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③ 설현, 찬미의 이야기

2015.07.10
반짝이는 메이크업과 타이트한 의상, 무대 위의 AOA는 화려하고 섹시하다. 데뷔 초 치열한 아이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이들이었지만 지난해 ‘짧은 치마’-‘단발머리’-‘사뿐사뿐’ 3연타로 AOA는 비교적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심쿵해’로 돌아온 이들은 좀 더 발랄하고 활기찬 얼굴로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의 설렘을 노래한다. 지치지 않고 허들을 넘어 여기까지 달려온 AOA를 만났다. 일곱 명의 멤버 각각에게는 너무 열심이어서 조금 놀리고 싶은, 씩씩하면서도 마음이 여린, 가냘파 보이지만 심지가 굳은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있었다.

핑크 톱은 애즈핏, 스커트는 코인코즈, 스트랩 슈즈는 폴앤엘리스, 네크리스와 뱅글, 반지 모두 피버리쉬 앤 너티.

미니앨범 [Heart Attack] 활동과 KBS [오렌지 마말레이드] 촬영 시기가 겹쳐서 요즘 정신없이 바쁠 것 같아요.
설현
: 음악 방송, 드라마, 음악 방송, 드라마 촬영을 번갈아 가느라 집에 며칠 못 들어갔어요. 이동하는 시간에 차에서 자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면 괜히 아쉬워요. 그래도 두 시간 정도 자면 기분 좋고, 세 시간 자면 몸이 가뿐해요. 

개인활동이 늘면서 팀 스케줄을 함께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엔 아쉽고 궁금하기도 할 텐데, 어때요?
설현
: 일단 연습에 빠지게 되면 제가 못 따라갈까 봐 걱정되고 스케줄에 빠지게 되면 너무 미안해요. 한 명이 없으면 무대 대형이 다 바뀌는데 멤버들이 그걸 따로 연습해야 되거든요. 무대에 못 서는 것, 뭐든 빠지는 것 자체가 속상해요. 그리고 제가 없을 때 무슨 일 있었는지 너무 궁금하니까 스케줄 다녀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멤버한테 어땠는지 물어봐요.

청순함이 매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런 것 같아요?
설현
: 전혀요. (웃음) 공식 석상에 서거나 연기자로 기자회견에 가면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 편인데 평소 제 모습 자체는 시끄럽고 장난기가 많은 편이에요. 청순이라는 기준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다이어트의 고충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어요. 요즘은 어떤가요?
설현
: 의지를 가지고 살을 빼기로 하면 참는데, 긴장이 조금 풀리면 배고픈 걸 절대 못 참아요. 피곤하면 그게 훨씬 더 심해져서, 활동을 시작하면 살이 찌는 편이에요. 초콜릿을 먹으면 정신이 드는 기분이고, 군것질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민아 언니가 K-STAR [식신로드] 출연하는 게 부러우면서 부럽지 않기도 해요. 저도 나가고 싶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쪘을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 먹어야 할 것들도 있을 것 같아요.
설현
: 하루 세 끼밖에 못 먹는데 그중 한 끼로 맛없는 걸 먹으면 맛있는 건 두 끼밖에 못 먹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매 끼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찾아먹으려고 해요. 예전에는 군것질만 많이 했다면 요즘은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좀 더 먹으려고 해요. 야채가 많이 들어간 샌드위치도 먹고, 닭 가슴살 샐러드 중에도 맛있는 걸 찾아 먹는다든지.

다이어트가 힘들어서 연예인이 되는 걸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다던데, 활동하면서 다이어트 못지않게 힘든 게 있다면 뭔가요?
설현
: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것. 마인드 컨트롤이 제일 힘들어요. 한 번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그게 꼬리를 물어서 계속 불평불만을 말하게 되고, 제가 봐도 인상 찌푸리고 있는 모습이 못나 보이거든요. 그래서 예민해지는 일이 있어도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그게 힘들죠.

