚜껑 CF처럼 B급 코드를 활용했던 것과는 달리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봉지라면 시장에서 대중에게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이연복 셰프를 기용, 제품의 인지도와 신뢰성을 올렸다. 팔도의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매장에서 제품을 받아주어야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데 제품에도 이연복 셰프의 얼굴이 들어가 있어 매장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며, 소비자들 역시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농심 짜왕을 먹어야 할 이유 vs 팔도 짜장면을 먹어야 할 이유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묶음으로 사놓고 계속해서 먹는다면 짜왕을 추천한다. 짜왕은 농심이 짜파게티로 시작한 짜장라면의 맛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간짜장의 짠맛과 양파의 단맛으로 맛을 잡았다. 그래서 액체스프로 맛을 내는 팔도 짜장면, 오뚜기 진짜장보다는 다소 풍미가 떨어질 수 있으나 비교적 담백해 두 짜장라면에 비해 덜 물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재로서는 가장 구하기도 쉽다. 반면 팔도 짜장면은 한없이 짜장면에 가까운 맛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1,500원짜리 짜장면이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더욱 짜장면에 가깝게 조리를 할 수 있는 확장성도 좋은 만큼, 스스로 약간의 요리를 하는 기분도 느낄 수도 있다.

글. 이지혜
사진. 이진혁(KoiWorks)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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