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솔지, EXID의 완성

2015.07.27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그룹 EXID의 솔지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노래 ‘마리아’를 부르며 등장한다. 그가 MBC [일밤] ‘복면가왕’ 첫 우승자가 된 뒤 복면을 벗으며 부른 노래기도 하다. 솔지는 과거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처럼 가수들 뒤에서 코러스를 넣거나 가이드 보컬을 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는 좀처럼 없었고, 약 10년 전 듀오 2NB로 데뷔했지만 [마리텔]의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여자 플라이 투 더 스카이라는 콘셉트 때문에 내 목소리가 아닌 환희 선배님처럼 낮게 불러야했다”던 팀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가수를 관두고는 EXID의 멤버 중 일부의 보컬 선생님을 했고, [마리텔]에서 ‘노래 교실’을 소재로 삼은 것도 “과거에 보컬트레이너”였기 때문이다. 

“넌 그냥 노래만 해. 스물 넷 넘어서 아이돌하려면 구하라처럼 생겨야 된대.” 솔지는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서 힘들었던 과거를 말했다. 이미 데뷔했던 EXID 중 3명이 탈퇴 하면서 다시 가수가 될 기회를 얻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알릴 기회는 없었다. SBS [도전천곡], KBS [불후의 명곡],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 KBS Cool FM [가요광장] 등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하지만 대중은 좀처럼 그의 목소리에 주목하지 않았다. 솔지가 ‘복면가왕’에서 ‘가수가 된 이유’를 부를 때, 누구도 가면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상상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누구도 EXID의 멤버가 그만큼 노래를 잘 하리라곤 생각 못했다. 솔지의 정체가 알려지면서 그의 노래 실력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그제서야 이미 경력 10년의 신인 아닌 신인이라는 스토리도 알려졌다. 


EXID의 성공은 하니가 ‘위아래’를 부르다 팬이 우연히 찍은 ‘직캠’으로 화제가 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빛을 본 솔지의 이야기는 EXID의 완성이다. 세상은 변하고 가수가 인기를 얻는 방식도 과거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직캠’이나 ‘복면가왕’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했다. 하지만 솔지는 여전히 10년차 중고 신인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아이돌도 보컬리스트로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솔지가 [마리텔]에서 누구에게나 친근한 매력을 보여준 것도 이런 10년의 경험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보컬 트레이너가 아니었다면 ‘모르모트(권해봄)’ PD에게 노래를 가르칠 때 스스럼없이 배에 손을 얹고 호흡하는 법을 가르치거나, 그의 노래가 점점 나아지자 “나아진 모습의 PD님을 본 거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라며 웃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무명 생활 동안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했기에 [마리텔]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트로트 ‘당돌한 여자’를 부르며 애교스럽게 윙크를 날리고, 모르모트 PD와의 펌프 대결에서 패한 후 시침 뚝 떼고 벌칙 “나 꿍꼬또 기싱꿍꼬또”를 보여줄 수 있다. 조금 부끄러울 수 있는 상황도, 솔지는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한다.

올해 솔지는 스물일곱이다. 누군가 그에게 말했던 아이돌의 기준, 스물넷은 지났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고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성공한 뒤에도 여전히 쉼 없이 노래하며 사람들을 응원한다. 과연 이보다 아이돌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글.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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