활동이 바빠지고 결정할 일이 많다 보면 뭔가를 거절하거나 부정적인 의사를 표현해야 할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요?
설현
: 신경 쓰이는 게 있는데 제가 말을 안 해서 상황이 악화된 경우가 있었어요. 촬영 끝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찍게 됐거든요. 그 뒤로는 좀 더 제 의견을 말하려고 해요. 지금도 완전히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하지는 못하지만 상황을 지켜보다 슬쩍. 그런데 싫으면 무작정 ‘싫다’가 아니라 ‘이렇고 이래서 싫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해야 다른 사람들도 이해를 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이게 좋아? 난 괜찮은 것 같은데, 괜찮아?’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어린 나이부터 만만치 않은 사회 경험을 하고 있는데, 전에 비해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 때도 있나요?
설현
: 어려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 (웃음) 몸이 아니라,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패기 있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요즘은 머릿속 생각이 많아져서 괜히 주눅이 들 때가 있거든요. 데뷔 때는 떨리면서도 안 떨렸던 게, 누구나 처음에는 내가 잘될 거라 생각하고 무대에 오르니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서 다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패를 해봤으니까 혹시 이것도 잘 안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런 걸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자존감도 낮아져요. 그래서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괜찮아’라고 생각하면 괜찮아질 때가 있어요.

그래도 팀이 차근차근 성공하면서 생활이 바뀌는 게 느껴질 것 같아요. 작년 겨울에는 숙소에 고대하던 TV가 생겼다면서요.
설현
: TV 생기니까 진짜 좋아요!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로 모니터하는 것과 TV로 하는 건 확실히 차이가 나요. 그리고 TV로 하나가 되는 것 같아요. 거실이 일곱 명 둘러앉을 만큼 넓지도 않은데 누군가 틀면 각자 방에서 나와 다 모이게 되거든요. 얼마 전에는 스케줄 마치고 들어왔더니 언니들이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1회부터 쭉 보고 있다가 장난친다고 저를 막 따라 하는 거예요! 민망해서 같이 볼 수가 없었어요. (웃음)

Mnet [4가지쇼]에서 멤버 초아에게 “나중에 잘되는 것보다 지금 행복한 게 중요하다”는 말을 했어요. 두 가지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설현
: 저희가 일상의 여유를 갖기 힘든 일을 하고 있긴 한데 특히 초아 언니는 지금의 행복을 전부 포기하고 자기가 세운 목표를 이루면서 성취감을 얻거든요. 그래서 걱정될 때가 있어요. 저는 그냥, 열심히 해야 할 것을 열심히 안 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성격이라 일단 할 일을 다 끝내놓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요. 잠을 못 자면 ‘그래도 오늘 두 시간이나 자서 행복하’, 그리고 자기 전에 언니가 선물해준 안티 스트레스 컬러링북을 펴놓고 잠깐 꽃을 색칠하면서 ‘나는 컬러링 할 시간도 있지’라고 생각해요. 

코르셋 디테일의 실버 원피스는 베드니, 리본 장식의 샌들은 나무하나, 볼드한 네크리스는 스와로브스키, 반지는 쥬얼카운티.

스무 살이 되면 운전면허를 따서 여행을 가겠다고 했는데 다녀왔어요?
찬미
: 면허 딴 지 7개월 지났는데 도로주행을 못 하고 있어요. 필기시험 97점 받았거든요! 순식간에 공부하고 시험 친 다음 다 까먹는 스타일이에요. 아무튼, 회사 차는 다 1종인데 저는 2종 면허고, 구미 집에 있는 엄마 차는 2종이지만 구미까지 도로주행 연수 받으러 갈 시간이 없어서 미루고 있어요.

열일곱 살에 데뷔해서 이제 스무 살이 된 건데, 지금 돌이켜 보면 어때요?
찬미
: 데뷔하고 나서 활동 세 번 하는 동안 반응이 없었어요. 데뷔 전에도 2, 3년 동안 죽어라 연습하고 같이 연습하던 언니들이 떨어지는 걸 겪으면서 버티고 버텼는데 막상 데뷔를 해도 끝은 아니더라고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후회되는 건 아니에요.

처음 연습생이 되어 시작했던 서울 생활은 어땠나요?
찬미
: 정말 힘들었어요. 집이 굉장히 엄해서 컴퓨터를 쓸 때도 30분 시간을 쟀어요. 타이머 울려도 안 끄면 엄마가 강제종료 해버리시고, 1주일 동안 아예 컴퓨터를 못하게 하셨어요. PC방도 못 가보고 외박 한 번 못 할 만큼 엄격한 울타리 안에서 살았는데 서울 오고 나서는 학교생활부터 집안일까지 다 혼자 해야 하니까 그 생활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어요. 연습생이라 수업도 오전에만 듣고 학원도 못 다니는데 서울은 시험 방식도 달라서 성적이 정말 많이 떨어졌거든요.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까 당연한 거지만 괜히 슬펐어요.

