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애플 뮤직을 이용할 이유

2015.07.17

지난 6월 30일, ‘애플 뮤직’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멜론’이나 ‘벅스’ 같은 서비스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세계 100개국에서 이용 가능하지만, 한국은 예외다. 사실 스포티파이, 판도라, Rdio 등 대부분의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서비스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더라도, 월 5,900원에 스트리밍을 이용할 수 있는 한국에서 월 10달러 수준의 요금을 내고 스포티파이를 쓰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 뮤직도 다른 나라 이야기에 불과할까? 혹은 무료 ‘아이튠즈 라디오’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애플은 애플 뮤직의 첫 3개월을 무료로 제공한다. 단, 아이튠즈 미국계정과, 미국에서 결제 가능한 카드 혹은 한 달 이용 요금 9.99달러 이상의 잔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미 한국의 오픈 마켓에서는 미국 아이튠즈 기프트카드를 수수료가 없다고 해도 좋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VPN 같은 복잡하고 찜찜한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만 원 남짓한 비용으로 충분히 이용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장담하건대, 커피 두세 잔 값으로 가능한 경험치고는 아주 괜찮을 것이다.

애플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라는 세계 최대의 음악 라이브러리와 음악에 여전히 돈을 소비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그대로 끌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조차 없다. iOS를 8.4로 업데이트하면, 기본 ‘음악’ 앱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싸움은 시시하지 않다. 스포티파이는 이미 2천만 명 이상의 유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무료 사용자는 7천만 명이 넘는다. 애플의 3개월 무료 정책은 고육지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이라면, 당신에게 애플 뮤직을 소개할 이유가 없다. 애플은 지금까지 주로 유무형의 제품에서 선보였던 자신의 특기를 서비스에 접목하는 중이다. 바로 예술적 철학과 기존의 기술을 우아하게 종합하는 것.


애플 뮤직의 소개 동영상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근본적인 핵심, 다시 말해 간단하게 모든 음악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늘 그렇듯이, 자신들이 말하기 전에는 그런 것이 지구 상에 존재한 적 없던 것처럼 시치미 떼는 태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트렌트 레즈너의 목소리는 한 가지를 덧붙인다. ‘존중과 발견’.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지 가능한 많은 음악을 모아놓고 차트와 검색, 재생 기능을 넣으면 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애플 뮤직을 시작하면,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우선 좋아하는 장르. 20개 정도의 장르 중에서 ‘Pop’과 ‘R&B’를 택해 보았다. 한 번 선택하면 ‘좋아요’라고 할 수 있고, 두 번 터치해서 선명하게 만들면 ‘사랑해요’ 정도의 의미다. 다음에는 장르 선택에 기반을 두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고를 차례다. 마돈나, 비욘세, 위켄드를 선택해보았다.

이제 음악 앱에는 ‘추천 음악’이라는 탭이 있다. 이곳은 당신의 취향에 근거하여 각종 플레이리스트와 앨범들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알 켈리 소개(Intro to R. Kelly)’ 플레이리스트와, 크리스 브라운, 디안젤로, 샘 스미스의 앨범이다. 애플 뮤직의 모든 플레이리스트는 1~2시간 이내의 분량과 주제로 음악 전문가들이 직접 선곡한 것이다. ‘알 켈리 소개’를 듣고 나니까 그에 대해 더 궁금한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알 켈리: 심화과정(R. Kelly: Deep Cuts)’이 있다. 그다음에는 알 켈리의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들의 곡을 모아놓은 ‘Inspired by R. Kelly’도 있다. 당신이 더 많은 음악을 들을수록, 추천 앨범도 정교해질 것이다. 혹시 그냥 ‘비슷한 음악가’ 수준의 기능 아니냐고? 이 핵심 기능은 애플이 작년에 인수한 ‘비츠’의 ‘비츠 뮤직’에서 그대로 옮겨오다시피 한 것이다. 그리고 비츠 뮤직을 1년 이상 사용 중인 경험으로 말하자면, 이들이 만드는 재생목록의 예술적 감각과 이용자 취향에 대한 개인화 서비스는 업계 최고다. 애플이 예쁜 헤드폰이 필요해서 비츠를 인수한 것이 아니다. 트렌트 레즈너가 ‘존중과 발견’을 말하는 것은 그들의 음악서비스에 대한 비전이 애플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뜻이다.

좀 더 신선한 경험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음악’ 탭도 있다. 특정한 장르의 현재 가장 중요한 노래와 앨범, 그리고 최신 발표작을 한눈에 보고 들을 수 있다. 음악의 화제성이나 수준을 감안하지 않고 단지 발매일자 순으로 늘어놓은 것이 아니다. 당신이 특정 장르의 성실한 팬이라면 그 장르의 페이지에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전문 DJ와 유명 아티스트들이 직접 등장하는 라디오나 아티스트가 직접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커넥트도 서비스 전체의 맥락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다. 물론 이 모든 기능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국내 서비스에서도 대부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하나로 모아, 현재 가장 완벽한 수준으로 구현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음반에서 디지털파일, 그리고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음악 감상의 역사가 단지 미디어의 변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가?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의 정의를 바꾸는 경험을 권한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석 달 동안 공짜다.

글.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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