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루스]의 에반 피터스, 귀엽게만 볼 수 없는 퀵실버

2015.07.02

상품 설명
남자아이가 귀엽다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다. 이질적으로 보일 만큼 새까만 눈동자와 금발 곱슬머리를 가진 어린 에반 피터스의 동그란 얼굴은 예쁜 기색 없이 그저 강아지처럼 순하고 친근해 보이는 귀여운 얼굴의 표본이었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단숨에 입증한 첫 영화 [클리핑 아담]에서 그의 자연스러운 귀여움은 관객들의 공감과 연민을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재능이었고, 여러 편의 TV 시리즈와 10대용 영화 [슬립오버]를 거쳐 [킥애스]에 이르기까지 에반 피터스가 맡은 역할들은 대부분 요약하자면 ‘귀엽고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악의를 드러내지 않고, 위험한 야심을 품지 않는 그의 소년들은 자라서도 제법 소소한 쓸모를 찾아가고 있었다. [어덜트 월드]나 [세이프라이트]와 같이 유별난 여자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수수하고 순진한 남자 주인공, 말하자면 에반 피터스의 얼굴을 필요로 했다. 물론, 할리우드에는 귀여운 남자배우들이 너무나도 많이 존재하고 귀여움이란 대부분 나이를 먹으면서 희석되어버리는 매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에반 피터스의 돌파구는 의외로 호러에 있었다. 매 시즌 비슷한 출연진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FX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서 에반 피터스는 유령에서부터 손이 일그러진 ‘랍스터 보이’까지 기괴한 역할들을 섭렵했다. 그러나 지독한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그의 나른하고 귀여운 특유의 분위기는 가려지지 않는 것이었고, 에반 피터스의 인물들은 이야기에 의외의 온기와 사랑스러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는 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퀵실버로 등장했을 때도 그는 놀라운 속도 안에서 엉뚱하게 여유와 재미를 찾는 인물이었다. 일상에서 공포와 판타지로 배경이 바뀌는 순간, 무엇을 해도 심각하거나 절실하지 않은 그의 표정이 속을 알 수 없어서 오히려 궁금한 남자의 것으로 새삼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공포영화 [라자루스]에서도 에반 피터스는 등장인물 중에 가장 시큰둥하고 동시에 가장 침착한 인물을 연기한다. 그리고 비명소리와 혼란스러운 조명으로 뒤흔들리는 영화 안에서 천연덕스럽게 제 몫의 인상을 남긴다. 그러니 업계가 그를 마냥 귀엽게만 볼 수 없는 날이 머지않았다. 마이클 섀넌과 케빈 스페이시 사이를 오가며 연기한 [엘비스&닉슨], 퀵실버의 다음 이야기인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이 연이어 대기 중이니 말이다.

성분 표시
소년 35%
10대 시절부터 커리어를 시작한 배우치고 에반 피터스의 취향은 지극히 평범한 미국의 남자아이 같다. 타코벨에서 타코를 먹고 콜드플레이를 즐겨 들으며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를 동경하는가 하면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애완견과 함께 프리스비 게임을 즐기는 것까지 딱히 유별난 지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심지어 사복 차림으로 찍힌 사진들을 보면 저렴한 운동화를 신고, 바지 주머니에 티가 날 정도로 물건을 넣고 다니는 등 동네에서 마주친 남자 대학생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주로 하고 있다. 게다가 한쪽 어깨에 큰 글씨로 새긴 문신은 ‘MOM’이다. 정말 몇 가지의 차이점을 제외한다면 우리들의 남동생, 작은 오빠, 혹은 조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얘기다.

소녀 35%
어린 시절 에반 피터스의 우상은 올슨 자매였고, 그에게 배우란 올슨 자매를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었다고 한다. 결국 운명은 그를 [어벤져스]가 아닌 [엑스맨] 시리즈의 퀵실버로 안내하사, 끝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스칼렛 위치이자 올슨 자매의 막내인 리지 올슨과의 만남을 어긋나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대신 에반 피터스가 만난 소녀는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3]와 [어덜트 월드]에 함께 출연한 엠마 로버츠였다. 줄리아 로버츠의 조카이기도 한 그녀는 한때 에반 피터스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으나, 둘은 약혼을 발표하며 구설수를 극복하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두 사람은 끝내 결별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30%
디즈니 채널의 [필 오브 더 퓨처] 시리즈에 출연하는 등 어린 시절 자신의 귀여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에반 피터스는 유난히 많은 광고 출연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피자보험 등 종목도 다양한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퀵실버로 캐스팅되고 나서 출연한 햄버거 광고다.


취급 주의
떡잎부터 알아보자
갓 연예계에 발을 들였던 열다섯의 에반 피터스는 사진 촬영을 할 때도 좀처럼 긴장하거나 수줍어하는 소년이 아니었다. 웅얼거리는 말투와 장난스러운 얼굴뿐 아니라 의외로 담대하고 침착한 성격마저도 지금과 다를 바 없다.

또 다른 퀵실버에게 댄스 배틀을 청한다
R.E.M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춤 실력을 뽐낸 적 있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퀵실버 에런 존슨과 마찬가지로 에반 피터스 역시 밴드 Caves의 뮤직비디오에서 남다른 댄스 실력을 공개한 바 있다. 깡마른 몸으로 덩실덩실과 삐걱삐걱을 넘나드는 움직임이 어쩐지 부끄럽지만 따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자웅을 겨룰 수 없겠다고 해두자.

글. 윤희성(객원기자)
디자인. 전유림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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