팀의 막내지만 거침없고 씩씩한 성격이라 좋은 점도 있고, 본의 아니게 오해받는 면도 있을 것 같아요.
찬미
: 굉장히 소심한 면이 있어요. 저에 대해 ‘자기가 무슨 말 했는지도 모를 애’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가 그런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하지만 예능에서 어쩔 수 없이 서로 디스를 해야 내용이 진행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있잖아요. 그런 걸 하고 나면 “그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사과할 수 있을까?”, “그 상황에 내가 없었어야 했어” 하면서 밤새 잠을 못 자요.

멤버들이 ‘가장 머리 좋은 멤버’로 뽑곤 하는데, tvN [더 지니어스]나 JTBC [크라임 씬] 같은 프로그램은 어떨까요?
찬미
: 머리 쓰는 프로그램을 하기엔 제가 너무 부족하고 바보 같아요. 그리고 데뷔하고 나서는 제 생각을 얘기하는 게 무서워졌어요. 그게 굉장히 큰일이고 무거운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몸을 써서 살아남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요. SBS [정글의 법칙]처럼, “오늘 당장 밥을 먹어야 하니까 낚시를 해야겠어!” 같은 게 좋아요. 무서워하는 게 별로 없거든요.

사랑에 대한 노래를 많이 부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찬미
: 오래 고민했어요. 그런데 열다섯 살 연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진지한 만남을 가져봤고 한눈에 반하는 남자를 만나봤겠어요. 늘 회사에서 언니들이랑 지내고 남자라고는 선생님들뿐인데. 그래서 멜로 영화도 많이 보고, 간지러운 소설도 읽어봤어요. 사실 제가 원래 좋아하는 건 추리물이나 살인사건 같은 얘기거든요. 어쨌든 공부해서 조금은 알게 됐지만 아직도 한계가 느껴져요. 요즘은 연애를 하고 싶다기보다 누군가한테 반해보고 싶어요. ‘심쿵해’의 가사처럼, 얼마나 반해야 그 사람의 하나하나가 다 좋아 보일 수 있는지 궁금해요.

누군가의 어떤 면에 마음이 움직일 것 같아요?
찬미
: 제가 좀 징징거리는 편인데, 아, 멤버들이랑 있을 때는 어른스럽게 굴어야 할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아요. 그런데 징징거려도 화내지 않고 “괜찮아”라고 받아주는 사람이면 설렐 것 같아요. 저를 다룰 줄 아는 사람, 어른스러운 사람이 좋아요.

멤버 유나가 웹툰 [프린스의 왕자] 원작의 웹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웹툰 마니아로서 혹시 내가 해보면 어떨까 상상해본 캐릭터가 있어요?
찬미
: [외모지상주의]라는 작품의 주인공 박형석, 제가 남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 혹시라도 한다면 여자로 바꿔야겠지만 매력 있는 역할이에요. 잘생겨진 다음에도 뚱뚱할 때 겪었던 안 좋은 일을 잊지 않고 주위 친구들을 도와주는 게 멋있어요. 그리고 [프리드로우]의 노란머리 선배 구하린이라는 캐릭터도 좋아해요.

좋아하는 작품에 댓글도 다나요?
찬미
: ‘좋아요’는 꼭 눌러요. 웹툰 작가님들이 참 힘들 것 같아요. 사람이다 보니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도 있고 잘 풀릴 때도 있을 텐데 조금만 늦거나 내용이 늘어져도 지적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물론 피드백을 받아서 나아지는 면도 있겠지만 저도 안 좋은 댓글을 읽으면 오래 기억에 남고 좋은 댓글을 보면 힘이 나기 때문에, 작가님들이 사기가 떨어지거나 우울하지 않도록 좋은 댓글은 열심히 추천하고 있어요. 별점도 꼭 다섯 개씩 드려요.

매니저 몰래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찬미
: 음, 활동 쉬고 있을 때 혼자 많이 돌아다녔어요. 바다도 훌쩍 다녀오고 해서, 몰래 해보고 싶은 건 지금 없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몰래 할 거예요! (웃음)

* E-book을 통해 더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글. 최지은
아트디렉터. 정명희
사진. 이진혁(KoiWorks)
스타일리스트. 황정희
헤어. 선애, 서영(순수)
메이크업. 강미, 모란(순수)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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